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대화가 A학점의 비결
뇌세포 자극해 기억력·분석력 높여
남이 안하는 것, 못하는 것
해내는 경쟁력 키워줘야
유대인은 전 세계 70억 인구 중 2.5%인 1천400만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오래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주무르고 움직인다. 대표적 인물은 갈릴레오, 찰리 채플린, 아이작 뉴턴, 토마스 에디슨, 아인슈타인 등 숱하게 많다.
1901년 제정된 노벨상 수상자 중 22%인 190명이 유대인이다. 이 시대 세계 대기업 창업자 중 10%가 유대인이다. 그중 최대갑부인 빌게이츠도 유대인이다.
이런 위대한 인물을 배출해 낸 비결은 유대인의 밥상머리 대화와 특기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대인의 교육방법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연구해 온 이스라엘교육연구원의 이영희 원장을 만나 유대인의 교육비결을 알아봤다.
밥상대화는 가족애 증진, 애국심 고취
“저는 총명하고 현명한 인재를 키우고 싶어 일찍부터 유대인의 교육을 동경해 왔어요. 그러다 기회를 얻어 2년 여 동안 총 500시간을 유대인과 한솥밥을 먹으며 그들의 밥상머리 대화와 교육을 보며 참 부러워했습니다.
손수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정성과 가족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 꽃, 새로운 반찬이 올라올 때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와 찬양, 자녀들이 부모의 노고에 드리는 감사, 특히 아버지가 아이들을 축복하는 모습에 감명이 컸지요.”
밥상은 가정예절을 배우는 유쾌한 교육장소다.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화해의 장소이기도 하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영적 자양분을 공급받는 성소(聖所)가 된다. 또한 밥상은 나라를 걱정해 애국심을 돋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정부, 밥상대화 독려코자
군인들 금요일 오후에 귀가시켜
이스라엘정부는 이런 밥상머리 대화와 교육에 국가적인 관심을 가지고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는 주5일 중 하루 한 끼라도 전 가족을 밥상에 앉히기 위한 독려책을 쓰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은 남녀불문 모두 병역의무를 지고 있는데, 정부는 군인들을 밥상머리에 앉히기 위해 금요일 오후가 되면 필수요원만 남기고 귀가시킨다.
밥상대화는 행복증진, 학습성적 향상
이스라엘교육연구원 이영희 원장은 홀로 밥상을 차려먹는 자녀는 기운이 없고 폭력성을 가진 아이로 큰다고 말한다.
“가족이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하면 행복호르몬인 세라토닌이 분비된다. 반면 분노를 촉발하는 아드레날린의 분출을 억제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행복해집니다. 단 1분간의 명상과 감사기도, 부모의 미소 띤 푸근한 표정의 말씀은 주사로 얻지 못하는 귀중한 세라토닌을 분비시켜 더욱 큰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 140여 개의 단어만 익히게 되는데,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유쾌하고 재미난 대화를 하면 1천여 개의 단어를 익혀 구사할 수 있게 된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이 원장이 현지에서 가족과 주 5회 이상 식사를 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1천200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과 식사를 한 학생이 A학점을 두 배 이상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가족에게 찬 음식이 아닌 늘 따뜻한 음식을 내놓아야 합니다. 따뜻한 음식은 미각, 후각, 시각 심지어는 음식을 씹는 청각을 포함한 5감을 만족시켜 뇌세포를 자극함에 따라 기억력과 분석력을 키워줍니다.”
밥상대화에선 꾸중 자제하고
자녀의 미래 꿈을 얘기해야
“밥상머리에서는 가족 간에 질책을 하는 인민재판식 대화를 자제해야 합니다. 학교와 직장에서 있었던 기분 좋은 일이나 미래의 좋은 꿈을 펼치는 얘기를 하는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한편, 유대인들은 밥상머리 대화시간을 늘리기 위해 디저트를 개발해 세계 디저트 식품업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즉 31가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베스킨라빈스, 윌리암 로젠버그가 창업한 던킨 도너츠, 루벤 매투스가 만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밀턴 허쉬가 만든 허쉬초콜릿, 그리고 세계적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등의 창업주 모두 유대인이다.
유대인의 밥상머리대화는 즐거운 식사와 대화가 꽃피는 활기찬 교실이다. 우리 조상들도 밥상머리 대화를 중요시했다.
식량이 모자랐던 시절이라 아버지의 훈화만 있었고, 식사 중 말하면 밥을 많이 못 먹게 된다며 자녀들의 대화를 만류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보니 유대인과 같은 밥상머리 대화의 성과가 나올 리 없었다.
“MB정부 당시 이런 이스라엘의 밥상머리 대화를 본받자며 ‘집밥먹기운동’을 펼치려 했지만 정작 도입 못해 아쉬울 뿐입니다.”
유대인들, 자녀가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 찾아 평생 뒷받침
이영희 원장은 유대인 어머니들의 특기교육방법을 소개했다.
“유대인 어머니는 아이들을 심심한 환경에서 키웁니다. 시골에 살던 5세 전후의 한 아이가 도시아파트에 이사왔어요. 이 아이는 심심해서 베란다에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슨 색의 옷을 입고 다니는지를 살펴보기도 하죠. 행인들의 옷 색깔을 보며 다양성을 깨우칩니다. 그 다음에는 베란다에 있던 빨래집게를 엮어 기차놀이를 하기도 하죠. 그리고 노란종이로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하죠. 그래도 심심하면 나무토막을 식빵으로 생각하고, 조금 큰 나무토막은 벤치로, 더 큰 나무토막을 버스라 여기며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벤치에 앉으세요’ ‘버스에 타시죠’ 하며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이렇듯 아이를 심심하게 둬야 상상과 창의력을 얻게 됩니다.”
또한,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전 과목 성적을 높이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녀가 좋아하고 성적을 올리는 과목이 뭔가를 찾아 평생 그 과목을 중심으로 공부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어머니들처럼 자녀들에게 방과 후 미술, 영어, 수학 등 여러 학원과외를 안 시킨다고. 자녀들에게 빡빡한 일정을 강요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이 원장은 강조한다.
어린이들의 두뇌는 많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분출하고 수용할 수 있는데, 빡빡한 일정을 주면 상상과 창의, 사고력을 키우고 넣을 뇌공간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기계화로 취업이 어렵습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남들이 포기한 것, 그리고 잘 못하는 게 뭔지를 찾아 그걸 해내는 경쟁력을 지닌 유일한 인재로 키워야 합니다. 유대인은 각자의 탁월한 재능과 특기중심 교육으로 오늘날 세계를 제패하고 움직이는 영재를 배출해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