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골프인가?
이 곳에 온 뒤 한달쯤 됐을 땐가요, 한국에 있는 친구에서 전화로 이런 농담을 했습니다. " 어제 00골프장에서 단돈 10달러 주고 골프를 쳤지 뭐야? 카트대여료로 10달러를 냈더니 그린피는 안받더라고..." 채플힐에서 불과 25분 거리인 그 골프장은 때로 9달러만 주면 카트 타고 라운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달러에 그린피와 카트대여료가 포함된 것이지만 저는 이런식으로 셈을 합니다. 이렇든 저렇든 관계 없쟎아요? 어쨌든 10달러인데...
수많은 연수생들이 골프로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찌보면 이런 단순한 경제논리에 순응한 결과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20여만원씩 주고 금쪽같은 골프를 쳐본 사람들에게 이 곳의 골프환경은 말 그대로 대~박'입니다.
혹시 딴 게 없을까 둘러보지만 비용과 효율을 따져볼 때 단연 골프가 으뜸입니다. 수많은 선배 연수생들의 골프를 대체할만한 종목 찾기에 공을 들였지만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밤 문화가 없는
이 곳에서 골프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친목도모 방편이라는데 이견을 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골프는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즐겨야합니까? 그냥 곡괭이 한자루 들고 골프장에 차 몰고 가면 됩니까? 이미 다 알아서 재밌게 즐기고 있는 분들에게 훈수할 생각은 없습니다. 골프는 하고는 싶은데 주변에 안내자가 없어서 헤매고 있는 소수의 연수생과 그 배우자들을 위한 간략 지침서 정도로 여기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노스캐롤라이나의 골프 하드웨어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면적이 140,000 제곱킬로미터로 남한보다 30% 가량 더 크지만 인구는 9백 8십만명으로
남한의 5분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우리보다 땅은 크고 인구는 적다는 얘깁니다. 골프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골프장이 대락 6백개로 남북한 골프장을 합친(^^)것보다 많습니다. (골프장 갯수로는 미국 주 가운데 10위 권)
골프장은 주 전체에 흩어져 있지만 아무래도 대도시인 랄리와 샬롯쪽에 많이 몰려 있습니다. 미국내 100대 골프장 명단에 매년 6~7곳 정도가 이름을 올릴 만큼 명문 코스도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PGA 챔피언쉽과 US오픈 등 메이저대회 단골 개최지고, 내년 6월에는 미국내 코스 가운데 사상 최초로 남,녀 US오픈을 동시 개최하는 파인허스트 2번 GC (파인허스트 골프장은 랄리 남서쪽 파인허스트 지역에 #1에서 #8까지 모두 8개 코스를 거느리고 있는 골프 리조트 회사입니다. 채플힐에서는 1시간 40분 정도 거리)입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 PGA 윈덤챔피언십을 개최하는 그린스보로 세지필드 GC(채플힐에서 1시간 거리)도 100대 골프장 명단 등재 여부와 관계 없이 유명한 골프장입니다. 그리고 윌밍턴쪽에 가시면 빼어난 링크스 코스(바닷가에 본 지형을 살려 지은 골프장)도 있습니다.
골프장이 많다고 아무 골프장에나 가서 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곳의 골프장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퍼블릭(대중제)과 프라이빗(회원제),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퍼블릭은 말 그대로 누구나 가서 칠 수 있는 골프장입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10달러 미만에도 칠 수 있는 골프장이 있는 반면 파인허스트 2번 같은 경우는 리조트에 숙박을 해야 라운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1라운드에 2백~4백달러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들만을 위한 골프장이기 때문에 회원과 동반하지 않는 비회원은 아무리 돈을 많이 내도 라운드가 불가능합니다. 구글맵에 보면 UNC 바로 근처에 핀리 골프장외에 채플힐 CC, 가버넌즈 CC 등의 골프장이 보이는데 핀리는 퍼블릭이고 다른 두 곳은 회원제입니다.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골프장이지만(클럽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열 정도로 시설도 끝내줍니다) 그림의 떡입니다. 퍼블릭도 좋은 골프장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열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밖에 회원제와 퍼블릭을 병행하고 있는 골프장도 더러 있습니다.
3. 경제적으로 골프장 고르기
말씀 드린대로 연수생들은 퍼블릭 골프장을 주로 이용하시게 됩니다. 퍼블릭도 년,시즌,월별로 단기 회원권을
끊어서 이용하는 방법과 일일입장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회원권을 구입하면 목돈이 들어가는 부담과 함께 본전을 뽑기 위해 한 곳만 집중적으로 가야하는 부작용(?)이 따릅니다. 하지만 예약이 매우 쉽고(어떤 골프장은 회원은 예약안하고 그냥 가면 됩니다)단기간에 코스가 익숙해지기 때문에 초보자들 실력 향상에는 좋은 선택입니다.
