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에 임하는 자세 *
골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기대와 흥분에 차서 골프장을 찾지만
실제로 라운드에서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무리 구력이 오래고 정신수련이 된 골퍼라 해도 라운드 전날 그리고
당일 아침 흥분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드물다.
그동안 골프로부터 당한 수모와 고통이 그렇게 가혹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약속을 하고 나면 그런 기억을 깡그리 잊고 또다시 새로운 기대와 흥분에 휩싸인다.
구력 30년이 지난 골퍼가 여전히 라운드 전날 잠을 설치고, 당일 새벽 일찍 눈을 떠
TV의 심야채널에 매달리는 것은 골프사랑이 유별나서가 아니라 골프가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마력 때문이다.
골프의 나이테가 늘어날수록 골프라는 것이 기대와 흥분으로 덤벼서는 결코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기대와 흥분을
완전히 떨쳐버리기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골프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이 머릿속에 그린 온갖 기대와
그 기대의 성취가 안겨줄 흥분을 즐기면서도 라운드에 임할 때만은
의도적으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며 겸손해지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 과정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유지하느냐가 라운드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짓기 때문이다. 최고와 최악의 상황이 예고 없이 벌어지는
라운드이기에 평정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라운드에 임하는 골퍼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하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얼마 전 경춘가도에 자리 잡은 제이드팰리스CC에서 라운드 할 기회를 가졌는데,
15번 홀 그늘집 옆에 '위지령비(慰地靈碑)'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하얀 화강암에 새겨진 글은 풍수지리 전문가인 최창조(전 서울대교수) 선생이 쓴 것이었는데
골퍼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내용이었다.
비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 삼가 아뢰옵건대 우리 인간들의 이기와 방종을 용서하시옵소서.
이제 저희들은 이곳에 쉼터를 마련하고자 하는 일들이 지령의 신기를 괴롭히는
짓인 줄 모르는 바 아니오나 세상살이의 고단과 슬픔이 너무 과하여 이 터의 지령에게
심려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저희는 이 터의 지령과 수목, 돌, 흙, 풀벌레 하나하나에까지
정성을 바칠 것을 천지신령에 두고 약속드립니다.
저희들은 결코 지령께 누가 되지 않도록 깊이 삼가며 감사의 심회를 잊지 않겠습니다.
훼손된 부분은 치유해 드리고 불편한 심경을 다독여 드릴 것입니다.
지령이시여! 이곳의 품에 들인 저희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모쪼록 하해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주소서. >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신성하고 위대한 자연을 훼손할 수밖에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땅의 영혼에게 용서를 구하고 세파에 시달린 인간들이 이곳에서 고통을 덜고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소망이 넘쳐흘렀다.
골프장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자세가 이러하건대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의 마음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는 설명이 더 필요 없을 것 같다.
기대와 흥분에 차서 라운드에 임하게 될 많은 골프애호가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비문이다.
아마도 매번 골프장을 찾을 때마다 이 비문의 내용을 마음속에 떠올린다면
보다 진지하고도 알찬 라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머니위크]방민준의 거꾸로 배우는 골프에서 ..]
"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내가 사는 게 아닙니다.
내 인생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
- 정호승의《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중에서 -
http://blog.daum.net/k3565512
아래 사진은 제이드팰리스 C.C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