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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폭(width)
이것은 사용자가 얼마나 빨리 안정감을 느끼고 균형을 잃지 않고 카약을 탈 수 있느냐에 핵심이 되는 요소로서 초보에서 초급 수준이라면 어차피 하루 평균 20 km 내외를 여행하는 수준이니 속도보다는 불균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한 느낌으로 항해를 즐길 수 있는데 더 큰 의미를 두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또한 선폭은 용적에도 크게 관여하는데, 선폭이 넓을수록 그만큼 큰 부피의 짐을 적재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60 cm 정도, 적어도 선폭이 57 cm 이상인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57 cm만 되어도 상당히 불안정하게 느껴지거든요.
무게(weight)
길이가 길면 그만큼 무거울 것이고, 짧을수록 가볍겠죠.
싯인 타입이 대략 25 kg 내외 수준이고, 싯온탑은 약간 더 무거울 수 있으며, 조립식이나 ABS 플라스틱, 목재로 만든 것들은 가볍습니다.
같은 길이의 투어링 카약과 씨 카약을 비교하면 투어링 카약이 더 무거운 편인데, 이는 러더 시스템도 한 몫을 차지 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화이버 글라스 재질이라 해서 플라스틱보다 확연히 차이가 날만큼 가볍지 않습니다.
④ 디자인(Designs)
투어링 카약의 선체 디자인은 곧 그 카약이 어떤 성능을 갖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이므로 그 카약을 어떤 용도로 쓰면 좋을지를 알려준다고도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랍니다.
선고(height)
전체적으로 전후방 데크 높이가 높다면 상당량의 짐을 내부에 실을 수 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해안을 따라 항해하는 용도로 적합하고, 데크 높이가 상당히 낮아 보인다면 바람을 그만큼 덜 타기 때문에 좀더 탁 트인 바다로 나가 섬과 섬을 뛰어 넘는 항해에 좀더 유리하겠지만 그만큼 짐을 많이 실을 수 없다는 점은 있습니다.
물론 초경량 초소형 캠핑장비를 싣는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 할 수 있겠지만 선고가 낮음으로 인해 카약 데크 위에 부피가 크고 가벼운 짐을 많이 싣는다면 그만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로커(rocker)
측면에서 보았을 때 카약의 바닥선이 앞 뒤로 얼마나 위로 들려 올려졌는가의 정도를 말하는데, 이것이 클수록 높은 파도에 잘 대응할 수 있고 회전이 잘 되기 때문에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가거나 해식동굴 등을 들고 나는데 유리합니다.
반면에거의 들려 올려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바닥선이 일자 형태로 반듯한 카약은 적정 체중의 카약커가 탔을 때 흘수선이 그만큼 더 길게 확보할 수 있어 잔잔한 수면에서 빠르게 순항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좀더 먼거리를 항해하는데 유리하겠습니다.
물론 로커를 적당한 수준에서 조율한 모델들이 더 많은 것은 100% 완벽히 둘다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은 없기 때문입니다.
헐(hull)
선체 하부의 단면 모양을 말하는데, 이것이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하면서 약간 평평한 형태는 안정감이 좋고 부드러운 주행에는 좋으며 기술을 구사할 때 말을 잘 들어주는 조종성이 좋아 기술향상을 꾀하는 카약커에게 가장 권할만 하지만 속도까지 완벽히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하나의 용골선(keel)이 바닥 중앙을 따라 길게 난 싱글 차인은 안정감은 약간 떨어져도 속도도 좋고 기술 구사에 도움이 되므로 중급자에게 적당한 선형입니다.
여러 개의 용골선이 바닥 중심과 측면쪽에 난 멀티 차인은 안정감이나 복원력은 물론 속도까지도 모두 좋은 편이라 초보 투어링 카약커에게 강추할만한 선형입니다.
폼(Form)
카약을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좌석실을 기준으로 앞뒤쪽이 대칭(Symmetrical)이냐 아니냐를 말합니다.
앞쪽 선폭이 조금 더 넓게 디자인 된 피쉬 폼(Fish Form) 형태의 카약은 안정감도 좋고 승하선이 편하고 하체쪽 공간이 넓어 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주로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카약들에 이런 디자인이 많은 편입니다.
이런 형태 중에서 짧은 길이의 카약은 파도가 많이 치는 해안에서 더 유리하고 길이가 긴 카약은 먼 바다 항해에 유리합니다.
피쉬 폼과 반대로 좌석실 뒤쪽 선폭이 좀더 넓게 디자인 된 스웨드 폼(Swede Form)은 거친 파도를 뚫고 나가면서 빠르게 질주하는데 더 유리하며 조종성도 훨씬 좋아 주로 북유럽 쪽의 투어링 카약 디자인에 많습니다.
