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를 출산한 지 10년 된 이강주 씨는 요즘 부쩍 손발이 차고 배가 차 잠을 설칠 때가 있다. 꼭 추운 겨울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을 쐬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겨울 스웨터를 걸치고 업무를 본다. 한의원을 찾은 이강주 씨는 생활 속 불편 사항을 한의사에게 설명했다.
궐증은 보통 사람이 추위를 느끼지 않는 온도에서도 추위를 느끼며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을 말한다. 때로는 손발 이외에도 무릎이 시릴 수 있으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냉증은 교감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외부 자극에 노출,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말초신경까지 혈액공급이 어렵게 되면서 나타난다.
대개 남성보다 여성, 특히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여성이 초경, 임신, 출산, 폐경을 경험하면서 호르몬의 변화를 남성보다 많이 겪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긴장을 많이 하며, 스트레스에 예민한 여성들이 수족냉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데, 이는 스트레스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해 몸에 찬 기운을 쌓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궐증은 대부분 체질적으로 몸이 찬 사람들에게 나타나기 쉽지만, 10~20% 정도는 몸은 따뜻한 편인데 손발만 찬 사람도 있습니다. 몸이 찬 사람과 몸이 따뜻한 사람은 같은 궐증이지만 처방도 달라지는 것이지요. 이강주 씨는 몸이 전체적으로 찬 편이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진맥을 하고 나서 이강주 씨의 상태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손발이 차도 체질에 따라 처방이 다르다. 손발이 차면서 설사를 자주 하거나 소화가 안되고 복통을 느끼는 경우는 몸이 찬 체질의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이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얼굴이 빨개지고 갈증을 자주 느끼면 몸은 따뜻하나, 기혈의 흐름이 좋지 않아 손발만 찬 체질이다.
한의학에서는 몸이 찬 체질도 두 가지 체질로 나뉜다. 비(脾)의 양기가 부족한 체질과 신(腎)의 양기가 부족한 체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비(脾)의 양기가 부족한 체질로 전반적으로 소화기계통이 약한 체질이다.
한의사는 이강주씨의 몸이 차면서도 신의 양기가 부족한 체질이라고 진맥했다. 체질에 맞게 한약재를 쓰면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으로는 찹쌀, 생강, 마늘, 파, 계피가 있다. 과일은 주로 남쪽에서 생산되는 색이 노랗거나 빨간 귤이나 바나나, 사과가 좋다. 육류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닭고기가 맞다. 추운 겨울에는 생강차, 계피차, 쑥차가 몸을 따뜻하게 한다. 이외에도 족욕, 반신욕, 배꼽 아래 뜸을 뜨는 것도 좋다.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보리나 메밀, 밀 그리고 북쪽에서 나는 과일이나 돼지고기다. 보리차, 녹차, 결명자차도 피해야 할 음식이다. 아이스크림도 물론 좋지 않다.
양방에서는 수족냉증이 레이노병, 류마티스성 질환, 추간판 탈출증이나 말초신경염, 손목터널 증후군, 갑상샘 기능 저하증, 혈관 질환, 약물 부작용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한다.
내장을 따뜻하게 기력을 높여주는 마늘 즉 스코르디닌 성분이 들어 있어서 내장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높이며 기력을 높여 준다. 또 저혈압으로 손발이 차고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우며 심장이 두근거릴 때 좋고, 강한 살균력과 보온 효과가 뛰어나다.
피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는 양파 양파의 알리신은 체내에서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세포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심근을 부활시키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서 피의 흐름을 부드럽게해준다. 따라서 고혈압, 동맥경화, 정맥류를 개선하며 혈전을 예방하고 이미 생긴 혈전을 녹여 준다.
풍기·냉기·습기를 없애주는 생강 단, 생강 껍질은 성질이 차므로 뜨겁게 하려면 껍질을 버리고 써야 한다. 생강은 풍기·냉기·습기를 없애주고 체액을 조절하여 땀이 나게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며 혈전도 예방한다.
자궁의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쑥 하복부가 냉하여 소변이 원활하지 못할 때, 손발 또는 허리가 냉하여 잘 저리거나 통증이 있을 때 두루 효과가 있다.
도움말 / 이한성 맑은숲한의원 목동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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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