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부모들은 어느새 커서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들을 보며 감격에 젖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과연 내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 입학 전에 체크해야 할 아이 건강
입학 전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가 수업 수행에 필요한 신체적 건강 상태와 지능 발달 상태, 행동 장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진 받아야 한다. 취학 전 아동은 먼저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와 소아마비 2차 추가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또한 BCG, 홍역, 볼거리, 풍진, B형 간염, 일본 뇌염 등의 예방 접종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뽑아야 할 이는 없는지, 축농증을 앓거나 코피를 자주 흘리지는 않는지, 시력과 색맹 검사, 청력에 이상은 없는지 살펴보자.
박소진(40세·인천시 부평구) | 입학하면서 기록하는 건강기록부에는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홍역, 결핵, B형 간염, 일본 뇌염 등의 접종 여부를 반드시 기입하게 되어 있다. 아이의 예방접종 기록이 담긴 유아수첩이 있다면 미리 챙겨두고, 홍역은 접종 확인증을 학교에 제출해야 하므로 미리 접종 확인서를 받아두어야 한다.
문정란(35세·서울시 용산구) | 시력과 청력 검사는 기본이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해 ‘가성 근시’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를 교정하지 않고 안경을 끼면 안 좋은 시력이 고정되므로 반드시 안과에서 가성 근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아이에게 ‘긍정의 힘’ 불어넣기
입학 전, 아이는 앞으로 펼쳐질 학교생활에 대해 기대도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 쉽다. 그러므로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학교는 친구들과 어울려 보다 많은 것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곳이고, 선생님은 부모처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설명해주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는 자녀의 거울임을 잊지 말고 자녀 앞에서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해야 한다.
최지영(34세·경기도 수원시) | 학교는 재미있는 곳, 선생님은 좋은 분 이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평소 아이 버릇을 잡아준답시고 “너 학교에 가서도 그러면 선생님한테 혼난다!”라거나 “선생님한테 벌 받는다!”라는 말을 자주 했더니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선생님이 무서워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해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아이의 선입견이 어떠냐에 따라 첫 학교생활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
박선희(40세·서울시 용산구) | 아이 앞에서 담임선생님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하는 걸 삼가야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엄마는 아이 앞에서 “담임 잘못 만났다”는 얘기를 몇 번 했는데 아이가 선생님한테 “우리 엄마가 담임선생님 잘못 만났대요”라고 얘기했다는 소릴 듣고 그 뒤 민망해서 학교에 찾아갈 수 없었다고 한다.
강숙현(33세·경기도 과천시) | 우리 아이는 7살 때부터 집안 어른들이나 친척들에게서 “이제 다 놀았네. 초등학교 가면 1등 해야 하는데 큰일 났구나”라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작 엄마인 나는 그런 소리를 일부러 하지 않는데…. 어른들이 그런 소리를 할 때마다 내가 더 화가 났다.
● 바른 생활 습관 길러주기
학교에 입학하면 그동안의 생활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입학 전에 학교생활에 맞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밤 10시 이전에 자고, 등교시간 1시간 전인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주자.
② 화장실 사용법 익히기 :화장실에서 차례 지키기, 노크하기, 화장지 아껴 쓰기, 사용 후 물 내리기 등을 지도한다. 그리고 대소변을 일정한 시간에 혼자서 볼 수 있도록 가르친다. 학교는 좌변기가 없는 곳이 많아서 아이들이 대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 가기 전, 집에서 화장실에 들렀다 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기 :입학 직후부터 딱딱한 의자에 2~4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므로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는 습관을 길러주자.
④ 개인 소지품 챙기기 :교실에서 소지품을 챙기지 못해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평소 집에서 책을 읽거나 소꿉놀이를 할 때 책과 소꿉 등을 스스로 꺼내고 치울 수 있도록 훈련한다.
⑤ 기본적인 주의사항 알려주기 :교통 신호 지키기나 낯선 사람을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해 가르친다.
강숙현(33세·경기도 과천시) | 스스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확실히 들여놔야 한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늦잠 자는 아이 때문에 매일 아침 전쟁이었다. 화를 내고 달래봐도 소용이 없었는데 예쁜 캐릭터 알람 시계를 사줬더니 그때부터 알아서 시간 맞춰 일어났다.
