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쓴글인데 어떤분께서 고맙게도 자기 카페에 그대로 옮겨 놓으셨더라고요.
언제썻는지 기억도 가물한데 반갑기도 하고 또 유익한 이야기인것 같기도 해서요. 그냥 심심풀이로 읽어주세요
저는 악플도 환영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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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한류가 있었을까 지금도 있기는 있을까?
오랫동안 눈팅만 하다가 글을 씁니다.
베트남에 한국의 위치? 찌찔한 한국인들?
과연 한류가 있기는하냐? 라고 물으시는분들....
물론 있습니다.
맞습니다 찌질한 한국인, 사그라져가는 한국 드라마, 영화,의 인기
(사실 아직도 인기는 대단합니다 처음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사그라져가는건 아닙니다)
그리고 더 많게,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한류가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인의 이미지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하시는 분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마음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그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저는 이곳에 삼년째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럽에 걸쳐 있는 일을 했고 여기서도 한국과 유럽에 걸쳐 있는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만족하지 못하지만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 여기에 왔을 때 저도 한국인은 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미국 일본 유럽에서 만나는 한국인들은 안 그런데 유독 이곳만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한 3년을 살아보니 이제는 아주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그리되는지 그리고 한국인이 어떤지, 베트남인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적응력이 강하고 뭐든지 빨리 배우는 한국인들 베트남에 와서 처음 배우는 것이 베트남 방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배낭여행으로 십 몇 년 전에 왔을 때 처음 배운 말이 싸울람, 도마 였습니다.
한국서 출발하기 전 숫자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배낭여행을 갈때 비행기 안에서라도 반드시 외우고 갑니다.
-최소한의 문장들 몇 개와 함께요.)
제일 많이들은 이야기는 신 차오(안녕하십니까?) 깜온(고맙습니다) 신 로이(미안합니다-이거는 살다보면 일 년에 몇 번 들음) 가
아니라 싸울 람 이었습니다. 그다음 도오마
싸울람 - 사전적 의미로는 심한 거짓말, 거짓말쟁이 거리에서 통용되는 의미는 사기꾼 여기서는 의외로 심한 욕설
도오마 - 사전적 의미로는 엄마를 팔다.. 실제 의미는 니미 십팔... 아주 심한욕
길거리 카페에 앉아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껌이나 복권으로 사람을 툭툭 칩니다.
처음에 베트남 왔을 때 민망해서 쳐다보며 난 외국인이어서 필요 없어.
혹은 미안해 고맙지만 필요 없어 혹은 2000동 짜리 껌을 50000동에 팝니다, 너무 비싸 그러면 대부분은 도오마..혹은 싸울람 그러고 가버립니다.
한국식으로 그래도 예의를 갖춰서 사람을 대하듯 해주면 오히려 욕합니다.
지금은 베트남 식으로 쳐다 도 안보고 손으로 훼훼 해서 쫒아버립니다.
베트남 식으로 해주면 떼 쫒듯 훼훼 손짓으로 쫒아내는.. 아무소리 않고 물러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인들이 가르쳐준 방법입니다.
때때로 애기를 들쳐 안고 와서 분유 값을 달라는 거지들..절대 쳐다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불쌍한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면 잠들어있는 아이가 더 불쌍해 보이게 아이의 허벅지를 마구 꼬집어 아이를 울립니다.
불쌍한 아이의 허벅지에는 하도 꼬집혀서 이미 시커멓게 멍이 들어 있습니다.
차라리 쳐다보질 않습니다.
베트남식입니다. 동정이 필요 없는...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무례하게 굽니까?
충실하게 베트남 식을 배운 결과입니다.
때때로 관광 오시는 분들이 한류가 어딧어 쳈! 하시는데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베트남인들은 질투심이 강하고 시기심도 강합니다.
잘사는 나라 사람들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것은 그들의 민족성 때문이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잘사는 남의 나라에 대한 질투와 시기심..그리고 원래 가지고 있는 계급의식..
(베트남에서 엘리트 집단이 갖는 권위의식이나 특권 의식은 의외로 큽니다.)
