할례의 시행[수 5장]
[내용개요]
본장은 요단 강을 무사히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본격적으로 가나안 정복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언약 백성으로서 자체 정비를 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기적적인 요단 강 도하 소식을 들은 가나안 족속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광야에서 태어나 할례를 받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할례를 행하도록 하셨다(1-9절).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언약의 공동체로서 자기 정체성을 인식시키려는 하나님의 의도였다. 이후 가나안에서 이스라엘이 첫 유월절을 지킨 후 만나가 끊어지고 다시 내리지 않았다(10-12절). 한편 여호수아가 여리고에 가까웠을 때에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그 앞에 나타났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가나안 정복 전쟁을 친히 지휘하시겠다는 표시이며 승리의 보 장이었다(13-15절).
[강 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도움으로 요단 강을 무사히 건너 그렇게도 그리던 약속의 땅 가나안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도착한 직후 할례를 행하고 가나안에서의 최초의 유월절을 지킴으로써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던 것입니다.
1. 길갈에서 행한 할례
1) 가나안 원주민에게 위협이 됨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하자, 지금까지 가나안 땅을 차지하고 있던 원주민들 사이에 크나큰 공포와 긴장감이 감돌게 되었습니다. 물론 가나안 원주민들은 이스라엘 백성 자체를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계신 하나님의 초월한 능력을 두려워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하나님이 도우시는 백성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신령한 힘과 위용을 지니게 됩니다.
·가나안 족속들과 이스라엘(민13:29-30)
2) 하나님께서 할례를 명하심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도착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할례를 행할 것을 요구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광야 생활을 하는 동안 할례를 베풀 만한 여건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할례란 바로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표시이었으므로 이제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에 당도한 이스라엘은 무엇보다 그 같은 거룩한 의식을 행하여야만 했던 것입니다. 사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전쟁을 앞두고 할례를 행한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쟁에서 승리의 관건은 인간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그 무엇보다 할례를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일에 온 정성을 기울여야만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명하신 할례(창17:9-14)
3) 과거를 완전히 청산함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할례를 행한 곳은 '길갈'이었습니다. 길갈은 요단 강을 건너 최초로 숙영 했던 곳입니다. 길갈은 '굴리다'라는 뜻을 가진 지명으로, 결국 이 지명은 이스라엘이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 땅에 도착해 노예로서의 모든 수치를 완전히 굴려 버렸음을 강조합니다. 즉 이스라엘은 과거를 완전히 청산했던 것입니다.
a. 새로운 피조물(고후5:17)
b. 옛 생활과 새 생활(엡5:8)
2. 가나안 땅에서의 첫 유월절
1) 유월절을 기억하여 지킴
막강한 바로의 권세를 뒤로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하여 그렇게도 고대하던 약속의 땅 가나안에 진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의 초월한 역사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즉 이스라엘이 노예 생활을 하던 애굽에서 승리자로서 떳떳하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전능하신 역사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특히 하나님은 최초의 유월절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괴롭히며 이스라엘의 구속을 위해 힘쓴 당신의 거룩한 뜻에 반항하던 애굽의 세력을 완전히 꺾으심으로써,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가능케 해주셨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 거룩한 절기 곧 유월절을 언제나 잊지 않고 지킴으로써 하나님이 베푸신 구원의 역사를 계속 현재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보잘 것 없는 실체를 분명히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유월절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a. 하나님이 명하신 유월절 규례(출12:11-14)
b. 유월절 양 되신 그리스도(고전5:7)
2) 만나가 그침
이스라엘 백성이 물과 음식이 없는 죽음의 땅 광야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유일한 비결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신 광야 시절부터 이스라엘에게 만나를 허락하시고 약 40년 간 끊임없이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가나안 땅 에 도착하게 되자 하나님은 만나 공급을 중단하시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만나를 멈추신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가 절대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자연의 산물을 먹을 수 없었을 때에 초자연적인 음식을 제공하셨지만, 이제 가나안 땅에서는 자연의 산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하늘로부터 내리는 만나를 중단하셨던 것입니다.
