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 나도한마디학교 둘째번 강의(3.17)후기
3.17(월)19-21시 대청역 '누커'카페에서 니도한마디학교 -"한국관광" 강의가 있었다.
참석자 모두 3분스피치로 국내관광을 얘기했다. '천일야화'도 이와 같았으리라.
<관광이란? 빈집에서도 낭만을> 송재천 교장
사전적 의미의 관광은 여행, 유람, 구경, 원족, 산보, 산책등과 유사하게 쓰인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난 어느 곳"을 찾아가는 것.
유럽에서는 동네만 떠나도 퍽 재미있어 하는데, 우리는 기대치가 커서 그런지 국내 여행은 별로로 친다.
땡스투올(미담신문) 기사거리를 찾으러 두루 유람하는 편이다. 7년전 5월경 경남하동을 간적이 있다.
화개장터 한 음식점에서 그곳 중학교 중년여자들 동창모임을 만났다.
'밤에 잠 잘만한 빈집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금 난처해 하더니 대나무가 많은 빈집을 알려 주었다.
동네 리장한테 허락을 받아 산밑에 있는 빈집에서 잤다. 새벽녘 마당에 나오니 죽순이 불쑥 자라났다.
뒤마당 것은 손대지 말고 앞마당 것은 따가도 좋다는 리장의 말씀대로 무거운 죽순을 짊어지고 왔다.
대나무는 밤새 한꺼번에 불쑥 자란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때부터 "빈집에서 자는 여행'을 즐긴다.
<번잡한 곳도 한가로운 때가 있더라> -송문호 카페주인
5년전 이었던가, 벗꽃구경이 하고 싶어서 진해 군항제를 찾아갔다. 구경온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이라
여겨 긴장하고 갔는데 도시가 텅 비어 있었다. 웬일인가 했더니 마침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진 바로
뒤였다. 나에게는 너무 특별한 벗꽃 구경이었다. 유명한 유원지가 나만을 위해서 있는 것 같아서...
<4대가 함께 가는 국내 여행> 민효 님
60대 중반이다. 어렵게 살던 가난의 시절에는 여행이란 꿈도 꾸지 못했다. 지금 4대가 함께 살고 있어
1년에 한번씩 4대 가족이 함께 국내 여행을 한다. 여름 가을은 유원지가 북적여서 어렵다.
6월말쯤이 한적해서 텅빈 관광지를 찾아 나선다. 아버지-나-아들-손자 4대가...
<잠자고 났더니 '화장실 앞' 이더라> 유**님
놀러 다니는 것만은 남편과 의견이 맞아떨어진다. 바쁜일을 끝내면 토요일 밤 12시에라도 출발한다.
완전 빈 몸으로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를 즐긴다. 큰 아이가 한달도 되지 않아서도 길을 나섰다.
민가 아무데서나 재워줄 것을 청하면 인심 좋게 잠자리를 제공해 주었다.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도
서로 챙겨주며 연락을 하고 있다. 어느땐 한밤중 차에서 자고 나서 아침 눈떠보니 화장실 앞이더라.
<라면 선물로 환심을 사고> 김**님
30년전 고등학교 다닐때 혼자 중산리로해서 천왕봉을 오르는 길이었다. 지리산 샛길로 오르다가
길이 없어지고 길을 잃고 해매다가 냇길을 따라 6시간을 내려왔다. 마침 산속에 외딴 집 한채가 있어
들어갔다. 배낭속에서 라면 두개(다 부서져 있었다)를 꺼내 드렸더니 그 황공해 하는 그 모습이 선하다.
<사람 냄새가 천리를 가더라> 최**님
군생활을 대관령 오대산 북한산등 산속에서 보냈다. 당시 간첩들이 산을 타고 넘어 오던 시기여서
늘 긴장속에 근무를 했다. 마침 간첩소탕 작전이 있어 산속에 계시는 스님과 한조로 나섰는데
스님 말씀이 이미 지나가 버렸다고 했다. "사람 냄새가 천리를 간다"고 하면서 ...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 신**님
2012년 8월-12월까지 음악여행을 했다. 동해안을 따라 남해까지 고된 음악공연을 해 보았다.