스프린트용 카약들 대부분이 이런 폼을 갖고 있죠.
해치(hatches)
선체 내부에 짐을 싣는 것은 물론 부력을 제공하는 공간을 밀폐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 크기가 크면 클수록 짐을 수납하기가 좋습니다.
너무 작으면 침낭이나 큰 코펠 등을 넣기 어렵고 작은 방수백을 여러 개 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해치가 너무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별로 쓸 일도 많지가 않으며 격실이 2개인 것이 3개인 것보다는 훨씬 더 적재 공간이 큰 편입니다.
그리고 해치의 밀폐 수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Tip - 해치가 너무 타이트해서 꽉 닫기 힘들 때는 해치가 닿는 부분 테두리에 윤활제를 바르면 훨씬 부드럽게 닫을 수 있습니다.)
⑤ 방향타(Rudder)
이것은 투어링 카약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에 따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방향타는 카약을 선회시키는 용도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똑바로 가기 위해 사용하는 용도라는 점입니다.
즉 나침반이나 육안으로 정한 목표지점과 카약의 뱃머리(bow)가 다른 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나갈 수 있도록 페달을 적절히 밟아 조정하는 용도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방향타는 자신이 가고 싶은 쪽 발판을 밟으면 그 쪽으로 카약이 선회 혹은 조정되면서 나가기 때문에 기술이 아직 일천한 초보자일수록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쉬운데요.
방향타를 카약을 선회시킬 용도로 계속 사용하다 보면 패들링 기술에서 선회 기술을 구사할 필요가 없어져 기술적으로 퇴보나 정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투어링 카약은 카약킹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변별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죠.
바람이 많이 불지 않거나 조류가 강하지 않다면 가능한 자신의 패들링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방향타를 접고 항해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합니다.
아주 가끔 항해 도중에 방향타를 조정하는 케이블이 끊어지기도 하는데, 이처럼 조종불능 상태에 이르면 완전 멘붕 상태가 되거나 상당한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출항 전에 케이블 연결부를 꼼꼼히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방향타는 모든 선박의 방향타와 마찬가지로 좌우로 30도 이내의 범위 내에서 조정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급 선회시키고 싶다고 너무 과하게 돌려 조작하면 말을 듣지도 않을 뿐더러 케이블이 파손되거나 발판 페달이 파손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방향타는 선미(stern) 끝부분 외부에 장착되는데 보통 이 무게가 2 kg 정도는 되고, 바람의 영향도 제법 받는 것은 물론 수시로 좌우로 조작하게 되면 상당한 와류저항을 야기하기 때문에 그만큼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타(Rudder)는 바람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기상환경에서는 풍향성(weather cocking), 즉 카약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선회하려는 현상을 막아 주면서 계획한 항로로 항행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 아직 패들링 기술이나 파워 지구력 등이 부족한 초보 카약커들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장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⑥ 좌석 시스템(Seating System)
간단하게 한 두시간 타고 노는 레크리에이셔널 카약의 좌석과 달리 장시간 앉아야 하는 경우가 많는 투어링 카약의 좌석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결코 가벼이 볼 부분이 아닙니다.
좌석 시스템은 엉덩이가 앉게 되는 시트(seat), 허리를 받쳐주는 백 밴드(back band), 골반 좌우를 지지하는 힙 패드(hip pads), 허벅지를 지지해주는 지지대(thigh braces)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것들 모두가 편안함을 느끼는 안락함과 조종성에 관계되는 피팅감은 물론이고 전복되었을 때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카약 롤(Roll)을 구사하고 연습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좌석 시스템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콕핏(cockpit) 크기입니다.
투어링 카약의 콕핏 크기는 대부분 씨 카약의 콕핏 크기에 비해 엉덩이가 먼저 좌석에 앉고도 양 발을 내부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한 편입니다.
너무 작으면 승하선 하기도 불편한 건 물론, 그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초보자의 경우 무려 25%)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안전을 위해 과거보다는 좀더 크게 설계하는 편인데, 레크리에이셔널 카약처럼 너무 크면 타고 내리기는 좋아도 무릎을 지지하기가 어렵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운용 팁
보통 투어링 카약에 캠핑장비를 잔뜩 싣고 호수나 바다 여행을 계획한다면 시간 당 평균 5~6 km 정도 여행하는 수준으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루 20 km 정도 항해하는 수준이면 힘들만 할 때 여행을 마칠 수 있고 30 km 정도 여행한다면 제법 힘이 드는 수준이라 보면 됩니다.
