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출간할 동계 조형도( 趙亨道, 1567~1637) 선생의 『동계집東溪集』 중에서
「유회오창원경허有懷吳昌原景虛」
오창원 경허 생각이 나서
五斗雖纏七尺軀오두수전칠척구 다섯 말의 녹봉으로 칠 척의 몸이 매였으니
田園爭柰日荒蕪전원쟁내일황무 전원이 매일같이 묵정밭이 되어 감을 어찌할까?
王公豈是空看笏왕공기시공간홀 왕휘지가 어찌 헛되이 홀을 보고
張子何曾只憶鱸장자하증지억노 장한張翰이 어찌 다만 농어를 생각하였겠는가?
巴峽月明鵑獨叫파협월명견독규 함안 골짜기 밝은 달밤 두견새 홀로 울고
楚天春盡鴈相呼초천춘진안상호 남쪽하늘 봄 저물어 기러기 떼 우짖는구나.
幾時春雨殘燈夜기시춘우잔등야 어느 때나 봄비 내리는 가물거리는 등불 아래
靑眼黃眉對酒壚청안황미대주로 기쁜 눈길로 술상을 마주할 것인가.
* 오창원경허(吳昌原景虛) : 오여벌(吳汝橃, 1579~1635)을 말함.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켰으며, 문과 급제 후 홍문관수찬·창원부사 등을 역임하였다. 본관은 고창(高敞), 자는 경허(景虛), 호는 남악(南岳)·경암(敬菴)이다. 오여벌은 류성룡(柳成龍)[1542~1607]과 정구(鄭逑)[1543~1620]에게 학문을 배웠다. 조선 후기 경북 영주 지역에 정착한 문신이다.
* 홀(笏)을 보고 : 진(晉)나라 때 왕휘지(王徽之)는 성품이 몹시 호방하여 구애되는 바가 없었다. 일찍이 거기장군(車騎將軍) 환충(桓沖)의 참군(參軍)이 되었을 적에 정무를 처리하지 않고 있었다. 환충이 이에 대해 말하자, 왕휘지는 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두 눈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보다가, 턱에 홀을 괴고 말하기를, “서산(西山)에 새벽이 오니 기운이 맑고 상쾌하다.” 하였다. 『세설신어(世說新語)』 하권 상 「간오(簡傲)」.
* 농어를 생각하였겠는가? : 진(晉)나라 장한(張翰)이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고는 고향인 오(吳)땅의 순챗국(蓴羹)과 농어회(鱸膾)가 생각나서 벼슬을 그만두고 바로 돌아갔다는 고사가 있다. 『진서(晉書)』 권92 「장한전(張翰傳)」.
* 기쁜 눈길(黃眉) : 관상학 책에 의하면 황색은‘기쁨의 징조’라고 하였고, 또한 희색(喜色)은 홍황(紅黃)이라고 하였다. 전하여 눈썹 사이에 황색을 띤다는 것은 곧 기분 좋은 일이 있을 징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