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가마니 속 보물 … 귀한 손님을 향한 과천사람의 마음 |
경기 과천 유황오리진흙구이 |
과거 과천에는 학문을 닦는 어진 품성의 노학자들이 많아 백성들은 이를 본받아 행실이 바르고 착했다. 백성들은 여관이자 식당인 주막을 운영하거나 관리들을 위한 원이나 객사에 서 일하면서 손님이 갑자기 오는 일에 대비해 준비한 것이 오리였다. 자유롭게 풀어 키운 오리를 진흙가마에 넣고 오래 구우면서 언제 당도할지 모르는 귀한 손님을 기다린 것이다. 진흙으로 만든 화덕을 택한 것은 딱히 오리를 타지 않게 속까지 구울만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덕 안에서 구워진 채로 온기를 유지해야 언제 당도할지 모르는 귀빈을 대접하기 좋았던 까닭도 있다. 가까이에 하남에는 검단산 자락에서 자라 음기가 강해진 오리에게 양기가 강한 유황을 먹여 음양의 조화를 이룬 유황오리구이가 유명하다. |
- 맛집 : 과천에는 경마장오리집(02-502-7500), 옛골토성오리집(02-504-5262), 숲속의 하얀집(02-503-6115), 참진오리(02-502-9243)등이 있다. 하남에는 청정유황오리(031-793-5234), 청솔유황오리(031-793-5295)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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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기에 특별한 송이, 입안 가득 퍼지는 향과 맛 일품 |
강원 양양 송이밥 |
송이가 전국에서 제일 좋기로 유명한 곳인 양양의 10월은 전국의 미식가들로 북적인다. ‘송이’ 는 20~80년생 소나무 밑이나 솔잎이 깔린 푸석한 땅이 아니면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생장조건이 까다롭다. 그뿐 아니라 낮 기온이 26도를 넘지 않고 밤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비로소 줄기를 내리는데, 한번 난 자리에는 다시 자라지 않는다. 수확도 일 년에 단 한차례 추석 무렵에만 가능하니, 송이가 귀할 수밖에. 단순히 드물다는 이유로 송이가 귀한대접을 받는 게 아니다. 한 입만 베어 물어도 입안 가득 퍼지는 특유의 향기와 맛, 그리고 영양소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송이의 고장답게 양양에는 송이버섯전골, 송이불고기, 송이돌솥밥 등 다양한 송이요리가 있다. 특히나 그윽한 풍미가 더해진 송이밥은 밥알마다 특별한 향기가 배여 있어 송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
- 맛집 : 송이버섯마을(033-672-3145), 송이골(033-671-8040), 옛날밥상(033-673-3577), 예림가든(033-672-4459)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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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흐드러지게 핀 봉평, 총대 닮은 구수한 총떡 |
강원 평창 메밀전병 |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의 배경지인 평창. 평창의 메밀경작지는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나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가을에는 봉평 메밀축제도 열리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메밀밭의 정취를 만끽하며 메밀음식을 맛본다. 평창사람들은 명절 때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면, 반드시 메밀묵을 만들어 먹고, 차례상에 메밀전이 빠지면 헛제사를 지냈다고 했을 정도로 메밀음식을 달고 살았다. 산업화 이후 궁핍했던 형편이 나아지면서 메밀전에 신김치, 당면, 볶은 돼지고기 등을 넣어 돌돌 말아 밥 대신 먹었는데, 이것이 바로 총대처럼 길다고 하여 ‘총떡’ 이라고도 불리는 메밀전병이다. 타지의 친인척이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을 때도 이 메밀전병을 숭덩숭덩 썰어 별식으로 내놓았다. 요즘도 봉평면에 가면 음식점마다 메밀전병을 구워내는 냄새가 진동한다. |
- 맛집 : 봉평미가연(033-335-8805), 진미식당(033-335-0242), 옛골(033-336-0242), 메밀 먹거리(033-335-0203)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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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에 담긴 안동유생들의 비밀스러운 밤참 |
경북 안동 헛제사밥 |
