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콜롬비아가 코카인의 제조 및 유통에서 세계 제1위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지만 그 원료가 되는 코카나무 재배면적 1위는 바로 페루입니다.
옛날 잉카인들은 이 코카나무를 신이 주신 선물로 궂게 믿어 왔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게 없어서 원주민들의 분포가 비교적 높은 고산지대에 가면 이 코카 잎은 아직도 이들의 생활과 뗄 레야 뗄 수 없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형성돼 있습니다.
이 코카성분이 환각, 마취효과를 갖고 있어서 코카 잎을 차로 끓여서 마시기도 하고, 과거 잉카시대 때에는 두개골을 절개한 뇌수술을 한 흔적도 있는데 이때 코카 잎을 마취제로 사용한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또 고산지대에서 흔히 생기는 고산병에도 이 코카 잎이 쓰이는데, 물론 고산병에는 특효약이 없답니다. 다만 이 코카 잎을 차로 마시거나 또는 날로 씹어서 먹으면 고산증세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저는 고산지대에 올라가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고산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이 코카차를 마시거나 코카 잎을 씹으면 그 증세가 많이 완화된다고들 합니다.
또 이 코카 잎을 씹으면 일시적으로 배고픔도 잊게 해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고산지대 원주민들은 긴 끈이 달린 작은 주머니에 항상 코카 잎을 갖고 다닌다고 합니다.
고산지대 기후의 특성상 낮에는 강렬한 태양빛으로 상당히 덥지만 밤에는 고도차이로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때 코카 잎을 먹으면 추위를 잊게 해주고 몸도 훈훈하게 해준다고 하네요.
이 효능은 결코 환각작용이 아니고 코카 잎이 갖고 있는 특별한 성분이 혈류량을 늘려주고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 잉카인은 이 코카나무를 신이 주신 선물로 여기고 귀히 여겼는데 이를 본 스페인 정복자들은 이를 기이히 여기고 코카의 효능을 알아차렸다고 합니다.
이 신이 준 선물이 서구 정복자들과 만나면서 '코카인'이라는 저주받은 마약류로 변질해 가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가장 대표적인 청량음료 가운데 코카나무에서 코카인을 추출하고 콜라나무에서 카페인성분을 추출해 원료로 만든 음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느 약사가 소화제 대용으로 만든 약이었는데
이 코카인 성분이 강한 중독성을 알고 있는 챈들러라는 사업가가 그 제조법을 사들여서 청량음료로 상표등록을 한 후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요.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최하 1억병 이상이 팔린다는 이 음료..
얘기가 좀 빗나갔는데요 어쨌든 코카인이 되기 전의 코카 잎 자체로도 페루 사람들에겐 귀한 약이랍니다. 마취제 대용으로, 고산증 완화제로.. 그리고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고 잊게 해주는 그런 순기능을 갖고 있는 코카 잎.. 리마를 비롯한 대도시, 시골 산간벽지 어디를 가더라도 시장에만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페루의 민간 약재라고 하네요.
