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년도는 알수가 없으나 20년도 더 지났는데 아직 도 기억은 어제일만 같이 생생하다.
그 당시에는 낚시 기법이 단순하여 주로 민장대 낚시가 주종을 이루는 낚시였는데 나는 나의 사부님께 배운대로 민장대 맥낚으로 낚시를 하였는데 맥낚이란 찌가 없이 낚시줄에 약간 무거운추(3~5호 봉돌)를 달고 낚시바늘에 미끼를 끼고 바닦층에 드리우는 낚시기법이다.
그때부터 나의 닉은 "부채조사" 였다. 민장대 4대를 부채꼴로 펼쳐놓고 낚시를 해서 얻은 닉이다.
그당시에는 토요일에도 4시간을 근무하던 시절이었는데 오전일과를 마치고 회사동료 2명과 나까지 3명이 거제도 다대항에서 배를타고 천장산 아래 여차의 노랑바위에 내렸는데 이날은 날씨가 좋지 않고 바람도 좀 불었지만 낚시 열정이 대단한 우리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강행을 하였다.
갯바위에 내려서 나는 빠른시간에 4.5칸 낚싯대를 꺼내어 채비를 하고 바람이 좀 부는편이라 봉돌을 조금 무겁게 하여 낚시바늘에 싱싱한 청개비 4마리를 꿰어 낚싯대를 던져놓고 받침대에 걸쳐두고 다른 낚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물속에 던져둔 낚싯대의 초릿대가 사정없이 물속으로 춤을추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대물임을 직감하고 대를 들고 챔질을 하였는데 무개가 만만치 않아 어떤 녀석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녀석을 놓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물고기 와 실랑이를 한참 벌인후에 서서히 놈의 정체가 드러났다.
나는 처음에 입질할때 씨알좋은 농어인줄 알았는데 물위에 떠오른 녀석은 다름아닌 감성돔 이었다.
얼핏보아 45센치는 되어 보이는 중대형 감성돔의 모습에 잠시 긴장도 하였는데 그당시에는 뜰채도 없는 시절이어 서 함께 동행한 지인에게 내려가서 조심스럽게 인양을 하라고 부탁을 했는데 동행한 지인이 물가로 가서 감성돔 을 보고 흥분을 했는지 고기를 급히 들어 올리려다 그만 실수를 하여 고기를 빠뜨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잠시후 내가 그 지인에게 물었다 "있나? 하니까 그 지인의 대답이 "없다" 라고 해서 순간 맨붕이 오고 말았다.
그 지인이 목줄을 잡고 그대로 들어 올릴려고 하다가 바늘이 그만 빠져버린것 이었다.
감성돔 45센치 정도의 무게는 대략 3키로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너무 가볍게 다뤘던것 같다.
그이후 지인은 미안한 마음에 열심히 낚시를 해보았지만 우리일행의 조과는 거기서 끝이었다.
감성돔 낚시에서 고기가 낚시바늘에 걸려서 빠지거나 목줄이 터져서 놓치면 총을 쏘았다는 표현을 합니다.
이놈들은 영악하고 예민하여 동료들과 함께 도망을 가서 한동안은 그부근에서 낚이는 경우가 매우 희박한 일이다.
20여년이 지난일이지만 아직도 그날의 해프닝이 생각이 난다.
그때 도망친 감성돔은 수많은 유혹의 미끼를 뿌리치고 어떻게 살았는지 무척 궁금하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