또 부부가 함께 회원에 가입하면 배우자는 공짜거나 큰 폭의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조용한 부부 라운드를 즐기려는 분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일일입장은 대다수의 연수생들이 이용하는 이용방식입니다. 꼬박 꼬박 골프장을 검색해서 예약해야하는 부담은 있지만 다양한 할인루트를 이용할 수 있고, 매번 새로운 골프장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퍼블릭 골프장 일일 이용 절차는 매우 간단합니다. 골프장에 전화를 해서 라운드를 원하는 일시를 얘기하고 이름,동반자 수를 불러주면 끝입니다. 온라인으로도 예약이 가능하지만 대개 신용카드로 사전 결제를 해야하기 때문에 예약 변경이나 취소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전화 예약을 추천합니다. 전화로 예약할 때 필요한 영어는 대략 이렇습니다. 이번 수요일 오전 10시쯤 부킹하고 싶습니다.->I'd like to reserve a tee-time around 10 AM this Wednsday. 화요일 오전에 비는 시간 있습니까?-> Do have any vacancies Tuesday morning? 4명이서 플레이 할 겁니다. 혼자서 할 겁니다.->4 players! By myself! 카트없이 걷겠습니다 -->I will walk!
좀 더 싸게 이용하고 싶으면 골프장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Special(특별 할인)코너를 확인하거나, 홈페이지 회원 가입을 통해 할인 쿠폰을 받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린피는 Rate(요금)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곳 골프장 대부분이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는 평일요금을,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는 주말요금을 받습니다. 그리고 주중,주말 할 것없이
오후 2시 또는 3시 이후에는 일몰요금제를 적용해 할인을 많이 해줍니다. 또 전동카트를 타지 않겠다는 사람에게는
WALKING 요금만 받습니다.
자 이제..그 유명한 GOLF NOW를 소개하겠습니다. 골프나우는 미국의 만9천개 골프장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5천개 대중 골프장의 티-타임을 할인 가격에 파는 사이트로,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골프 예약 사이트입니다.
할인이 안되거나 거의 안된 상태의 티-타임만을 예약할 수도 있지만 골프나우의 꽃은 역시 'HOT DEAL'입니다.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면 핫딜 매물이 쭉 쏟아집니다. 10달러 미만짜리도 있고 30달러 대도 있는데, 연수생들이 주로 고르는
핫딜은 10~20달러 대입니다. 그렇다고 가격만 따지지 마시고 집과의 거리, 골프장 평(REVIEW) 등등을 종합해서
골프장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골프장을 골랐으면 온라인으로 결제한 다음 예약확인서를 인쇄해서 라운드 당일 가지고 가면 됩니다. 운이 좋으면 UNC 핀리나 Lonnie poole같은 고급 골프장을 좋은 가격에 라운드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매물은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결정을 빨리해서 선수를 쳐야합니다. 골프나우의 또 좋은 점은 회원가입후 초기에는 예약 수수료를 받지만 나중에는 이 것을 면제해주고, 나아가서 이용횟수에 따라 할인 라운드,공짜 라운드 등 푸짐한 보너스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제나 부킹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혹 생긴다하더라도 전화나 이메일 한통이면 곧바로 해결해줍니다. 골프나우외에도 그룹폰,그룹골프,골프18 등등의 할인사이트가 있지만 양과 질에서 골프나우의 적수가 안됩니다.
문제는 골프나우와 계약을 하지 않은 골프장이 제법 많다는 것입니다. 채플힐 인근 피츠보로에 있는 채플릿지가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매우 좋은 골프장인데 그냥 가면 비쌉니다. 주중 가격이 약 50달러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인터넷에서 25달러짜리 Birkdale golf card란 것을 구입해서 골프장에 제시만 하면 골프장에 따라 2회에서 6회 한도로
50% 안팎의 할인 가격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버크데일카드를 이용한 라운드는 골프나우 핫딜보다는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핫딜에는 나오지 않는 이른 아침 시간을 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할인 라운드 방법은 골프장 자체 할인쿠폰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채플릿지의 경우 라운드를 한 뒤 5일 이내에 다시 라운드를 할 경우 50% 할인해줍니다. 이도 저도 안될 경우는 골프장 홈페이지 special 코너를 참고해서 가장 경제적인 시간대로 예약하면 됩니다.
TO BE CONTINUED~
첫댓글 재미있어요, 연재 부탁~~
골프 문외한이지만 한번 시작해볼까하는 참인데
많은 도움이되네요.
감사합니다^^
늘 골프는 배우고 싶었더랬습니다....
이렇게 요긴한 정보를 미리 습득하면
머잖아 입문할 사람에겐 유익한 정보겠지요?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