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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는 자동차와 함께 발전한다. 역으로 말하자면 자동차는 바이크와 함께 발전한다고 말할수도 있을 것 이다. 실제 세계 바이크시장을 주름잡는 메이커중 선진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메이커들을 살펴보자면 자사의 자동차에 채용된 기술을 바이크에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최초로 바이크에 전자식 연료 분사시스템(Electric Fuel Injection) 을 채용한 일본 HONDA 사라든지, 거의 모든차종에 전자식 ABS 시스템이나 풀 전자시스템을 도입하는 BMW 이 이 예라고 할 수 있겠다. HONDA 란 메이커는 국내 라이더들에게도 친숙하고 쉽게 다가설수 있는 메이커이다. 반면 BMW 의 경우 이미 BMW 이란 자체 브랜드 이미지만으로도 일반 인들이 다가서기 결코 쉽지 않은... 거리감 있는 메이커라 할 수 있겠다. 일부 사람들은 BMW 이 자동차를 만들다가 바이크를 만든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1917년 창설된 BMW 사는 바이크를 먼저 만들다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 이다. 그리고 이 BMW 은 현 바이크 역사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바로 현재 거의 대부분의 바이크가 채용하고 있는 '텔레스코픽 포크' 를 BMW 에서 193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실용화 한 것 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이 시스템을 타 메이커 대부분이 채용하지만 BMW 은 '텔레레버' 란 시스템을 현재 차종들에 채용하고 있다.
BMW 의 현 바이크는 크게 3가지의 종류가 있다. 단기통의 F 시리즈, 플랫트윈(박서트윈)의 R 시리즈, 4기통의 K 시리즈 이다. 이중 BMW 을 대표하는 시리즈는 R 시리즈라 해도 누구하나 반론하는 자 없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트윈엔진은 다른 메이커에서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수평대향엔진은 BMW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수평대항 트윈엔진은 박서(Boxer) 엔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양쪽으로 마주보고 움직이는 피스톤이 마치 서로 잽을 날리는 권투선수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박서(권투선수/Boxer) 엔진'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박서엔진을 채용한 차량은 독일산 스포츠카의 명가 포르쉐(Porsche) 가 유명하며(물론 포르쉐중에서도 박서엔진이 아닌것도 많다.), 럭셔리 투어러바이크의 대명사인 혼다 골드윙도 박서 6기통(플랫 6기통) 엔진을 채용하고 있다.
녀석을 첫 대면했을때 그 강인한 인상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전에도 R1150R 을 몇차례 보아왔지만, 이번 시승차량은 2002년 추가된 스페셜컬러 모델로, 다카르옐로우와 훼로우 메탈릭으로 꾸며진 모델이였으며, 이 컬러링은 가뜩이나 불량스러워 보이는 R1150R 을 더욱더 강렬하고 불량스럽게 보이게 하고 있었던 것 이다. R1150 은 참으로 많은 시리즈가 있다. 듀얼 퍼포즈인 R1150GS, 투어러인 R1150RT, 크루져인 R1150C 등등.... 하지만 이중 가장 불량스러워 보이고 가장 남성적인 녀석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R1150R ROADSTER 일 것 이다. 전형적인 네이키드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대형 원형라이트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삐져나온 턴시그널램프라든지 바형핸들은 영락없는 네이키드 바이크 이지만, 녀석은 이런 일반적인 네이키드의 모습을 그대로 담습하면서도 다른 모델과는 전혀 틀린 인상을 풍기고 있는 것 이다. 럭럭셔리한 이미지를 베이스로 약간의 불량스러움이 품어나던 일반모델과는 달리 스페셜컬러 모델은 '불량스러움' 그 자체속에서 약간의 럭셔리함을 표현하고 있다. 모든것은 검지 않으면 노랗다... 이게 녀석의 컨셉이자 녀석이다. 