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항상 과거를 회상하고 과거를 그리는 그런 존재인가
좋았던기억, 싫었던 기억 이든 과거는 늘 되돌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추억을 가져온다
추억은 그리움을 그리움은 또 다른 추억을 잉태하고
그 추억이 그리워 돌아갈 수 없는 그날로 다시 가고파...
지리산의 긴 여정은 10여년전 그날의 기쁨 고통을 되새기게 하고 또 다른 고통을(?) 가져다 주었던 설악 공룡능선에 대한 동경으로 산행을 결심한다
그러나 단풍절정기 대피소 예약을 거의 불가능한 상태.
산행 신청은 15일 단위로 신청하는데 10. 1- 10. 15 어간 산행 신청은 보름전 9. 15 오전 10시에 국립공원 사이트에 접속하여 신청 하는바, 그날 신청을 하였으나 접속 불가 하여 산행을 포기한다.
며칠뒤 밤 11시경 우연히 접속하여 자리가 있는 것 같아 신청하였더니 어찌된 일인지 예약이 된다.
아마도 설악을 보고 오라는 말씀 같아 4명을 신청하고 함께 할 회원을 공지하였다
지리산에서의 멋진 추억을 잊지 못한 여행 스케치는 기꺼이 동참 하겠다고 하여 나머지 두분의 동참할 회원을 기다림.
10. 14 산행이 시작되어갈 무렵까지도 신청자가 없어 두사람이 지리산에서 처럼 오붓 하게 다녀 오기로 작정 하던 중 우연히 지수 회원과 연락이 되어 함께 하고 싶다 하여 같이 가기로 하였다
외려 더 마음이 설랬을까.
14일 아침 6시에 대구은행앞에서 출발키로 하여 13일 저녁
10시경 일찍 잠을 청했으나 새벽 2시 이후로 시간마다 깨는 불상사가 일어남.
스케치가 집앞까지 와서 나를 태우고 대구은행에서 지수를 태우고 6시 20분 대구를 출발하다. 사실 시간적인 문제 때문에 5시에 출발 하려고도 했지만 그래도 푹자고 가는게 나을 거 같아서 시간을 1시간 늦춤.
설악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설깬 잠은 싹 달아나 버리고 들뜬 마음에 조잘 조잘 이야기 하며 소고기 국밥으로 유명하다는 횡성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음 ( 8000원 ). 커피등 음료수는 스케치가 아이스 박스에 가득 담아 왔네.
강릉을 지나 양양쪽으로 향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우측으로 동해안 바다가 보이고 이곳이 역시 동쪽의 끝자락 임을 실감하고 짙어가는 가을처럼 도로 주변 가로수와 산들이 울긋 불긋 난리다
양양에서 좌회전 하여 한계령까지 길이 너무 시원하게 뚫려 있다 역시 도로망은 정말 잘되어 있다는 느낌. 우리차를 소공원 켄싱턴 호텔에 주차 시켜줄 기사와 통화 하니 벌써 한계령에 와 있단다. 10여년전 무박으로 산행한 출발지인 오색을 지나 조금더 오르막길을 오르니 한계령이다. 관광온 사람인지 산행 하는 사람인지 붐빈다
주변 산들이 정말 포스가 다르다 단풍에 물든 괴석이랄까. 여기가 설악산이구나 실감하였다.
기사에게 차를 인도하고 기념사진 한장 ( 참고 대리비는 주차 요금까지 포함하여 6만원)을 찍고 산행을 시작한다
한계령에서 시작된 과거로의 회상은 무르익는 단풍과 바위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계령이 1000이 넘는 높이지만
한계령에서 한계령 삼거리 (서북능선 시작점)까지 2시간여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한다
나무계단과 돌계단의 연속? 뜻하지 않게 참석 하신 지수님은 젤 뒤편에서 빠르지는 않지만 꾸역 잘도 올라 온다. 우리처럼 여기서 출발하는 사람이 다수 보인다
길이 가팔라 자주 쉬었다. 시간상으로도 충분히 중청대피소에 시간내 도착할 수 있을거 같았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산행 하였다
2시간 10분여 만에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했다. 삼거리에 도착하는 순간 설악의 거대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 왔다 용아 장성은 정면으로 보이고 우리가 정복할 공룡은 뒤편에 동해 바다를 끼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기다랗게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 장관이었다.
