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난승지(難勝地) -3
그 때 보살은 항상 1승(乘)에 있기 때문에
제일의제를 잘 알고 중생들의 뜻을 따라 기쁘게 하기 때문에
세제를 잘 알며 모든 법의 자상(自相)을 분별하기 때문에
상제를 잘 알고 모든 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차별제를 잘 알며 음(陰)과 계(界)와 입(入)을 분별하기 때문에
시성제를 잘 알고 몸과 마음이 괴롭기 때문에
고제를 잘 알며 모든 길의 생김이 상속하기 때문에
집제를 잘 알고 필경에는 일체의 뜨거운 번뇌를 멸하기 때문에
멸제를 잘 알며 둘이 아닌 법을 일으키기 때문에
도제를 잘 알고 일체종지로 일체 법의 차례를 알고
일체 보살의 자리를 이루기 때문에
습여래지제를 잘 알며 믿어 아는 힘 때문에
비득무진제지(非得無盡諦智)를 잘 압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이 모든 진리에 대한 지혜로,
일체의 유위법은 거짓이요 속임이며 파괴되는 상이요
잠깐 머무르는 상으로 범부들을 속인다는 것을 여실히 압니다.
그리하여 보살은 그 때에 중생에 대해
큰 슬픔이 더욱 훌륭해져 앞에 나타나서
큰 사랑의 광명을 잘 냅니다.
그래서 이러한 지혜의 힘을 얻어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고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며
일체 유위법의 과거와 미래를 여실히 관찰하고
중생들은 과거로부터 무명과 유애(有愛)로 인해
생사에 흘러다니면서 5음(陰)의 돌아가는 곳에서 꼼짝도 못하고
고뇌의 무더기만 증대시키지만,
이 중에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사람도 없으며 아는 자도 없고
수명도 없으며 미래도 그과 같음을 압니다.
이와 같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리석어 탐착을 끊지 못하고 끝없이 나지만
남[生]이 없음을 알지 못합니다.
그 때에 보살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부 중생은 참으로 괴이하다.
무명의 어리석음 때문에 무량무변 아승기의 몸이 이미 멸하였고
지금도 멸하며 장차도 멸할 것이다.
이렇게 항상 생사를 받으면서도
그 몸에 대해서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더욱 괴로운 몸의 감각기관을 증장시켜
항상 생사의 물에 떠돌아다니면서 돌아오지 못하고
5음의 집으로 돌아가 그것을 버리지 못하며
4대(大)의 독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교만의 화살을 빼지 못하며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꽃을 끄지 못하고 무명의 어둠을 제거하지 못하며
애착의 큰 바다를 말리지 못하고
10력을 가진 큰 성인 도사를 구하지 않으며
항상 악마의 뜻을 따르고
생사의 성(城) 안에서 나쁜 각관(覺觀)의 지배를 받는다.
이와 같이 고통스럽고 고독하며
빈궁한 중생들은 구제할 자가 없고 그 집도 없으며
최상의 길잡이도 없다.
오직 나 혼자만이 짝할 이 없이
복덕과 지혜를 닦아 모아 이 자량(資糧)으로
이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필경의 청정에 머물게 하고,
나아가 일체의 법 가운데
부처님의 걸림없는 지혜의 힘을 얻게 하리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바른 관찰로부터 지혜의 힘을 내고,
원을 내어서 지은 일체 선근은,
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고
일체 중생의 좋은 일을 구하기 위하며,
안락을 구하기 위하고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고
일체 중생을 해탈시키기 위하며,
일체 중생의 고뇌를 없애기 위하고
일체 중생의 추악을 없애기 위하며,
일체 중생의 마음을 청정하게 하기 위하고
일체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며,
일체 중생의 고뇌를 멸하고
그 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