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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비타민-C가 위장질환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지만 의외로 여러 가지로 관련되어 있음을 본다. 우선 위장질환을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 사람의 대다수가 위염을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고 꽤 많은 사람들은 궤양으로 고생하고 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위암 또한 위장의 대표적 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생기는 몇 가지 알려진 이유를 살펴보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단 맛있게 삼켜진 음식들은 위장에서 3~4 시간 동안 머무르면서 소화되기 좋은 상태로 변화된다. 다시 말하면 음식 속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의 물질들이 산이 많은 위장 속에서 섞이는 과정 중에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각종의 화학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중에 잘 알려진 반응 중의 하나가 잠재성 발암물질로 알려진 나이트로스아민의 생성이다. 이 물질은 단백질 음식과 질소화합물이 만날 때 생기는 물질로 특히 산성환경에서 잘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먹는 음식의 대부분에 이 물질들이 양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포함되지 않는 음식이 없다는 지적이고 보면 다같이 건강을 위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결국 햄버거 한 조각을 먹어도 위장 속에서는 잠재적 발암물질인 나이트러스아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불행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상황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C를 섞어 주면 화학반응이 억제되어 발암물질의 생성이 최소화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실생활에 연계시키자면 결국 식사 때마다 비타민-C를 복용하여 발암물질 생성을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얼마를 먹을 것인가는 독자들의 판단에 따라야 하겠지만 발암물질의 생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비타민-C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다음에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헬리코박터 균 때문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많은 내과 의사들이 이에 대한 항생제를 투여해서 치료가 잘 되는 것으로 그동안 보고해 왔다. 최근 들어 내성이 있는 헬리코박터 균이 보고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재감염도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항생제만이 최상의 치료라고 보기 어렵게 되었다. 많은 의학자들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백신을 만드는 노력도 아울러 하고 있지만 아직도 실용성 있는 치료 수단은 보고되고 있지 않다.
몇 해 전부터 헬리코박터 환자의 위액에 비타민-C의 양이 감소되어 있다는 사실의 확인을 통해 비타민-C가 헬리코박터 균에 의한 위장질환을 차단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그에 대한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C를 복용하는 군에서 위암의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었고 아울러 헬리코박터 균에 의한 위궤양 혹은 위염 환자들이 비타민-C 복용 후에 현저하게 좋아졌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바로 비타민-C는 헬리코박터 균이 내는 물질에 의한 병리작용을 차단해 주는 것이다. 적게는 70%, 많게는 90%의 주민들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헬리코박터 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처는 물론 항생제를 투여하는 길이기도 하겠지만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며 편한 일일 것이다.
비타민-C와 위장질환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비타민-C를 복용하는 이유를 새롭게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성을 제기해 본다. 미국을 위시한 외국 사람들이 비타민-C를 복용하는 이유는 그저 얼마나 혈중으로 흡수되는가만을 고려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C를 복용하는 일은 혈중으로 흡수된 비타민-C의 역할만을 위해서 복용하는 것이 아니고 그 이전에 이미 소화관, 특히 위장에서 이와 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화관에서의 비타민-C의 역할은 한편으로는 거대용량 복용의 필요성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몇 십 mg 정도 복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흡수된 비타민-C의 역할만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이다. 즉, 몇 십 mg 의 비타민-C만을 복용해서는 위장에서 생성되는 발암물질, 나이트러스아민의 생성도 막을 수 없고 헬리코박터의 병리현상도 충분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흡수되지 않은 비타민-C의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들을 통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 2002. 08.25/ 이왕재(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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