거기는 공단 직원이 인원을 체크하고 입산을 통제하고 있었다. 너무 늦게 산행 하는 사람을 막기 위해서 있는 것 같았으며 직원에게 사진 한 컷을 부탁하고 출발
사실 오색약수에서 올라가면 용아와 공룡을 이렇게 상세 하게 볼수 없는데 이곳 서북능선은 멋진 광경을 한눈에 보면서 산행 할수 있어 더더욱 좋은거 같았다
경치 좋은데서 점심을 하고 계속 대청봉을 향해 걸었다. 지표상으로 대청이 한계령 보다는 높기 때문에 다소 오르막이라고 해야 되나 허지만 좋은 경치 때문에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대청봉 입구 끝청까지 왔다. 오는중 서울에서 온 60중반의 사람들 (4명)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대화도 하였는데 밤에 취사장에서 만나 같이 술 한잔하고 기념 사진도 찍었다.
끝청에서 우리가 온 능선을 보니 아득 하였다 저 멀리 이름도 이상한 귀때기 청봉이 우뚝 솟아 보였다. 설악에서 자지가 젤로 높다고 으스대다가 그보다 더높은 대청 중청 소청에게 귀때기를 맞아서 귀때기 청봉이라나~~ㅋ
끝청에서 일몰을 본 후 숙박할 중청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와글 와글 일단 등록을 하고
2층 228, 229, 230 침상 배정 받음. 모포 3장 (장당 2천원) 을 빌려 침상에 가져다 놓고 취사장에 가니 웬걸 바글 바글 자리가 없다. 하긴 여기는 완전히 100% 예약되었으니 복잡할 수밖에 침실도 바글 바글이다..휴~~~
취사장이 빌때까지 대기 하다가 저녁을 먹다. 마침 함께 능선을 같이 온분들과 옆에서 식사를 하여 서로 술도 권하면서 친분을 다짐.
국립공원 대피소가 다 이런가? 아님 사람이 많아서 일까? 제일 중요한 물이 없다 지리산에서는 물이 넘쳐 같이간 스케치는 샤워까지 했는데 여긴 물이 말랐다. 양치질 할 물도 없음. 한계령에서 출발한 이후 담날 하산하여 비선대에서 처음으로 손을 씻음.
중청대피소는 너무 통제가 심함. 물은 없고( 패트병 큰거 3000원 작은거 1500원 사서 먹으면 많겠지) 계속 방송으로 패트병은 가져가야 된다. 밤 8시면 취사장 소등한다, 너무 떠들지 마라 등 그리고 침실은 남녀가 구분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단풍철이라 복잡해서 인지 남녀 혼숙(?) 이다 ㅋ 왜 혼숙하냐고 직원에게 물으니 가족단위로 많이 왔다나
지수님 바로 옆에서 같이 동침함.(가족?)
9시반경 취침했는데 피곤해 바로 잠든거 같은데 2시반경에 깨어 잠이 오지 않아 바깥으로 나가니 와우 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저멀리 속초시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실 요번 산행중 날씨는 정말 일품 이었다 산행 내내 바람 적당히 불고 맑았으며 일출 보는 아침에도 전혀 춥지가 않았다. 일출 볼때 만난 사람이 자기가 설악 몇 번 왔는데 이렇게 날씨가 좋은 건 첨이라나..)
하늘 한번 쳐다보고 속초야경 한번 쳐다보고 그러고 있는데 스케치가 밖으로 나온다. 잠이 깨어 나왔다면서 ..나도 1시간 정도 있다 먼저 들어갔는데 담날 물어보니 스케치는 1시간 넘게 밖에 있었다나..
5시반 기상하여 50분경 일출보기 위하여 중청에서 20분 거리 대청에 오르다. (일출시간 6시 32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고 날이 고요하고 맑아 멋지게 일출을 보다. 저마다 사진 찍는다고 난리고 특히 정상석 인증샷 지역은 줄을 서야 된다
이시간이면 오색에서 무박 산행하는 팀들이 일출을 보기 위하여 올라오는 시간인데 별로 보이지 않는것 같고 나중에 공룡 산행중 kj, 대구유성산악회 회원들을 만났다 무박산행중 이란다
중청으로 내려와 급히 아침을 먹고 공용 출발지 희운각으로 내려가자 완전 급경사 지역인데 나무 계단을 많이 설치 해놓아 조금은 편한듯.