물론 굉장히 체력과 지구력이 좋다면 더 먼거리를 항해할 수도 있겠지만 섬의 해안을 유유히 따라가며 풍광을 즐기고 가끔 멋진 해안에 상륙해서 쉬어가면서 항해하는 것을 원한다면 항해 일정을 너무 길게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패들링 근력이 미완성이라 할 수 있는 초보자의 경우는 하루 항해거리를 계획하는데 있어 특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초보 카약커들을 리드하는 경험많은 카약커들의 세심한 배려를 당부드립니다.
초보들에게 첫 카약 투어는 5~6 km 거리도 상당히 버거울 수 있으며, 아무리 바다가 잔잔하다 해도 행여 뒤집힐까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초보 투어링 카약커들이 머지않아 스스로 물 위를 잘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마치 어린아이처럼 잘 보살펴야 하겠습니다.
초보 카약커들의 고민 중에는 카약을 타는 것 못지 않게 카약을 차량에 싣고 내리는 것과 과연 이걸 어디다 어떻게 보관할 것이냐라고 봅니다.
노약자나 여성들은 이 대목에서 더 좌절하고 걱정하게 되죠.
사실 승용차나 웨건 타입의 지붕이 낮은 경우라면 25 kg 내외의 카약 정도는 번쩍 들어서 올리면 됩니다.
처음엔 버거울지 몰라도 한두 번 해보면 어렵지도 않습니다.
문제는 지붕이 높은 SUV나 승합차인데요.
이것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참 쉽게 올릴 수 있는 요령들이 많습니다.
차량 지붕에 투어링 카약을 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루프랙(Roof Rack)을 설치하고 카약용 캐리어(carriers)를 추가로 장착한 다음 실어야 하는데 플라스틱 계열의 카약은 가급적 엎어서 싣는 것이 선체 바닥의 변형을 방지할 수 있고 갑자기 비가 오더라도 빗물이 선체 내부에 고이지 않습니다.
물론 콕핏 커버를 씌우면 더 좋겠죠?
그리고 가급적 선체 내부의 격벽이 있는 위치에 얹어지도록 실으면 선체가 거의 눌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두 개의 루프랙 간격을 최대한 넓게 설치해야 합니다.
보통 루프랙을 장착 설명서에는 두 가로바의 간격을 70 cm 정도로 하라고 하지만 전혀 상관없습니다.
선체가 단단한 콤포지트(FRP, Carbon)계열의 카약은 카약용 캐리어(carriers)에 똑바로 얹어서 결박해도 괜찮습니다.
카약의 결박은 웹 스트랩(Web Straps)으로 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간편하며, 안전을 위해 선수와 선미를 가능한 고정시킬 것을 권장합니다.
승합차를 사용하는 저는 루프랙에 기둥 타입의 지지대를 장착하고 최대 5대까지 옆으로 세워서 싣기도 하는데 그래서 루프랙도 가장 긴 것으로 장착했습니다.
긴 투어링 카약은 보관할 때 가능한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진 공간에 보관하시거나 타프 등으로 씌워서 가능한 옆으로 뉘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아파트 거주자는 지하 주차장 공간을 잘 살펴보면 분명 타인의 주차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손이 거의 타지 않는 공간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평소 아파트 관리원과 좋은 관계를 만들었다면 별 문제 없으리라 봅니다.
창고 한켠 벽에 행거를 만들어 얹어나 매달아 놓는 것도 아주 좋은데, 역시 옆으로 뉘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나라는 4대 강에 거대 인공호수도 많고 해안을 따라 3,200개가 넘는 섬들이(무인도가 무려 2,700개 이상!) 줄지어 있는데다 풍광이 빼어난 곳이 정말 많아서 투어링 카약으로 돌아보는 재미란 참 굉장합니다.
그리고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무더운 여름을 빼곤 섬 투어를 다니기에 해상 기온이 그다지 혹독하지 않아 참 좋습니다.
특히 겨울에도 날만 잘 선택하면 남해안과 제주도는 정말 최곱니다.
모기도 없고 해안이 한가로워 너무 좋죠!
이제 몇 주만 지나면 정말 오랜 만에 물 가득찬 충주호에 단풍구경을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진은 2008년 가을에 단풍이 절정에 이른 구담봉 아래에서 울긋불긋한 복장의 나들이객을 가득싣고 지나는 유람선과 역시 멋드러진 색의 장비로 물든 카약커들을 찍은 사진입니다.
아마 10월 마지막 주가 최고 절정일겁니다.
멋진 카약 여행을 꿈꾸신다면 투어링 카약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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