카울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각 차체 구성부분마져 블랙계열 혹은 훼로우 메탈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심지어는 엔진 헤드마져도 블랙으로 마감하고 있다. 이런 블랙계열 속에서 빛나는 매니폴드나 대형사일렌서는 럭셔리함을 주는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시승차량에 장착된 순정의 새들백은 이런 불량스러움과 럭셔리함을 서로 조화시켜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바이크에 앉아보면 기존에 BMW 바이크들을 시승하며 가졌던 다소높은 시트에 대한 위화감이 없었다. 그야 키 180cm 의 필자에게 일반적인 대부분의 바이크는 별다른 부담이 없지만, 시승차량은 더욱더 부담이 없었던 것 이다. 이는 시승후에 알았지만, 2002년부터 국내에 수입된 R1150R 은 로우시트(770mm)를 표준장착하고 있었던 것 이다. 생각보다 다소 낮은 곳에 앉은 기분이라 바이크에 올라 앉을때의 기분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800mm 의 표준고 시트가 달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키가 작은 사람이라면 분명 반가운 메이커의 배려임은 두말할 필요 없으리라 생각한다. 핸들은 적당히 높은 편 이나, 로우시트 때문일까? 상채가 90도 정도로 설 정도로 필자에게 편안한 포지션을 제공한다. 또,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BMW 이라 하지만 핸들 자체에서는 고급스러움이 풍겨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클램프는 일산 바이크의 그것과 별 차이를 느끼기 힘들며, 핸들에 각 케이블들을 케이블타이로 엮어놓은 것은 BMW 의 이미지를 다운시키는 요소라 생각한다. 하지만 약간 고개를 돌려 그립이나 스위치류를 바라본다면 '역시 BMW' 이란 말이 나올정도로 고급스럽다. 마스터실린더부위까지 일체스타일로 제작된 스위치류는 BMW 을 타는 자존심을 손끝으로 부터 느끼기에 충분하다. 핸들 스위치류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산바이크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구성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바이크의 경우 턴시그널램프(깜빡이) 스위치가 좌측스위치류에 좌/우/오프 스위치까지 다 달린것에 반해, BMW 은 좌측 핸들에 좌측 턴시그널램프 스위치가, 우측 핸들에 우측 턴시그널램프 스위치와 턴시그널램프 오프 스위치가 달려 있다. 또, 엔진 킬 스위치와 스타트버튼이 일체형인 점 또한 이색적이며, 우측 스위치류에 장착된 핸들열선그립 스위치는 역시 손끝에서 부터 BMW 이란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계기반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클래식한 계기반의 디자인에 다소 놀라게 된다. 너무나도 불량스럽던 녀석의 외형적 이미지와는 달리 너무나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 이다. 물론 좌측 스피드미터, 우측 타코미터란 구성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계기반 옆으 크롬테를 두른 것 이나, 스피드미터와 타코미터 사이에 위치한 각종 인디게이터류, 그리고 그 위에 위치한 아날로그타입의 시계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함을 연출하고 있다. 스피드미터는 240km/h 까지 표기 가능한 풀스케일 타입이며, 타코미터는 10,000rpm 까지 표기가능한 타입에 레드존은 7,500rpm 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스피드미터와 타코미터사이에 위치한 인디게이터는 무려 8개에 달한다. 익숙해지기 전까진 헷갈린만큼 그 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 인디게이터들의 용도를 알고나면 '역시 BMW' 이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다. 좌/우 인디게이터, 하이빔, 중립기어, 연료잔량부족경고등, 오일부족경고등, 배터리전압부족경고등, 전자식브레이크작동불가경고등 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인 다른 바이크들에서도 볼 수 있지만, BMW 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인디게이터 2개를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배터리부족경고등과 브레이크작동경고등이다. 