이곳에서는 한국인이라는 타이틀만 가지고도 어느곳에서도 푸대접은 받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느끼시는 푸대접은 이곳사람들의 습성중 하나이니 그대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자국인들에게는 더 심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드리는 조언한마디 베트남 식 배우지 마십시오..좋지 않습니다.
한국인은 한국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예의바르고 성실하게.
사설이 길었습니다. 이제 원래대로 돌아와 한류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베트남에서의 한류!! 따지고 보면 제생각에는 전세계속의 한류입니다.
얼마전 에 집을 이사 했습니다 베트남 살며 총 4번째의 이사였습니다.
매번의 이사가 뒤끝이 매끄럽지 못했기에 이번에이사도 은근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보증금 문제입니다
늘 겪는거지만 끊임 없는 핑계..이핑계 저핑계로..집이 헐었다는둥 더러워졌다는둥 하며
끊임없이 악담을 해대고 주인아저씨가 출장 중이라는둥 하며 몇 달씩 질질 끌어 결국 지치고 힘들어
보증금을 포기하게 하는전법을 베트남인들은 즐겨씁니다.ㅡ.ㅡ
따지고 보면 얼마안되는 돈이라 생각하고 에라 무라 그러고 던져주고도 싶지만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악착같이 돌려받고 있습니다.
이번의 이사는 수재로 인한 가옥 침수로 계약기간 도 못 채우고 나온 것이라 은근히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주인이 이번에는 어떤 핑계를 댈까..하며
만났더니 의외로 선선히 보증금의 30%(전기세 전화, 인터넷, 수도세 등 아직 고지 않된 요금에 대한 보증금)
만을 남기고는 선뜻 나머지 보증금을 돌려주었습니다.
(나머지는 한 달 뒤 공공요금 공제 뒤 돌려준답니다)
베트남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이런 좋은 사람도 있구나 하며 감동도 쬐끔...
(베트남에 젖으면 이리됩니다. 내 보증금 돌려받으며 좋은 주인 만났다고 감동도 받고..^^a)
며칠 뒤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그 집 자물통 하나가 짐에 꾸려져 딸려온걸 발견하고는 돌려주러갔습니다.
시뻘건 얼굴로 우리(나와 통역) 을 맞은 주인 아지매 (50대 중만 하노이 사람-푸짐한 푸들인형처럼 생겼음)
우리통역 을 다그치며 수도가 고장 났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수도 계량기를 건드린 의심이 된다는 거죠...
이어지는 으름장 ..누군가 계량기를 조작해 수도요금을 띵가 먹었다는 겁니다.
그게 문제가 돼서 지금 2층에 수도가 안 나온다는거죠...(허걱)
우리 직원 어쩔줄 몰라 당황해하며 저한테
"사장아 니가 그랬어?" 하고 묻습니다..대략난감..-_-a
아줌마 버럭..소리치며 한국 사람은 안 그랫!!!! 하는 겁니다.
버럭 하는 소리에 저도 놀라고 우리 직원도 놀랐습니다.
우리직원 더뜸 떠뜸..변명...
아줌마 기관총 같이..(저는 30%도 몬 알아먹습니다. - 하노이말에 기관총)
알아들은 단어로 나열해보자면.. 물.... 수도.....정부재산.....벌금이 삼천만동....바오베(경비원)...베트남 경비원들.....다시 벌금 삼천만동..경찰....한국 사람은 거짓말 안해..값이 싼 ...경비원들은 욕심 많아...
우리통역의 번역..
아줌마 말은 누가 수도 계량기를 건드린 것 같대...
아줌마는 기관총 5분간 쐈습니다.
우리통역 딱콩총 몇 마디로 통역합니다.(이론ㅜ.ㅜ)
승냥이의 꿈의 퍼즐 맞추기...
수도 계량기는 정부재산인데 이거 조작해서 돈 띵가 먹은 거 적발되면 벌금이 삼천만동이야
경비원들이 가끔 그런 짓 해.
경찰을 부를 수 있어.
한국 사람들은 그런 거 거짓말 않해 작은 돈이야.
베트남 사람들은 작은 돈도 탐내. 베트남사람이 그러지 한국 사람은 아냐...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_-)
하여튼 우리사무실은 바오베(경비)가 없어요
하는 우리 직원을 한참을 뭐라 엄하게 나무라고 타이르던 이 아지매..
