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삼모작할 시대에 살고 있다
서 병 진
요즘 언론 매체나 사회에 회자하는 말이 있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였다.
또한 살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에 정부에서도 여러 정책 중에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정책을 내놓는다. 9급 공무원 응시연령을 연장하고, 지금 정년퇴직
연령을 연장한다는 것과 외국인도 채용한다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인생 2모작에서 인생 3모작으로 연장되는 셈이다. 그리하여 인생 3모작을 단단한
준비를 하여야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명제를 둔다면 인생은 삼모작 하는
것이다.
인생 3모작 한 83세 과거에 급제한 박문규 문무관과 99세에 ‘약해지지 마’ 시집을 출간한 일본의 시바타 도요의 할머니가 대표적인 것이다. 시바타 도요의 할머니는
세계의 언론 매체를 도배를 하였다. 의욕과 준비 없는 자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박문규 문무관은 1805년 출생하여 1888년에 별세하였다. 본관은 순창(淳昌) 자는
제홍(霽鴻). 호는 운소자(雲巢子)·천유자(天游子).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주위에서 촉망을 받았다. 장성한 후에는 출세의 길인 과거를 뒤로한 채 장사에 뛰어들었다. 그리하다가 채전(菜田)을 직접 경영하여 채소장사로 많은 재산을 모았다. 집도 좋은 집을 가졌고 돈 많은 부자이었다. 하지만 천성이 방탕하여 친구들과 흥청망청 쓰다가 몇
년 만에 재산을 모두 탕진하였다. 요즈음 말로 부도가 났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중년(40세)에 심기일전하여 총명한 머리로 공부를
시작하였다. 고시(古詩)를 수만 편을 외웠고, 구수, 자수, 평측 등에 대한 엄격한
규칙이 있는 한시인 근체시(近體詩)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었다.
고시(古詩)를 공부하여 문명을 떨치고 83세에 과거에 급제한 이야기이다.
청나라의 한림(翰林) 동문환(董文煥)으로부터 극찬을 받아 그의 문명이
청나라까지 떨치게 되는 제2의 인생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고종
24년(1887년) 그의 나이 83세가 되던 해 개성별시문과(開城別試文科)에 응시하여
당당하게 합격하여 병과(丙科)로 급제하였다. 이에 당시 35세였던 고종(24년 12월
23일)은 “새로 급제한 박문규(朴文逵)를 병조참지(兵曹參知)에 제수하라.”고
전교하였다. 병조참지는 병조의 벼슬로 정3품 당상관이었다. 특명으로 병조참의
(兵曹參議)에 등용되었다. 이듬해 고종 25년(1월 2일)에 또 급제 1년 만에
가선대부(嘉善大夫) 행용양위호군에 올랐다. 과거에 합격하여 인생 삼모작을
하였다. 평생을 지내도 오르기 힘든 품계에 1년 만에 올랐으나 일생은 여기서
종말을 고했다. 저서로는 운소산방집(雲巢山房集), 천유집고(天游集古) 등이 있다.
한시(漢詩) 한 수를 옮겨본다.
獨夜(독야)/홀로 지새는 밤/ 박문규(朴文逵)// 一穗寒燈獨夜心(일수한등독야심),
등불 하나 밝혀놓고 홀로 지새는 이 밤/ 西風吹葉冷森商(서풍취엽냉삼삼),
가을바람에 이파리 지고 서늘한 기운이 감도네/ 秋蟲似解詩人意 (추충사해시인의),
가을벌레가 시인의 마음을 헤아렸음일까/ 凉月虛窓伴苦吟(량월허창반고음),
달빛 비치는 창가에서 시 읊조리는 이의 짝이 되어 주네.
일본의 시바타 도요 할머니는 99세에 ‘약해지지 마’ 시집을 발간하여 99세에
등단하였다. 세계 최고의 기록이다. 세상을 더덕 서 하였던 시인이다. 시집이
세계적으로 베스트 1위로 많이 팔인 시집이다. 할머니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0대에는 이혼도 했고, 그 아픔을 먼 훗날 시집이 나오게 된 자양분이
되었다. 아픔이 있지만 따스함이 있는 시(詩)들을 많이 썼다.
외아들 겐이치가 있다. 아들도 시인이다. 아들의 도움을 받아서 아마도 시를 쓰게
되었고, 시집(詩集)까지 출간하게 된 것이다. ‘약해지지 마’시집은 워낙 유명한
시집이라서 병원 병실에서 책자에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큰
위안이 된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희망을 준다. 글에 대한 희망을, 꿈에 대한 희망을, 삶에 대한 희망을 준다.
100세 시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젊은 때부터 준비를 하여야 한다. 건강준비,
최소한 재산준비, 취미생활준비 등은 기본적인 준비할 도구다. 이것만 갖추면 최소한 100세 시대는 무난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바트 도요 할머니의 시 중에 ‘약해지지 마’와 ‘나에게’의 시 두 편을 옮겨본다.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한숨짓지 마//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꿈은/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나도 괴로운 일/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너도 약해지지 마.
나에게/ 시바타 도요// 뚝뚝 수도꼭지에서/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아무리
괴롭고/슬픈 일이 있어도/언제까지 끙끙/앓고만 있으면 안 돼//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단숨에 눈물을 흘려버리는 거야/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주 : o한국문학신문(2014.11.12.수), 제185호 서병진의 세상 이야기(17) 연재칼럼 9면
첫댓글 선생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마흔 다섯에 소설가라는 이름을 올렸으니 인생 이모작은 한셈이지요? 앞으로 열심히 살아서 일모작 더 해야 하겠습니다.
작가님! 인생 이모작이라고 하지요? 저는 인생 삼모작이라고 역설합니다.
1모작은 태어나서 결혼하는 날까지이고, 2모작은 결혼해서 사회생활로
정년퇴임하는 날까지, 3모작은 정년퇴직하는 날부터 인생을 끝나는
날까지를 저는 역설합니다. 여기서 정년퇴임은 자기 일하던 것을 그만
두는 날을 말합니다. 댓글 정말 고맙습니다. Thank/Gasan. :)
네 선생님.
좀더 부지런히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님은 열심히 살고 있는 줄 압니다. 글 쓰는 것이 문화생활하는 것입니다.
저는 인생삼모작을 역설합니다. 인생 삼모작 분류는 위 '우리윤아' 님 댓글에
답글로 인생삼모작을 역설 해 놓았습니다. 남의 글에 빠지지 않고, 댓글 정말
고맙습니다. Thank/Gasan. :)
좋은글에 마음이 활짝 개인듯 합니다. 저도 3모작 준비해야겠습니다.^*^
요즘 노화가 와서 약간 좌절이 왔습니다.
오늘 말씀으로 다시 생기를 얻어 남은 생을 열정으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