각종 전자식 장비로 무장한 BMW 은 배터리 전압이 약하다면 그야말로 무용지물 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전압 경고등을 장착하고 있는 것 이다. 또 전자식 ABS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있는 녀석의 경우는 기존 바이크들이 마스터실린더와 브레이크레버가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또한 기계식인지라 전원공급없이 브레이크가 작동되는데 반해, 브레이크 레버가 단지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를 작동시키는 모터를 작동하기 위한 스위치에 불가한 전자식 브레이크시스템의 채용으로, 전원공급이 되지 않을땐 브레이크가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에, 키를 온 시킨후에도 브레이크가 정상적동하기 이전까진 경고등이 작동되는 것 이다. 연료잔량게이지나 볼트게이지등을 장착해도 되겠지만, 나름대로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서일까? 경고등을 장착한것은 디자인의 센스가 엿보이지만, 역시 게이지에 비해서 불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차량용 전자식 장치에 있어서 세계 수위를 다투는 BMW 에 있어서 이런 장치를 전자식으로 해서 액정디스플레이로 표시하는 일산 바이크들처럼 하지 못해서 그런것은 아닐 것 이다. 불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BMW 디자이너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해두고 넘어갈수 있다고 해야할까? 또한 아날로그식의 시계역시 매우 이색적이며 클래식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스피드미터내에 위치한 적산거리계와 구간거리계 역시 아날로그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키를 돌려 이그니션-온을 해보면, 브레이크ABS 인디게이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가 몇초후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바로 전자식 브레이크를 채용하고 잇어서 브레이크 압력이 차기전엔 이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는 것 인데, 이 불이 들어와있는 상태에선 브레이크를 잡아도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 (물론 키를 끈 상태에서도 듣지 않는다.) 이그니션-온 후에 그 외에 별다른 모습은 볼 수 없다. 최신 전자식 계기반을 채용한 바이크들이 계기반의 표기한계치까지 바늘이 한바탕 훑고 지나가는 '키-온 세레모니' 를 연출하는 화려함과달리 기계식바이크의 수수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노파심에 말하지만 물론 녀석은 최첨단 전자장비로 무장한 바이크이다. 시동을 걸기 위해서 스타트 버튼을 눌려 보았다. 어랏...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그리곤 갑자기 오른쪽 턴시그널램프가 작동하는게 아닌가? 일본식 바이크에 익숙했던 난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 생각없이 일산바이크의 스타트버튼 위치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있었던 것 이다. 그리고 그 버튼은 바로 오른쪽 턴시그널램프 온 스위치였다. 당황스러움을 억제하고 킬스위치와 함께 자리잡은 스타트버튼을 눌려보았다. 스타트 버튼은 빨간레버위에 동그랗게 위치해있으며, 빨간레버가 바로 엔진 킬스위치 인 것 이다. 1,130cc 의 트윈엔진은 쉽사리 잠에서 깨어나며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후 스내칭을 해보면 '두둥' 하는 트윈의 배기음을 뿜으며 바이크가 좌우로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이크의 좌우로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하는 바이크답게 일반 트윈엔진에선 느낄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다. 조금 더 쓰로틀을 열어 스내칭을 해보면 바이크가 한쪽으로 기우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참으로 재미있는 특성이다. 스내칭을 해보면 순정머플러이지만 배기음은 트윈의 매력적인 소리를 느끼기엔 충분 하다.
