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길은
누구나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가는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로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가는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가는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두렵기만 합니다
여정 길에 친구가 그립기도 하고
때로는 말벗이라도 할
친구를 그리워하는 노욕에
뛰는 가슴으로 두리번 두리번
찾아보기도 합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아주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서 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 않은 저녁 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윤석구/시인>
*사진은 어제(3/18)
청초호,영랑호,동우대캠퍼스의 설경입니다.
어제 속초에서 지인이 보내줌.
카페 게시글
커피 한잔여유
늙어가는 길
안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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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
25.03.19 07: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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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걸 알기에
천천히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으로
걷고 싶은데
시간은
내등을 떠밀면서
빨리 가라고
재촉을 하네요.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었어요.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윤숙언니!
인규님!
편안한 쉼을 하시고
내일도
변함없이
밝고 고운 목소리로
굿모닝-을 외쳐 보자구요
본문보다 더 절절한 표현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현옥님의 느낌을
아주 소중하게
마음 깊은 곳에 새깁니다.
오늘도 기운차게
새봄을 맞이하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