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지막장입니다.
한해가 마무리되어가는 시기에 이 책도
끝이 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농사를 짓느냐는 무엇을 먹는가에 대한 물음이고
이것은 어떻게 살 거냐에 대한 질문과 같을 겁니다.
결국 우리는 먹고 마시고 싸는 기본적인 행위를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니 무엇을 먹을 거냐는 삶을 규정하고
한 인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일 겁니다.
2. 강화에 들어온지 2년째가 됩니다.
캠프힐을 만들기 위하여 왔고
내년을 잘 준비하면 다음해에 정식으로 시작이 됩니다.
땅에 던져졌으니, 땅을 벗어나서 살수가 없지요.
정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또 떠나게 될 거기에 있는 동안 잘 먹고
잘 살고, 하여 누구나 그렇게 이곳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산다는 것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과 같다고.
이십년 삼십년의 긴 시간을 보내야할 운명도
어찌보면 하룻밤입니다. 허투루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
이곳에 놓이게 되겠지요.
3. 캠프힐 운영안을 작성하면서 이런 단어를 넣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존귀한 삶의 실현’이라고.
이것이 캠프힐의 목적이 되어야 할거라고 명시했습니다.
장애라고 하는 틀 때문에 사는 동안 푸대접받고
하찮게 여겨지는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여기는 그러지 말자고. 누구의 삶이든 소중한 거니
한 사람 한 사람 존귀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거지요.
4. 마지막 8장은 먹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흔히 먹게 되면 몸 안에 뭔가가 쌓이게 되는 걸로 여깁니다.
그래서 몸에 좋은 영양가 있는 걸로 먹이를 줘야 한다고.
물질주의에 물든 생각에 따라 몸에 영양분이 쌓이게 되고
또 연소작용을 촉진하는 성분으로 간주하게 되는데
슈타이너는 그 연소라는 것은 광물세계에서 일어나는 과정이고
실은 신체조직 안에서는 ‘생명을 갖는 것’으로 봅니다.
5. 식물은 동물과 다르게 성기체(아스트랄체)를 갖지 못합니다.
물질체와 정기체(에테르체)로만 되어있지요. 대신 식물이 별기운과 결합하면
동물이나 사람의 먹이에 신체조직 안에서 별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별기운이 식물 위에 떠있게 되고 그것을 먹게 되면 그 기운이
사람의 몸 안에 들어오게 되지요. 우리는 식물을 먹게 될 때 일종의 기운을
몸 안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니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기운이 달라지겠지요.
6. 동물은 사람과 다르게
신경-감각조직과 신진-순환조직은 뚜렷하지만 호흡-순환조직은 희미합니다.
호흡-순환조직은 다른 두 조직 내에 뒤섞여 흘러들어와 있지요.
동물의 머리조직은 지구에서 나온 물질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지구에서 그 성분을
받아서 정해져있지요. 이와 달리 신진대사 조직은 지구위에 있는 공기와 온기에서
나온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주성분이지요. 동물의 발톱이나 발굽은
감각과 호흡으로 받아들인 우주 성분입니다.
이와 반대로 동물이 관계를 맺는 것은
머리 안에서는 우주와 관계를 맺고 있고 신진대사-팔다리에서는 지구 기운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7. 소에게 일을 시킨다고 할 때, 사지를 부리는 것인데
제대로 일을 시키려면 많은 우주성분을 받아들이게 해야 합니다.
위장으로 들어가는 먹이가 우주성분을 온 사지와 근육에, 뼈 속까지 이끌 수 있는
충분한 기운이 필요합니다.
그 위장에서 소화과정을 거친 음식물은 머리로 이끌어져야 합니다.
머리는 몸으로 이런 우주 기운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하고, 따라서 어두운 우리에 가두기보다
목초지로 데리고 나가서 바깥세상과 마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오직 우리안에서 여물통만 앞에 둔 짐승과 자신의 코가 이끄는 대로 우주 기운을 따라가며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짐승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여물통만 앞에 둔 짐승은 당장 드러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유전이 되면서
우주 기운을 받아들이지 못한 약한 새끼가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무엇을 먹을 거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주의를 놓치면 안됩니다.
어떻게 먹이느냐에 따라 짐승의 신체구조를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8. 머리 쪽 두뇌는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 지구성분입니다.
두뇌는 자아를 세우는 밑바탕인데, 동물은 자아가 없습니다.
두뇌는 지구 물질이 자아를 세우는 밑바탕이 되기위하여 모여 있습니다.
음식을 먹게 되면 특정한 양은 머리로 이끌려 올라갑니다. 그리고 장으로도
내몰아집니다. 여기서 잘 보게되면, 두뇌를 이루는 골덩어리와
내장안에 들어있는 덩어리는 아주 닮았습니다.
달리 말하면 장에서 발달된 똥무더기가 두뇌 안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될수 있는 대로 많은 배-똥이 두뇌-똥으로 바뀌고 동물은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동물은 똥이 많이 남아 거름으로 많이 쓰입니다.
동물의 똥은 자아-싹을 간직하고 있고, 거름을 주는 것은 자아를 식물에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9. 이렇게 보면 하나의 단위 농장은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
과일나무와 숲은 별기운을 발달시키고
동물들은 땅위의 것을 먹고 자아-기운을 발달시켜 땅에 내보내고
똥은 다시 땅속에 들어가 식물의 뿌리로 하여금 자라도록 하고.
이런까닭에, 한 농장안에서 구하지 않고
먼 나라에서 거름을 가져오는 것은 자연을 해치는 일입니다.
순환관계가 깨지는 거지요.
농사를 지을때는 충분한 거름을 얻을 수있를 정도의 동물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농장에서 동물이 본능에 따라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있도록 식물도 주어야 합니다.
10. 이 모든 것은 방향을 잡는 일입니다.
방향이 세워지면 그에 따라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가 있지요.
원칙이 세워지고, 그 안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무언가를 향한 시도는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바르게 이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