유압식 클러치 레버를 지긋이 쥐고 기어를 1단으로 넣어본다. '사각' 하는 매우 좋은 감촉(?) 과 함께 기어가 1단에 들어간다. '역시 BMW~' 이란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기어변속감이 기분좋다. 쓰로틀을 조금 열어 RPM 을 높이며 클러치 레버를 서서히 놓아본다. 서서히 전진하는 로드스터는 박서트윈엔진의 토크감으로 쉽사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쓰로틀을 조금씩 더 오픈해보면 '두루루루' 하는 트윈엔진의 배기음과 함께 기분좋게 나아간다. 저속부터 꾸준하게 토크가 솟아나지만 4~5,000rpm 부터 확실히 힘이 쌔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레드존직전까지 가속해보면 1단에서 확인 가능한 최고속은 80km/h 정도... 2단에선 120km/h 정도를 확인 할 수 있다. 역시 4기통 바이크에 비해서 저회전 엔진이기에 각 기어 단수별로 낼 수 있는 속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출력 자체도 85마력으로 600cc 급 네이키드 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그렇기에 각 기어에서 낼 수 있는 속도도 그보다 낮은 수준이다. 비슷한 배기량의 네이키드 바이크들의 그것을 생각한다면 다소 실망을 할 지도 모르는 부분.. 하지만 저속에서의 토크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우수하다. 기어 단수와 상관없이 2,000rpm 만 돈다면 언제든지 필요충분한 가속이 가능하다. 역시 거의 2배가까이 돌려줘야 힘이 나는 비슷한 출력의 미들급 바이크와는 다른... 풍부한 토크감이며 토크풀한 가속감 이다. 국도에서 무덤덤하게 80km/h 정도로 크루징해보면 5단 탑기어에서 2,800rpm 정도를 타코미터 바늘이 가르킨다. 이 상태에서 쓰로틀 오픈만으로 앞차를 추월하거나 하는 행동은 우습게 이루어진다. 역시 오버리터급 바이크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가장 기분 좋은 주행 영역은 2~4,500rpm 정도의 영역... 이 영역에서는 진동도 그리 심하지 않아 트윈의 재미를 느끼기 충분하며 토크또한 충분히 기분좋게 나와준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돌려버리면 트윈 특유의 진동으로 유쾌하지 못하며, 회전이 상승한만큼 힘이 쌔어진다는 느낌도 크지 않다. 트윈엔진다운 중저속역에서의 토크위주의 셋팅이란 것을 실감 할 수 있다.
차량 흐름이 거의 없는 국도로 나가 제차 안전을 확인한후 바이크의 성능을 시험해보았다. 1단에서 레드존직전까지 가속하며 확인 가능한 속도는 80km/h. 2단은 120km/h 정도 였다. 각 기어 단수별 최고속도는 비슷한 배기량의 4기통 네이킷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다소 부족한 출력과 그리고 출력을 희생하며 늘인 중저속영역에서의 토크를 몸으로 쉽사리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어진 기어비로 인함이다. 이런 기어비의 이유로 각 단수별 최고속은 그리 높지 않지만, 역시 매우 토크풀한 특성을 느낄 수 있으며, 별 생각없이 기어 변속을 해가면 160km/h 는 쉽사리 넘어간다. 이 속도를 넘어가면서 부터는 사실 공기저항의 문제로 라이더가 바이크의 성능보다 먼저 한계점을 느끼기 쉽다. 라이트위에 달린 조그마한 스크린은 역시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위한 요소일뿐... 별다른 공기저항 감소 효과가 없는 듯 하다. 이를 악물고 가속을 해보면 200km/h 정도는 넘어간다. 시승중 내본 속도도 200km/h 를 조금 넘는 속도.. 메이커에서 발표한 최고속도는 197km/h 이다. 계기반 오차를 생각한다면 계기반상 210km/h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싶으며, 긴 도로에서 계속하여 몇분이고 최고속으로 달린다면 이보다 더 높은 속도도 나오리라 생각한다. 배기량이 1150cc 나 되는 바이크가 최고속이 200km/h 정도라는 것을 보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지금 즉시 우측 상단의 'X' 를 클릭하여 이 창을 닫아야 할 것 이다. 녀석이 추구하는것은 회전을 쥐어짜내서 출력을 높여 조금이라도 더 빠른 속도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의 주행영역에서의 편안함과 토크풀함을 위주로 한 녀석이기 때문이다. 