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어르신들이 드시던 물컵이 마음에걸렸습니다.
세 개의 물사발을 돌아가시면서 드시는 모습이 비위생적으로 보였습니다. 위생을 생각해서 매일 밥그릇, 국그릇, 수저를 삶았지만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개인 컵으로 바꿔드리고 싶은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한 어르신께서 물을 드시고 물사발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시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물사발은 안되겠구나 라고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컵을 바로 바꾸기로 마음 먹은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설을 앞두고 떡국떡 공양을 하고 싶다고 인사동의 ‘두리가’ 두부요리 전문식당 사장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떡국떡은 충분히 있던 터라 물컵을 후원해 주실 수 있는지 여쭈었더니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습니다. 후원금을 받아 바로 주방용품을 파는 황학동 주방거리를 찾았습니다. 스테인레스 컵 200개를 기분 좋게 사왔습니다. 앞으로 어르신들께서 위생적으로 컵을 사용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소의 입꼬리가 올라갔습니다. 두리가 사장님의 마음이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컵을 쟁반위에 올려 놓고 쓰는 것을 보고 봉사자 분들이 잘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컵이 장만되고 나니 자외선 소독기가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 때 옆에 봉은회 자광명 회장님께서 계셔서 자외선소독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우리가 할께 가서 사오라고 해서 바로 자외선소독기가 생기게 됐습니다.
발원을 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니 바로바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부처님의 가피가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후원해 주신 분들의 마음이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또한 우리와 인연이 되신 모든 분들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두리가가 어떤 곳인지 궁굼하시죠?
두리가는 두부 요리와 전 등을 감칠맛 나게 요리해 주는 곳입니다. 음식 맛이 좋고 조용한 분위기라 가끔 주지 스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곳입니다. 수줍은 웃음을 지니신 여사장님은 친절하시고 음식을 정성으로 만드시는 분이랍니다. 가끔 찾아 뵙다보니 사회복지원각에 매월 정기 후원도 해주시고, 기도도 올리시는 원각사 신도가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원각 봉사자와 후원자 분들께서도 인사동에서 모임이 있으시면 찾아가셔도 좋은 음식점이라 추천합니다.
* 문 의 : 02-762-4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