최지영(34세·경기도 수원시) | 아이 스스로 알림장을 보고 준비물을 미리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야근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나는 밤늦게 퇴근해 아이가 다음날 준비물을 챙겨놓지 않아 여러 번 애를 먹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준비물도 있지만 간혹 너무 늦은 시간에는 준비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대개는 주간 계획표가 나오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수 있지만 되도록 아이 스스로 준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문정란(35세·서울시 용산구) | 머리가 긴 여자 아이는 혼자 머리핀을 꽂거나 머리를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좋다. 우리 딸은 머리카락이 워낙 길어 아침마다 머리를 손질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또 학교에서 머리가 흐트러져도 묶을 줄을 몰라서 지저분한 채로 하교하는 경우도 많았다.
● 공부를 위한 준비
부모들은 자녀가 입학하기 전에 글씨는 어느 정도 써야 하고, 수학은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보면 입학 후 한 달 동안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색연필로 그리게 하고, 숫자 공부도 1에서 9까지 수 개념을 익히는 정도이다. 이때 한글을 깨치지 않은 어린이는 학습 속도가 느려서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쓰기는 서툴더라도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읽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수학은 덧셈, 뺄셈을 가르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놀이처럼 공부하는 것이 좋다. 목표를 높게 잡지 말고 기초에 신경 쓰면서 아이가 알고 싶어 하는 정도만 시키자. 처음에는 걱정이 되겠지만 1학기가 지나면 공부를 하고 들어온 아이나 하지 않고 들어온 아이나 별로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미나(39세·인천시 남동구) | 글씨 쓰기는 선생님한테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게 낫다.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글자를 써보고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막상 쓰기를 시켜보면 연필 쥐는 법, 글씨 쓰는 자세, 획을 긋는 순서나 글씨 모양 등이 엉망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선생님이 교정하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고. 이는 아이들 대부분이 선생님이 볼 때는 제대로 쓰는 척하다가 보지 않으면 평소 습관대로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글쓰기는 학교 선생님께 맡기는 것이 좋다.
박소현(28세·충북 청주시 흥덕구) | 많이 가르쳐 보내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는 초기엔 두각을 나타내며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한번은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아이가 주체적,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업주부 생활을 할 땐 아이를 끼고서 미리미리 가르쳤는데 일을 시작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했더니 미리 준비된 상황에만 익숙해져 있던 아들은 해보지 않은 일에는 도전해볼 용기를 갖기 힘들었던 것이다.
강숙현(33세·경기도 과천시) | 미리 많이 배우면 학교에 가서 흥미를 잃어버린다고 하는데 실제로 아이들 대부분이 1학년 과정은 다 공부하고 간다. 덧셈, 뺄셈은 기본이고 구구단도 다 끝내는 실정이다. 그래도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그래야 엄마 마음도 편하고, 아이들도 학습에 의욕을 갖는다.
● 준비물&학용품
학용품은 예비 소집 때 나눠주는 안내문과 입학 후 배부되는 주간 학습 계획표를 참고하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너무 일찍 준비하면 학교 실정에 맞게 다시 사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
김수연(38세·경기도 일산구) | 배낭형 책가방이 아이 어깨에 무리가 될까 봐 바퀴가 달린 책가방을 미리 사주었다. 그런데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가급적 바퀴 달린 책가방을 사용하지 말라는 안내장이 날아와 배낭형 책가방으로 다시 구입했다.
강숙현(33세·경기도 과천시) | 설레고 들뜬 마음에 미리 구입해놓았다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학용품이 몇 개 된다. 딸아이의 학교엔 신발장이 따로 있어 실내화를 놓고 다니게 돼 있는데 그걸 생각 못하고 산 실내화주머니는 쓸모가 없게 됐다. 또 처음 글씨 배울 때 필요하다고 해서 4B연필을 두 다스나 샀는데 한 자루를 다 쓰기 전에 2B연필을 쓰게 되었다.
최지영(34세·경기도 수원시) | 책가방은 역시 튼튼한 게 최고! 어깨끈 박음질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바닥에 닿는 부분의 마감처리가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고른다. 너무 큰 걸 사면 아이의 어깨가 축 처져 불편하고 힘에 겨울까 봐 일부러 작은 걸 사주었더니 준비물이 많은 날은 보조 가방을 여러 개 들고 다니게 돼 불편했다.
김태연(39세·인천시 남구) | 일반 운동화를 사는 습관대로 실내화를 큰 걸 샀더니 아이가 뛰다가 자꾸 벗겨진다며 불편해했다. 해를 넘겨서까지 신길 것은 아니니 양말 신고 신었을 때 딱 맞는 게 좋다. 어차피 일 년에 2~4켤레의 실내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리 두 켤레를 구입해 교대로 신기는 것도 좋다. 급하게 세탁하느라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고 세탁 후 충분히 건조된 상태에서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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