같은 계열의 엔진이지만 이 녀석보다 훨씬빠른 R1100S 의 엔진을 놔두고 굳이 오프로드계열인 GS 의 엔진을 녀석에게 채용한 이유도 바로 BMW 엔지니어들의 이런 생각에서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코너링 성능은 스펙상의 무게를 체감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저배기량 바이크들 처럼 가볍게 돌아나가는 것은 아니다. 역시 중량 바이크 다운 적절한 무게를 동반한 코너링 성능으로, 또 트윈엔진 특유의 가벼운 코너링 반응으로... 쉽게 뱅킹하기 시작한다. BMW 특유의 텔레레버 덕택에 코너 진입전 브레이킹을 하더라도 프런트 포크가 내려 앉는 느낌은 매우 희박하다. 즉 프런트 포크가 주저 앉았다가 다시 이완되는것을 계기로 해서 뱅킹을 시작하는 텔레스코픽 방식의 포크를 채용한 네이킷의 그런 코너링과는 느낌이 다소 틀리다. 처음엔 이런 느낌때문에 다소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필자뿐 아니라 텔레스코픽 포크에 익숙해진 거의 대부분의 라이더가 동일한 느낌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알게 모르게 프런트포크가 크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코너링에 임해오고 있었다는 것 이다. 어쨋든 텔레스코픽 포크와 같은 느낌으로 코너 진입을 하지 못해 다소 어색했지만, 텔레포크 특유의 압도적인 안정감으로 뱅킹해나간다. 포크의 수축과 이완없이 뱅킹한다는것에 다소 공포감이 들기도 할 정도. 무엇인가 한가지 과정을 건너뛰었단 느낌을 무의식중에 느꼈던 것 같다. 제원상의 무게 238kg 로 사실 오버리터급 네이키드란 것을 감안하자면 평균적인 수치이지만, 최신 일산 오버리터급 네이킷들이 대폭적인 체중감량을 시도해 이젠 무거운 축에 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제원상의 무게는 느낄 수 없을정도로 코너링을 할 수 있다. 트윈 특유의 가벼운 뱅킹과 동시에 정해진 라인을 따라 그대로 밟고 돌아가는 매우 뉴트럴한 특성을 보여준다. 코너 탈출가속역시 트윈 엔진 특유의 폭발감을 느끼며 기분좋게 탈출 가능했다. 역시 고회전으로 불쾌한 진동을 참으며 탈출 하는 것 보다 중속영역에서의 리듬감과 토크감을 느끼며 돌아나가는 느낌이 좋다.
언제나 BMW 사의 바이크를 시승할때마다 가장 만족 스러운 부분은 바로 제동력 이다. 일반적인 바이크가 레버와 기계식마스터실린더가 직결되어 있어 레버를 잡은만큼 마스터실린더에서 압력을 캘리퍼로 브레이크액을 통하여 전달하는데 반해, BMW 은 전자식을 채용하고 있다. 즉 레버는 전자식 유압서보를 작동시키는 일종의 스위치 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레버를 쥔만큼 정확하게 압력이 전달된다는 느낌은 느낄 수 없고, 반응이 한템포 느리다는 인상도 지어지긴 하지만 일단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 제동력은 매우 강력하다. 또한 시승차량인 R1150R 로드스터는 인테그럴 ABS 시스템을 채용해서 누구든지 풀브레이킹을 쉽게 할 수 있다. BMW 에서는 인테그럴 시스템에 2가지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R1150R 과 R1100S, K1200RS 와 같은 스포츠성을 중시한 바이크에 채용하는 퍼셜리 인테그럴 방식이며, 하나는 K1200LT, R1150RT 와 같은 투어러 계열의 바이크에 채용하는 풀 인테그럴 시스템이다. 풀 인테그럴 시스템은 브레이크레버나 패달 둘중 하나만 작동시켜도 전/후 브레이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반면 퍼셜리 인테그럴 방식은 오른손으로 브레이크 레버를 쥐었을땐 전/후 브레이크가 동시 작동하지만, 브레이크 패달을 밟았을땐 리어브레이크만 작동하는 시스템 인 것 이다. 리어브레이크가 같이 작동하면 브레이크레버를 새게 쥐면 락의 위험이 잊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BMW 은 전자식 ABS 를 채용해 락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전자식 ABS 는 디스크에 ABS 감지센서를 장착해 디스크의 회전속도가 늦어질 경우 압력을 풀어서 다시 회전을 하도록 만들고 회전이 시작되면 다시 압력을 주어 멈추도록 만들고... 이를 반복해 완전 멈추는 것을 방지하는... 