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강의 - 2강 형이상학 목적론
1. 목적론과 형이상학
인간의 의식적인 행동을 포함하여,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및 자연 현상이 특정한 목적에 의해 결정된다는 가정에 바탕을 둔 사고 방식을 목적론이라 한다. 이말은 그리스어로 목적을 뜻하는 ‘텔로스’와 이성을 뜻하는 ‘로고스’의 합성어이다.
목적론적 사고는 기계론적 사고와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유물론 철학의 주요 형태인 기계론에서는 자연 현상을 물질과 그 운동 법칙에 의해 설명하고, ‘실체’와 같이 관찰이나 수학적 방법을 통해 탐구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성질을 과학에서 제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책상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기계론적 설명이고, 책을 읽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목적론적 설명이다.
목적론의 대표자인 아리스토첼레스는 어떤 사물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질료인, 형상인, 작용인, 목적인이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재하는 사물은 질료와 형상의 결합이고, 우주의 본질은 이러한 사물이 항상 서로 어울려 정해진 목적을 실현시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목적론적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형이상학적인 성격을 띤다.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형이상학/’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형이상학에 해당하는 영어‘metaphyics'는 원래 아리스토텔레스 저적의 이름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당시에는 학문에 구분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당대 최고의 철학자일 뿐만 아니라 정치학자이자 논리학자이자 과학자였다. 그가 남긴 저작 가운데 이름이 붙지 않은 일련의 난해한 논문들이 있었는데, 그이 저작을 편집한 사람이 자연과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으 저작인 물리학 다음에 읽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뒤에’, ‘너머’의 의미를 지닌 ‘meta'를 덧붙여 그와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후 형이상학이란 말 그대로 물리학적인 법칙에 의해 탐구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세계에 대한 학문을 가리키게 되었다.
동양에서 ‘형이상’이라는 말은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의 글에 등장한다: “저 위에서 형상을 갖추고 있는 것을 (도)라고 한다.” 한유의 설명에 따르면 해나 별과 같이 저 위, 즉 하늘에서 형제를 보이는 것을 도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유의 설명 방식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처럼 현상계와는 구분되는 또 다른 세계를 상정하고, 그것을 형이상이라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명칭 그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형이상학은 물리학적인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을 대상으로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경험과 관찰을 초월해 있는 것들에 대해 탐구하는 영역이 바로 형이상학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과학의 극단에 있는 가정들은 철학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형이상학은 바로 그러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는 의미에서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과학과 대비된다.
형이상학에서는 오직 선험적이고 논리적인 방식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형이상학을 통해 세계에 대한 지식 증대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한성을 뛰어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와 그에 상응하는 사유 능력이 ‘변화하는 세계 너머에 있는 진정한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는 형이상학이라는 분야를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일원론과 이원론에서 공부한 플라톤의 이데아론도 대표적인 형이상학적 이론임을 이해하는 데는 커다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형이상학은 실용적인 지식 축적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논리력을 자극하여, 세계의 참모습 혹은 이상적인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함으로써 인간을 좀더 지혜로운 존재로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러나 전통 사회에서 형이상학은 대체로 타당한 근거 없이 지배계급의 권력을 정당해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사조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에서 ‘형이상학적’이라는 말은 많은 경우 혹은 ‘독단적’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복습과제
목적론과 형이상학에 대해 300자 내외로 요약 정리해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