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 유감(有感)
지난 10월18일 함덕고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화창한 날씨에 오봇하게 열렸다.
많은 동문들이 참가치는 않았지만 각 기별 책임자 및 모교를 사랑하는 동문들이
참가하여 뜻 깊은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 20회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이 참가하여 학연 및 우의를 돈독히 하였다.
이런 기회에 동창 및 선·후배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가운지
설래는 마음으로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가 어언 35년이 흘렀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상기하면서 반가운 얼굴들의 모습을 35년 전으로 회춘 시켜본다.
우리 20회 동창들은 참으로 수줍음이 많은 친구들이었지........
남 앞에 나서기도 쑥스러웠었고, 더구나 여학생 앞에서는 말도 못 꺼냈던
쑥맥들이 많았었지.........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교련 실기대회 때 큰 소리로 자기 이름을 발표치 못하여
교련 선생님이 교육청에서 오신 장학사 선생님께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장면이 생생하다.
나 개인적으로는 먹을락 축구를 하여서 지는 바람에 차비를 다 날려서 함덕에서
김녕까지 그것도 11월의 밤9시에 혼자 걸어서 집에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처럼 차가 많던 시절이 아니었지..... 밤 9시면 모든 차가 스톱이다.
얼마나 무서웠던지...... 지금도 가끔씩 그 때를 생각하며 피식 피식 웃어본다.
순수하였고 너무나 착했던 동창들.....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모든 것이 부족하였지만 친구간의 우정이
있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세월은 흘러흘러 이제는 고학년에 속하는 5학년 4반도 졸업을 앞두고 있고
몇 달 있으면 5학년 5반이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할 따름이다.
이번 체육대회 때 점심 먹으면서 동창들의 얼굴을 세밀하게 보았다.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듯이 눈가의 주름, 하얀 백발, 듬성듬성 남아있는
머리숱 등 늙음을 징표하는 반갑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면서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새삼느꼈다.
친구들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살건 모일 때는 모여보자.
그래서 3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서 교련 실기대회 때 자기의 관등성명을
못댔던 한(?)을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면서 박장대소를 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