아무 생각없이 몇달간을 키타를 메고 혼자서 외로움속에 새로운 환경에서 창작하고 싶었다.
작년 9월이었던가, 태풍 속에 촛대바위있는 곳에 있었다. 관광객도 없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노래하고 연주하고... 음악을 하면서도 이렇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여행이다> 대목 김용만
건축을 하느라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직업 자체가 여행이다. 일이 아니라 즐거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고 공감하고 거기서 즐거움과 기쁨을 갖는 것. 결국 마음여행이다.
<하루 15km를 걸어다니면서 세상을 보는 것>원**님
중국에서 10년 가까이 건축 사업을 하다 한국에 돌아온지 1년 반 되었다.
청계천도 바꾸었고 길도 바뀌었다. 모든게 신기한 것이 너무 많다. 내 땅을 밟는다고 생각하니 하루
15km씩 걸어다닌다. 담배도 끊고 운동도 하고 있으면서 이렇게 멋있는 땅이었던가 감탄을 한다.
<서울 성곽을 따라 낙산을 간다> 김**님
여행은 스토리다. 흥인지문(동대문) 바로 옆 예날 이대병원이 있던 자리에서 부터 낙산이다.
한성대 쪽으로 난 서울성곽을 따라 낙산이라하는데 낙타등처럼 두개의 봉우리가 있어 그리 불린다.
옛날 서민아파트가 있던 자리에 아파트를 헐고 공원을 만들었다.
아파트가 있을때는 제법 넓어 보였는데 공원이 왜 이리 비좁아 보일까. 얘기를 만들어 간다.
< 땅에는 길이 있다. 길 따라가는 것이 여행이다> 김**님
개성김씨 27대손이다. 땅에는 길이 있다. 곧장 가는 길, 꾸불꾸불 굽은 길. 우마가 다니는 길,
달구지가 다니는 길, 차1대가 다니는 길(道), 차2대 이상이 다니는 길(路)등이 있다.
길따라 다니는 것이 여행이다. 원족과 산보와 산책도 모두 관광이고 여행이다.
<느리게 가는 것이 여행이다> 동장 김만수
지난 금요일 강원도 '협곡열차" 당일 여행을 했다.
그전날에 양지바른 한뼘 언덕에 노란 개나리 핀 것을 보았다.
가는 길이 지난밤 비에 촉촉하다. 강원도 정선에 들어서니 온통 하얀 눈세상이다.
기차를 탔는데 70km로 달리던 것이 철암에서 분천까지는 30km속도로 늦추어 달린다.
거기 풍광이 신기하게도 아름답게 펼쳐진다. 느리게 가는 것이 관광자원이라는 느낌이다.
반론도 있다. 차타고 휙 지나가는 길 옆 개나리가 너무 화려해서
차를 내려 슬슬 걸어갔더니 별로더라는... 느리고 빠름의 느낌을 어떻게 조화롭게 하는가?
<기발한 '스내식'에 감탄하다> ***님
동장님이 다녀온 그 여행사 버스에서 두끼 식사를 준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이 있듯이
버스에서도 '스내식'이 있는데 어디서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해냈는지 놀랍다.
김밥 주먹밥이 아닌 찰밥을 반찬과 함께 접시에 담아 지그재그로 전달해서 먹었던 추억.
여행의 즐거움은 아주 조그만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뒤쪽 문을 열어 보아라> 송재천 교장
덴마크에 초청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숙소가 변두리에 다가 방도 구차해 보였다.
심통을 부렸더니 가장 추억이 될만한 곳으로 정했다면서
"뒷문을 열어보세요. 거기 인어공주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최고의 방으로 모신 겁니다"
문화적인 감각이 관광 자원이다. '느낌있는' 관광자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끝)
정리 : 미래촌 동장 김만수 http://cafe.daum.net/mireach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