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부산 시화전 시, 동백꽃으로 피다 /출품작/시/광안대교
2023년 10월 1일~31일/해운대 동백공원 주최:(사)부산시인협회 후원: 부산광역시
- 2030년 뷰산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응원합니다 -
광안대교
임화선
보란 듯이 동이 튼다
새벽이 문을 열고
쪽빛 바다에 새 길이 열린다
갈매기는 두 날개 휘저으며
곡예 비행을 하고 있다
세기의 불빛은
시퍼런 물살을 쪼갠다
파도에 휩쓸린 푸른 물결 위로
갯내음 쫓아가던
요트가 대교를 가로 지른다
한때는 쇠잔해진 바다에
지금은 등대를 품고
오색 불빛이 대교를 밝힌다
그 누구도 해부할 수 없는
바다 위에 자리매김한
부산의 명물
대교는 광안리의 표상처럼 우뚝 서 있다
백두산/수영문인협회 시화전 출품작/시/백두산/임화선
백두산
임화선
어쩌다 백두산
백두산 천지에서
백두산
그 자체가 말이다
그 말씀 (言) 들으러
백두산을 찾는다
3월은 눈 쌓인
천지에 올라 천지를 다 보고
나도 SNS에 한마디 띄우고
백두산이 된다
제7회 문동폭포길/거제문화예술제 시화전 작품작/시/폭포/임화선 (2020년 7월 15일 ~ 11월 30일)
폭포
임화선
아래로 아래로만 쏟아지는
폭포
오르기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잠언이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버둥거리는
사람들
폭포는
오히려 아래로 흘러 내려
뭇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다
떨어지는 묘기에 익숙한 폭포
지리산 속에서 만난
무재치기 폭포수가 쏟아진다
빙점
임화선
빙점은 추위를 껴입는다
어제 불던 바람과 오늘 부는 바람은
빙점을 기점으로 굳어버린 바람이 된다
바람은 얼믐 속 몸이 된다
어떤 때는 푸르고 또 어떤 때는 하얗다
바람은 푸르고 하얀 것을 깨뜨린다
얼음을 깨뜨린다 깨진 얼음이 널브러진다
계절의 다리를 건넌다
때늦은 얼음꽃이 피어있다
얼었다가 녹는 바람의 변신
다리를 건넌다 계절을 건너간다
다리 위로 고드름이 곧게 피어 있다
계절의 봄이 다리를 건너온다
두꺼운 외투를 걸친 한 사내는 담배를 거푸 입에 문다
오지의 철로 따라 기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