희운각에서 지수님은 공룡이 자신 없다며 단풍 좋은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 하고프다 하여 마침 어제 우리와 취사장에서 함께 하였던 서울 신사(?)들에게 (천불동으로 내려 간다 했음) 지수님을 부탁하고 우린 공룡으로 출발
10여년전의 공룡의 기억은 다소 힘들었다는 것 ( 그땐 무박 이었으니 ) 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나 느낌은 똑 같다고나 할까
10년전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단체산행 팀들 개인적으로 온 분들 하여 공룡이 복잡하다.
부녀간에 온사람들고 있고 부부간에 온사람도 있고 특히 인상적인 것은 거의 공룡 끝나는 지점인 마등령 다 갔을 무렵 70중반의 노부부와 젊은손자손녀 네 사람이 우리 반대 방향으로 산행중 이었는데 연세가 많은거 같아서 잘 갈수 있을지 의문 이었는데 공룡 잘타고 천불동 계곡으로 해서 무사히 내려갔는지 지금도 궁금
딱 5번의 오르내림이 있었다. 공룡 시작 신선봉부터 엄청 가파랐다 절벽을 타는데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275봉 오르막 내리막 그리고 이름 없는 봉우리 2곳 마등령 오기전 마지막 봉우리 1곳까지 하여 다섯 번 산을 올랐다 내렸다 하였다. 거리는 4.9 키로 밖에 안되지만 오르내림이 심해 체력이 엄청 소모된다
허나 힘든 만큼 그 절경은 내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 또 대단 하였다
바위 모퉁이를 돌때마다 달리 펼쳐지는 새로운 광경들... 그곳을 가본 분이라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종주 종착점 마등령 가기전 울산바위와 속초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마등령 직전 바위위에서 지수가 싸온 주먹밥을 점심으로 먹고 비선대로 향하여 하산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내리막길 이라 좀 편했고 이제는 바위보다 붉게 물든 단풍잎이 우릴 반기는데 곳곳이 단풍천지다. 단풍은 4부에서 7부 능선 정도에 절정이고 대청봉 쪽에서는 유감 스럽게도 겨울이다.
우린 물도 다 떨어져 쫄쫄 목만 다시면서 정처 없이 걸어내려 가는데 지수님은 전화가 와서 서울 신사들과 천불동 계곡으로 잘 내려 왔고 비선대 지나 족욕하면서 시원한 맥주 마시고 있다고 약 올리고 나도 머리가 띵한게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데 스케치는 많이 힘들어 하는것 같았다.. 지수...안오길 잘했지..헬기 부르는 사태가 일어 났을 수도 ㅋ
지리산이 어머니 라면 이곳 설악은 아버지?
지리산은 길지만 평탄하게 따스하게 우릴 맞는데 이곳은 화려 하기는 하나 오르 내림등 부침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한창때 수학 여행온 금강굴을 지나 드디어 비선대다
입구 상점에서 캔맥주 3병을 작살(?) 내고 앞 설악 맑은 물에 머리와 발을 씻으며 설악의 힘들고 아름다웠던 추억을 되새기고 3키로 미터를 더 걸어 소공원으로 가니 지수님이 공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달 간격으로 무리 하다 싶을 만큼 지리 설악 두곳을 다녀왔는데 지리산은 지리산대로 설악산은 설악산대로 멋이 있는 것 같다
세월이 가면 이시절의 추억이 또 어떤 기억으로 다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심정은 산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고 행복하다
함께 해준 여행스케치, 지수님 모두 감사드린다.
세부일정
대구은행 6:20 출발
단양휴게소 7:50 (화장실)
횡성휴게소 8:50 (아침)
9:30 출발
한계령 11:15 도착
11:30 출발
한계령 삼거리 13:40
점심 14:00
14:45 출발
끝청 17:15도착
중청대피소 17:35도착
취침 21:20
기상 05:30
중청출발 05:55
대청도착 06;15
일출 06:30
하산 06:40
중청출발 08:05
희운각대피소 09 :05도착
09:35 출발
신선봉 10시
1275봉 11: 15
공룡끝지점 12:55 (점심)
13:15 출발
마등령 삼거리 13:20
비선대도착 15:30
출발 16:15 ( 맥주. 족욕 )
소공원 도착 16:50
출발 17:00
북원주 휴게소 도착19:05
출발 19:40
대구은행네거리 10:10도착.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