a. 광야에서의 만나(출16:35)
b. 일용할 양식(마6:11)
3. 하나님의 군대 장관을 만난 여호수아
1)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나타남
가나안 정복 전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직전 여호수아 앞에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전능하신 만군의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섬기는 하늘 군대 장관이 여호수아 앞에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러한 갑작스런 출현은 결국 가나안 정복 전쟁의 성격이 어떠한지를 분명히 입증해 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가나안 정복 전쟁은 다름아니라 당신의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실현하는 거룩한 전쟁 곧 성전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쟁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계획하시고 이루 시는 전쟁에 다만 인간의 동역을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오늘 우리들에게도 당신의 나라 건설에 필수적인 성전에 동역할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a. 우리의 싸움의 특징(고후10:3-4)
b. 영적 군사 된 성도(엡6:12-13)
2) 군대 장관 앞에서 엎드림
여호수아는 자신 앞에 나타난 여호와의 군대 장관에게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이 같은 여호수아의 자세는 결국 하나님의 절대 주권 앞에 자신을 철저히 복종시킨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 자신을 완전히 복종시키는 것이야말로 참 신앙이라 하겠습니다.
a. 자기 부인(마16:24)
b. 순종의 중요성(삼상15:22)
3) 하나님의 좀 됨을 인정함
여호와의 군대 장관은 여호수아를 향하여 발에서 신을 벗고 성결을 유지할 것을 명하였습니다. 여기서 신은 인간의 옛 본성이나 죄와 허물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편 이와 더불어 생각해 볼 것은, 당시 신발은 자유인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노예(종)들은 맨발로 지내는 것이 보편적이었습니다. 결국 신발을 벗으라 함은 여호수아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깨달을 것을 요구한 명령이라고 하겠습니다.
a. 거룩하라는 명령(레11:44-45)
b. 신발을 벗으라(출3:5)
결론
하나님은 가나안 정복 전쟁에 앞서 이 전쟁의 목적과 성격 및 이 전쟁의 진정한 대장은 과연 누구인가를 분명히 밝히시게 됩니다. 사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싸우는 자가 왜 싸우며 무엇을 목적하고 싸우는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전쟁은 하나님에게 속해 있음을 또한 확신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단어해설]
2절. 그때에. 요단 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갈에 진치고 있을 때를 말한다.
3절. 할례산. 할례를 행한 후 양피를 묻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으로 정확한 장소는 알 수 없다.
6절. 멸절하기까지. 출애굽 1세대들이 모두 죽기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7절. 대를 잇게 하신. 문장의 주어는 하나님으로, 이스라엘의 번성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암시한다.
11절. 그 땅 소산. 가나안 땅에서 생산된 식물을 뜻한다. 광야에서 먹은 만나와 대조되는 표현으로 이스라엘의 가나안 입성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교병. 누룩을 넣지 않은 떡으로 유월절과 관련되어 먹는 음식이다.
13절. 한 사람이. 14절에 나타나는 '여호와의 군대 장관'과 동일한 인물을 가리킨다. 이는 여호수아의 여리고 정복을 돕기 위한 하나님의 사자였다.
14절. 땅에 엎드려 절하고. 고대 근동에서 고귀한 신분의 사람에게 하는 최대의 경의 표시로 절대 복종와 충성을 의미한다.
[신학주제]
할례 의식.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길갈에 도착한 후 할례를 거행하도록 명하셨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태어난 2세들로, 그 동안 할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할례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참조, 창17:11) 이스라엘 백성들은 누구든지 난 지 8일 만에 거행해야 한다. 이는 남자의 성기 표피 끝 부분을 베는 것으로 죄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하나님께 복종하겠다는 헌신의 표시이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에 입성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맨 먼저 할례를 요구하신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로 언약 공동체로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신 것이다. 할례를 받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40년은 죄와 불순종의 역사였다. 비록 그들은 애굽을 떠났지만 삶은 여전히 애굽의 죄 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가나안 입성의 첫머리에 광야의 찌꺼기를 모두 벗어 버리고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했던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전적 의지의 요구였다. 남자의 양피를 베는 할례는 육체적으로 매우 큰 고통을 가져온다. 따라서 대적들인 가나안 족속들을 앞에 두고 할례를 시행하는 것은 큰 위험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할례를 시행토록 하신 것은 전쟁에서의 승패는 이스라엘의 물리적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에 있음을 알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정복 전쟁이 사실은 하나님과 가나안 족속간에 벌어지는 성전임을 깨달은 것이다.
[영적교훈]
이스라엘을 노리는 수많은 가나안 족속을 앞에 두고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할례를 명하셨다. 그리고 그 명령을 준수한 이스라엘은 위험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군대 장관을 만나는 축복을 얻게 되었다. 이는 성도들이 급박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먼저 하나님께 의지해야 함을 교훈해 준다. 성도들에게 위기가 닥쳐오는 것은 인간적인 조건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활 속에서 주위에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보다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