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필요성
재난은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우리 삶의 일부이다.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태풍, 가뭄, 산불 및 지 진과 같은 자연재난과 테러, 사고, 전쟁, 핵 재난 같은 사회재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고 현재 코로나바이러 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감염재난이 지속 중이다. 재난은 짧은 시간 동안 광범위한 지역에 심각하고 다양한 피해를 발생시키며 복구와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재난은 우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재난 생존자 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국가 차원의 체계적 재난심리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재난심리지원은 인지행동치료나 노출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안정화기법 등 심리적 중재가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생존자 는 심리적 증상뿐만 아니라 불면, 통증, 피로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한다. 또한 대규모 생존자와 이재민이 발생하면 인적 및 물적 의료자원은 제한적이므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심리지원이 어렵다. 그리고 장기 심리 지원은 제공자의 소진(번아웃, burnout)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재난현장에서 기존 심리지원을 보완하 는 신속하고 효과적이며 장기 지원이 가능한 보완 중재법이 필요하다. 이침치료는 한의학의 대표적인 비약물요법으로 시술이 간단하고 부작용이 적어 재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하 기에 적합하며 그 효과에 대한 많은 근거들이 있다. 한약이나 침치료 역시 다양한 신체/정신증상에 적용 가능 하며 정신과 약물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의존성이 없다. 최근 한의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 (Emotional Freedom Technique, EFT) 또한 재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재난 의료지원에는 가용한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대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한의사 인력을 활용한 한의 진료지원은 개별 의료봉사 형태에 국한되어 국가 재난지원체계 내에 포함되지 못한 상황이다. 또 한 현재까지 재난트라우마 현장에서 한의사가 활용 가능한 진료 매뉴얼과 한의진료를 적용할 수 있는 협진 매 뉴얼은 없다. 이에 본 연구팀은 재난트라우마에 대한 한의의료지원 매뉴얼을 개발하였으며, 이 매뉴얼은 한의 사 인력이 재난현장에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의료지원을 제공하도록 돕고, 향후 한의진료를 활용한 협진체 계 구축에 활용되어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국가 재난 트라우마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 목적
본 매뉴얼의 목적은 재난 경험 후 발생한 생존자의 심리, 신체 및 행동적 스트레스 반응(이하 재난트라우마 증 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한의사의 진료를 돕는 것이다. 또한 진료와 병용하여 재난 생존자 스스로 트라우마 증 상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자가 관리법을 교육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