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余曾南北來眞遊
나 일찍이 남북에 활동 했는데 1)
世事奔忙似水流
세상일은 바삐 물 흐름 같았네.
我國多難臨大陸
많은 나라 난관 대륙에 미치고
此生堪媿家神洲
이생은 부끄럽게 경기에 사네. 2)
身還洛下淸雲洞
몸은 서울 청운동으로 돌아왔고 3)
夢繞嶠南崇德邱
꿈은 영남에 두른 숭덕산이라네. 4)
高政會談何日是
고위급 정치회담은 어느 날엔가?
民無愁處我無愁
백성 시름없는 곳은 나도 같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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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유(眞遊): 장자(莊子 內篇 逍遙遊)의 개념일 것 같으니, 진정한 자유의 여행[逍遙遊]을 했다는 말로 시인이 살아온 인생에 함경도 청진(淸津)의 전도여행과 남쪽 부산 가덕도(加德島) 피난까지의 여행을 빗대어 그 속에서 내면의 진정한 자유로움의 소요(逍遙)를 시도했다는 철학적 함축일 것이다.
2) 가신주(家神洲): 집의 위치가 신주에 있다는 말로, 신주는 신주(神州)라고도 쓰며 중국 송(宋)나라 때 신주(神州)는 서울을 중심으로 그 인근지역인 경기(京畿)를 일컫던 말이고 또 중원(中原)이나 중국(中國)을 일컫기도 한다.
3) 낙하청운동(洛下淸雲洞): 낙하는 낙중(洛中)과 같은 뜻으로 옛날 오랜 수도였던 낙약(洛陽)에서 비롯되어 서울 안이라는 말이 되고, 청운동은 지금 청와대 옆의 서북쪽으로 위치한 동리인데 시인이 피란 후 서울로 돌아와서 거기 살았던 것 같다.
4) 숭덕구(崇德邱): 시인의 고향인 경상북도 함창(咸昌)에 있는 해발 231m의 숭덕산(崇德山)을 시문의 운자를 위해 숭덕구(崇德邱)로 바꾼 것 같다.
5) 아무수(我無愁) 내 근심도 없다는 말로, 시인은 국민을 먼저 생각하니 백성의 금심이 없는 곳이라면 자신도 근심이 없는 곳이 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