즉 락을 방지하는 시스템 인 것 이다. 일반적으로 바이크에 장착하는 기계식 ABS 는 단순히 마스터실린더의 압력을 순간순간 끊었다 이었다 하는 것 뿐이지만, 전자식 ABS 는 노면상황등에 따라 락의 한계점이 틀려지는 만큼 직접 센서를 통해 휠의 회전을 감지해 멈추기 직전에 압력을 풀어주는 과학적인 시스템 인 것 이다. 즉 라이더가 레버를 힘껏 쥐어도 전/후 브레이크 모두 풀로 작동하지만 락이 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제동 가능 하다는 것 이다. 초보자든 베테랑이던 누구던지 관계 없이 단순히 레버를 움켜쥐는 것 만으로도 100% 의 제동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며, 또한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주행중 법적규정속도를 한참 넘어선 비정상적인 속도에서 급브레이킹을 해보았지만 바이크는 단순히 레버를 움켜쥐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제동력을 보여주었다. 레버를 움켜쥐면 유압서보가 작동해 압력을 캘리퍼로 전달하고 4포트 캘리퍼는 프런트 320mm, 리어 276mm 의 대형디스크를 잡아주고... ABS 센서는 휠의 회전속도를 감지해 멈출듯 하면 압력을 잠시 풀어줬다 다시 잡고.... 이런 복잡한 것 따위는 생각할 필요도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그저 레버만 움켜쥐면 모든 것이 끝이였다.. 또한 텔레스코픽포크를 채용한 바이크들이 제동시에 프런트포크가 수축되어 앞으로 숙여지는데 반해, 텔레레버를 채용한 R1150R 은 이런 거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직선을 주행할때와 거의 같은 모습 그대로 아무 생각없이 순식간에 속도를 줄여 주고 있었다. 텔레스코픽포크를 세계최초로 개발하고 채용한 BMW 이 왜 굳이 텔레스코픽포크를 폐지하고 텔레레버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순간이다. 이런 서스펜션과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이 결합된 이런 장점만으로도 충분히 BMW 을 탈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것은 아마도 안전으로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 아닐까? 어잿든 이 브레이크 시스템은 필자의 애마에도 때어다 달고 싳을만큼 매력적이었다. 다만 유압 서보가 작동되어야 비로서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만큼 시동이 꺼진상태에선 제동력이 거의 없어서 익숙해지기 전까진 다소 불안했다. 만약의 실수를 대비해 주차시엔 늘 기어를 넣고 주차를 시켜야 했을 정도이다. 이런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서 파킹브레이크 정도는 장착해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혹자는, BMW 은 돈 많은 사람들이 타는 부의 상징인 바이크라고 말하기도 한다. BMW 을 시승해보기 전까진 이런 선입견을 가지기 충분하다. 특이한 디자인 외엔 스펙상으로 보나 구성으로 보나 동급 일산바이크에 비해서 비싼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시승을 해보면 그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사의 자동차 기술을 여러모로 도입한 최신 전자시스템이라든지 라이더의 편안한 라이딩을 최대한 배려하여 설계된 각종 편의장치... 대용량의 페니어케이스... 그리고 가장 만족스러웠던 브레이크 시스템까지... 여담이지만 시승내내 기본옵션인 열선그립덕에 손이 시려운지 몰랐다. 시승에 동행했던 ZZ-R 오너는 시승내내 손시려움을 호소했지만 말이다. 이런 사소 한 것 하나하나가 과연 BMW 의 매력이 아닐까?
특이한 스타일... 특이한 컬러... 그리고 그 내면에 감춰진 R1150R 만의 매력들.... 굳이 BMW 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R1150R 이여할필요더 없다.. 그렇다... 그러나,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의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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