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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헌은 역사에 남고, 정의는 절차에서 완성된다"…제주서 지식인 예우와 절차적 정의 놓고 진지한 공론
- 제주 신지식인연합회 토론회…"공헌은 공헌대로, 법은 법대로 평가해야"
- "공헌은 공헌대로, 법은 법대로"…인권·언론·사법의 역할 집중 조명
"국제적 공헌은 존중하되 법은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국제적 공헌을 남긴 지도자와 지식인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지, 절차적 정의와 인권, 언론의 책임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진지한 공론의 장이 제주에서 펼쳐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신지식인연합회는 18일 제주시 호텔 휘슬락 제주에서 '국제적 공헌 지도자·지식인 예우에 관한 다각적 고찰'을 주제로 자유토론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시민사회와 언론, 공무원, 문화예술계, 봉사단체, 기업인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국제적으로 공헌한 인물에 대한 사회적 예우 기준과 형사절차의 공정성, 언론의 역할 등을 놓고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엽 사회자 진행으로 김석신 제주특별자치도 신지식인연합회장을 비롯해 유경용 세계평화인권단체연합 본부장, 고향숙 마음모아봉사단체 단장, 임정선 제주도문화체육활성화위원회 감사, 오○○발제자, 조승철 제주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 송경헌 대표, 김문석 라이브제주 대표, 최○○사회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김석신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토론회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는 특정 개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검증된 공헌을 가진 지도자와 지식인을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예우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며 "공헌과 정치적 논란을 어떻게 구분해 바라볼 것인지, 절차적 정의와 비례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차분히 살펴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의가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한 시선으로 공헌과 책임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고향숙 단장은 역사 속 사례를 통해 공헌자의 평가가 시대적 편견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과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사례로 소개하며 "당대에는 정치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결국 역사는 그들의 공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헌은 시대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살아 있을 때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 임정선 감사는 국제사회의 사례를 소개하며 공헌 평가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 바츨라프 하벨, 마하트마 간디, 제14대 달라이 라마 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는 정치적 논란과 인류에 대한 공헌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에 대한 기여를 중심으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며 "예우는 개인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사회가 어떤 가치를 존중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오○○발제자의 발제에서는 형사절차에서의 비례원칙과 인권 보호가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오○○발제자는 "구속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이고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가능성 등 법률상 요건이 엄격히 충족될 때만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령자와 건강 취약자에 대해서는 국제 인권 기준에 따른 인도주의적 고려가 필요하다"며 "절차적 정의는 특정인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사법제도를 위한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죄추정 원칙은 법원뿐 아니라 언론과 시민사회도 함께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각 패널들이 인권과 법치주의, 언론의 역할, 공헌 평가 기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유경용 세계평화인권단체연합회 본부장은 "인권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고령자 구속이 헌법상 비례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의 자유와 공정한 수사는 함께 보장돼야 하며 정치와 종교를 떠나 인권의 보편적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법치주의는 인권 위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김문석 라이브제주 대표는 공헌과 법적 책임은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공헌은 공헌대로 평가받아야 하고 법적 책임은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받아야 한다"며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여론이 먼저 판결을 내리는 사회는 누구에게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재판관이 아니라 사실을 전달하는 기관"이라며 "자극적인 보도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헌은 존중하되 법은 공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조승철 제주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여론과 언론의 영향력을 우려했다. 그는 "오늘날 언론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국제사회도 고령 지도자 구속 문제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보다 권력이 앞서는 현실을 경계해야 하며 법과 권력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존엄과 공정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송경헌 대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공헌을 정치적 이해관계와 동일선상에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에서 논란이 있다고 해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공헌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황우석 사례처럼 국내 평가와 국제 평가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논의를 제주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전국적인 토론문화로 확산시켜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 의식의 성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단체장은 최소한의 사회적 예우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그는 ▲확정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호칭 절제 ▲품격 있는 언론 표현 ▲피의자의 인격 존중 ▲공적 기록의 보존 등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국내 정치 논란이 국제적으로 검증된 공헌까지 부정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적은 역사에서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공헌과 법적 판단은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무죄추정 원칙과 절차적 정의를 철저히 지키고, 구속은 비례원칙에 따른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고령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주의적 배려, 사실 중심의 균형 보도,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공헌에 대한 객관적 평가, 교육을 통한 성숙한 예우 문화 정착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됐다.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 전원이 '예우 서약서'를 낭독하고 서명하며 공헌 중심의 예우와 인간의 존엄, 책임 있는 리더십, 사회적 가치 확산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번 토론회는 특정 사건의 유무죄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국제적 공헌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절차적 정의와 인권, 언론의 책임이 민주사회에서 어떤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한 자리였다.
토론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공헌은 공헌대로 존중하고 법은 법대로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야말로 성숙한 민주사회를 향한 출발점이라는 데 뜻을 모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