‘양반의 고장’ 안동의 대표음식인 ‘헛제사밥’ 대한 전설은 여럿 있다. 밤늦게까지 글을 읽던 안동유생이 배가 출출해지자 하인에게 제사를 지내야한다고 장난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헛제사상’ 을 차리게 했는데 제사는커녕, 제삿밥만 나누어 먹는 것을 보고 하인들이 ‘헛제사밥’ 이라 부른데 연유되었다 전해진다. 또 하나는 서원이 많았던 안동지역에는 타지역의 많은 유림과 유생들이 서원에 모이게 되었는데, 이때 준비한 비빔밥의 재료가 다양한 어물과 탕국, 각종 나물 등 제사 음식과 비슷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안동헛제삿밥 상차림은 나물과 간고등어, 녹두전, 명태찜, 두부 부침을 기본반찬으로 하고, 놋그릇에 따뜻한 밥을 담아낸다. 선비들이 먹은 밤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모든 찬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 커다란 놋그릇에 나물을 넣고 비벼먹어도 좋다. |
- 맛집 : 까치구멍집(054-855-1056), 터줏대감(054-853-7800), 옥류정(054-854-8844), 민속음식의 집(054-821-2944)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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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의 고장, 산청이 만들어내는 약재의 향연 |
경남 산청 한방오리백숙 |
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을 집필한 명의 허준과 스승 유의태가 의술을 펼쳤던 곳으로 알려진 산청. 옛날부터 산약초가 자생한 산청은 ‘한방약초’ 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산청사람들은 음식뿐 아니라 약재를 술로 담갔는데 도수를 높게 만들었다. 독한 술에는 기름지고 잡기도 쉬운 오리가 그 안주로 제격이었다. 그래서 모처럼 오리를 잡는 날이면 수십 가지 약재를 넣고 정성을 다해 요리를 만들었는데 이름이 바로 한방오리백숙이다. 한방오리백숙에는 진피, 후박, 육계, 사인 등 각종 한약재들이 서른 가지 이상 들어간다. 검은 색깔이 썩 맛있어 보이진 않지만, 일단 한입 먹어보면 향긋한 맛에 깜작 놀란다. 여기에 산뽕, 절임, 매실장아찌 등으로 간결하게 차려내는 밑반찬 역시 약재의 향연이다. 향기만 맡아도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
- 맛집 : 송림산장(055-972-2988), 갑을식당(055-973-0053), 두지바구 산장식당(055-972-1421), 우천정(055-974-3366), 장당계곡식당(055-973-8428)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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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수랏상에서 오른 명물 … 서민들의 음식으로 재탄생 |
부산 동래파전 |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삼짇날 임금님께 진상한 음식이었던 동래파전. 이렇듯 나랏님 수라상에 오르던 동래파전이 서민들에게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30년대, 기생조합이 있었을 만큼 유명한 유흥가였던 동래시장 동문 입구였다. 그중 한 술집인 ‘진주관’ 에서 동래파전을 손님 접대용 술안주로 올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 동래파전은 고급 술집의 안주에서 장터서민들의 음식이 되었다. 파전은 기장에서 재배되던 조선 쪽파와 언양의 미나리 위에 기장 바닷가에서 잡은 갖가지 해물을 한 움큼 올린 다음, 묽은 쌀가루 반죽과 계란을 뿌려 장터 한 편에서 지져냈다. 새롭게 등장한 동래파전은 삽시간에 동래장터에 온 장돌뱅이와 장보러 온 사람들에게 별미 중의 별미로 소문나기 시작한 것. 동래파전은 걸쭉하면서도 차지고, 그 양도 푸짐해 오늘날까지 인기가 높다. |
- 맛집 : 동래 할매파전(051-552-07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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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바람이 몰고 온 천상의 별미 ‘풍천장어구이’ |
전북 고창 ‘풍천장어’ |
풍천장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만 잡을 수 있다. 고창 선운사 어귀의 인천강 역시 강물과 바닷물이 10km이상 드나드는 유명한 ‘풍천’ 중 한 군데. 고창 풍천장어는 자연산화 시킨 양식 장어로 양식으로 키운 장어를 갯벌에 6개월 정도 풀어 키우고, 양식어장에 갇혀 얌전하게 자란 장어를 갯벌에 풀어놓으면 장어의 활동량이 늘어나고, 자연스레 불필요한 지방이 쏙 빠지고 중요한 영양분만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사료를 일절 주지 않고 해수를 이용해 키운 장어를 ‘고창갯벌풍천장어’라고 부른다. ‘고창갯벌풍천장어’ 의 진정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가볍게 소금만 뿌려 구워 먹는 것이 좋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통통한 살과 담백한 장어의 맛이 혀에 착착 감긴다. 고창의 또 다른 명물 복분자주와 함께 먹으면 맛이 더욱 좋다. |
- 맛집 : 우진갯벌풍천장어(063-564-0101), 산장회관(063-562-1563), 신덕식당 (063-562-1533), 연기식당(063-562-1537)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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