나한테는 다시 상냥한 얼굴로 자물쇠 가져다주어 고맙다며 월말에 보자고 인사하고는 총총히 집안으로 사라졌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하여튼 참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배용준 권상우씨, 그리고 그들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도 한류입니다.
한국식의 문화를 이곳에 전파하며 한국음식과 한국인의 노래 정서 등을 알리고
전체적으로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전파하는데 단단한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을 더 넓리 알리고 한국에 대한 신뢰도를 만들어주고 결과적으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경제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진짜 한류는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이곳 베트남에서 보면 한국인들은 참 근면하고 성실합니다.
특히 일에 대한 열정은 베트남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낮 아무리 뜨거운 한낮에도 현지인들조차 더워서 일하지 않고 낮잠에 빠지는 시간에도
한국인은 일하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손을 훼훼 젓는 일도 한국인들은 해냅니다.
며칠 전 태안 기름유출사고를 저녁에 한국식당서 밥 먹으며 뉴스를 통해 보았습니다.
자연이 훼손되고 생태계가 어쩌고저쩌고...
뉴스 앵커의 걱정스런 말투도 심드렁하게 들리는데 무심코 바라본 뉴스 화면 기름에 뒤덮인 해안과 바다..
그런데 그사이에 개미떼처럼 모여서 기름을 닦고 있던 그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한겨울의 태안 바닷가...얼마나 추울지 상상이 갑니다.(어 춰라~)
누가 시키는 것도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꼬물꼬물 모여 기름진 모래사장에서 기름을 닦아내던 그들의 모습들...
하도 월남 애들한테 시달림을 받아 그날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던 때였는데
그 모습들을 보자 웬지 목이 메여 더 이상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밥 먹던 월남친구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봐라...보이냐?
저게 한국인이다...저게 대한민국이다..니들은 저런 거 죽었다 깨나도 못해...
니들이 보는 영화 속의 한국은 그 겉모습뿐이다...
그 속은 저런 고생들이 있었던 거다. 늬들처럼..털도 안 까고 먹으려 하지는 않는다.
씨뱅아...(서로 거의 다 터놓고 지내는 오랜친구이기에 별 얘기 다합니다. - 오해 마시길ㅡ.ㅡ)
한국인은 오랫동안 그리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이 지금 세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한류의 실체입니다.
실제 이곳 베트남에서는 많은 한국인들이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뜨거운 남도의 태양아래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 묵묵히 해내며 성실하고 근면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인들 이들이 진정한 한류의 주역입니다.
그런 한국인들을 본 베트남인들은 (위의 주인 아지매처럼)
한국인은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분들이 여러분이며 우리들입니다.
그리고 그 정신이야말로 한국인의 뿌리이며 한류의 진원지라 생각합니다.
그간 저는 베트남에 살며 가능하면 한국인들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습니다.
한국인이 싫어서가 아니라. 한국인이 사는 곳에는 뭐든지 비쌉니다.
영악한 베트남인들..한국인은 물르다 생각합니다.
별로 따지지 않고 비싸게 불러도 턱턱 돈내고 사가고..
비위 좀만 맞춰주면 팁도 듬쁙 뿌리는 한국인...
저는 일이 여기 한국인이나 베트남인과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어서
특별하게 접촉을 하여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소원하게 지냈고 한인사회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이번에 삼년만에 다른 일을 기획하게 되어 한국인들과 갑자기 접촉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관심도 갖게 되고 많은 한국인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 열심히들 일하시더군요..젊고 패기에 차있고 흐름을 정확하게 읽으며..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까다로운 베트남 사회에도 잘 적응하고..
일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일하고 아무리 더워도 양말에 구두 신고
와이셔츠 풀어 헤치지 않고 끝나고 바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하고
술시중 들어주는 아가씨에게도 매너 좋고..한마디로 쿨~한..
적당히 마시고 내일을 위해 과음 삼가고.
뭐 이런 사람들이 보통 한국 사람들 아닌가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모습이 한국인은 일 잘하고 성실하고 매너 좋고...
이것이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몸통 한류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자기자리에서 묵묵히 땀흘리시는 많은 한국인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진정한 한류의 주역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