코카.. 이것도 복이라면 페루의 복이겠지요.. ^^;;
페루의 전통음식 “세비체”
당신은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독특한 외국 음식에 끌리시나요? 그렇다면 저 남미 페루의 음식은 어떨까요? 가본적도 없는 나라의 처음 보는 음식 앞에서 머뭇거림 없이 포크를 들 용기가 있다면, 삼십 분 후 당신은 ‘세비체’의 노예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남미 하면 흔히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 남미 여행자들은 페루를 먼저 간다고 합니다. 16세기 초까지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꽃피웠던 잉카문명의 유적지를 보기 위해서지요. 그래서 남미를 여행한 사람들이라면 페루 음식을 한 두번씩은 맛보게 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페루 전문음식점인 쿠스코에서 이 ‘세비체’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음식점 이름은 ‘꾸스꼬’ 라고 합니다. ‘꾸스꼬’는 옛 잉카제국의 수도 이름으로 세상의 배꼽(중심)이란 의미를 담고 있지요. 남미여행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은 만큼 음식점의 규모는 아담하다고 하는데 별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많이 찾아진다고.. ^^
페루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도 페루 음식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유럽인들이 건너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선 양식이 대부분이지만 페루 음식은 양식과 궤를 달리한다고 하거든요. 잉카제국을 건설한 몽골리언들의 후손인 남미 인디오들이 즐기는 페루 음식은 굳이 분류하면 고대 아시안 푸드로 분류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식단처럼 곡물과 야채, 생선 등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한식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답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고추 등이 음식의 주재료이며, 치즈나 느끼한 음식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이 음식점의 대표 메뉴는 ‘세비체’라고 합니다. 페루의 전통음식인 ‘세비체’는 한마디로 말해서 ‘회요리’입니다. 익히지 않은 날 생선이란 말씀.. 우리나라나 일본 사람들만 회를 먹는 줄 알았는데 저 먼 남미 페루에서도 생선회를 먹는다는 것에 조금 놀라웠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닌 것이, 제주도를 세로로 놓은 듯한 모양의 페루는 한쪽 면이 태평양과 접해 있으니 바다에서 나는 것을 이용한 요리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물고기에 무엇을 첨가해 어떤 방법으로 조리해 먹을지는 그 곳 사람들의 먹는 문화에 따르게 되는 것이겠지요.. 이 ‘세비체’는 흰살 생선을 레몬즙에 절여 해물 소스에 버무린 남미식 회 요리라고 하는데요. 주문하면 30분 이상 양파와 함께 재워 나오느라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맛을 본다면 새콤한 맛으로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고.. 특이하게도 이 음식은 생김새나 그 맛에서 우리가 먹는 회와 달리 숙취해소 음식으로 애용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생선회를 술안주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반대 경우라고 하네요. 또한 우리는 회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생선살에 와사비와 간장만을 첨가해 먹는 음식이라면, ‘세비체‘는 앞에서 말했듯이 생선살에 레몬즙과 해물소스, 양파를 첨가해 절여 만든 요리입니다. 레몬과 양파가 들어간 까닭에 맛은 시고 맵습니다. 또한 페루 특유의 소스인 노란소스에는 고추, 양파, 생강, 마늘이 많이 들어갑니다. 모듬을 시키면 같이 ‘빠빠레예나’가 나오는데 ‘빠빠레예나’는 삶아 갈은 감자를 만두처럼 고기와 야채양념으로 만들어 우리네 고로께와 비슷하다고 하네요. 또 새우, 오징어, 조갯살 등을 레몬즙에 숙성시켜 튀긴 ‘치차론데 마리스꼬스’도 우리 입맛에 잘 맞다고 합니다.
‘세비체’ 외에도 사골과 야채를 함께 우려낸 육수로 만든 버섯소스 닭고기 스튜는 식사 메뉴로 적당해 보통 밥을 비벼 먹는다고 합니다. 와인숙성 돼지고기 야채 스튜에 해당하는 ‘압도 데찬초’을 시키면 상큼하고 새콤한 소스에 빵을 찍어 먹는 재미가 있다고.. 남자 엄지손가락만한 옥수수도 눈길을 끄는 식재료라고..
아무래도 낯선 페루 음식이다 보니 주방에 2명의 페루인이 와 있다고 합니다. 모두 페루 현지 한인식당에서 일하던 이들이러고 하는데요 이들은 전혀 맛에 변형을 주지 않고 현지 방식 그대로 음식을 만든답니다. 한국사람 입맛에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판단해 메뉴를 고르는 것은 주인 이원종(35)씨의 몫이라고.. 식사 중간마다 손님들이 전시돼 있는 페루의 망토, 가방, 모자 등 각종 기념품을 이용해 기념촬영을 라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첫댓글 코카에 대한 오해를 어느 정도 해소해 주셨네요~ 인디오들이 포토시 광산에서 일할 때 먹었던 신비의 약이 바로 이 코카 였다고 하던데~ 세비체 역시 사진도 함께 곁들여서 봤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