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겨울은 김장 담그기로 시작된다. 여인네의 정성과 노동이 섞이고 포개지면서 버무려는 김장, 겨울나기의 신산함에 알싸한 포만감을 더하면서 다가온다. 배추를 다듬어 절이고 무를 썰고 파를 까는 과정의 저릿한 노동의 피곤함은 잠시, 입맛다심으로 살아나는 가족애가 한겨울의 밥상머리를 푸근하게 녹여준다. 김장은 삶의 애환과 말로 풀어 다 형용할 수 없는 애환을 닮은 다양한 맛으로 다가온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연어처럼 여름의 폭양을 견디고 가을의 화려한 유혹을 이겨낸 겨울의 초입에서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알싸한 미각의 촉수를 DNA 구조 그 어디쯤 박아놓고 삶의 애환을 버무려가며 굳은 삶이 되고 생활이 되어 천년 세월을 이어갈 것이다.
생존했었던 인간들은 찍어먹고 핥아먹고 깨물어먹고 끓여먹고 비벼먹고 삶아먹고 버무려먹고 더하고 빼면서 맛의 독자적 차별성을 증명시키려 애를 쓰다 죽어갔는지도 모른다.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 발아에서 인간의 먹거리로 완성되기까지 속살을 보듬어 노랗게 보듬어 간직한 세월의 켜가 손맛과 조화를 이루며 완성된 맛의 개별성을 앞에 두고 참을 수 없는 욕망을 불러들인다. 마늘과 고추를 만나 시원적 삶의 방식과 생명 연장법을 버리고 차별화되면서 개별화된 맛으로 승화된 김장김치는 감칠맛나는 육질의 질감과 씹힘의 미학을 갈망하고, 계량화된 소주의 쓰디쓴 투명성을 만나면서 인간의 고뇌와 노동을 순식간에 환한 웃음으로 변모시키며 끈질기에 이어온 생명을 완성시킨다.
연약한 풀 한 포기가 던져주는 경외감! 순환이다. 태를 바꾸어가며 끈질기게 세월을 이어가는 지독한 순환이다. 변태는 창조다. 창조는 위대하다.
퇴근이다. 보통 직장인의 보통 옷차림으로 견딜만큼의 추위가 이른 퇴근을 촉발시켰다. 현관문이 열리면서 알싸한 양념 내음이 기갈스럽게 달려들며 코끝으로 허기를 자극한다. 노동은 강도가 아니라 심리인지도 모른다. 생산적 노동의 끝에서 아내의 표정은 밝다. 시지프스적 노동이 아닌 디오니소스적 노동은 즐겁다. 시지프스적 노동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면 디오니소스적 노동은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축제다. 시지프스가 아닌 디오니소스의 어깨에 기대어 아내에 가는 몸만큼이나 가는 노동에 대한 미안함과 안쓰러움을 숨기며 엉덩이를 디밀었다.
막 버무려진 김장, 곰삭은 새우젓, 개벽의 순간을 함께 한 마늘 그리고 입맛을 사로잡을 만큼 삶아진 돼지고기가 식탁에 오르면 배는 이미 포만감으로 가득하지만 기갈들린 육신은 포만감을 버렸다. 한 잔 술에 말문이 열리고 묵은 이야기들이 두런도란 식탁 위를 오가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긴 하루의 노동을 참아내준 아내의 가는 손마디가 안쓰럽기만 하다. 별 것도 아닌 한 평생을 지겹게 반복되는 보상 없는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한 마디 불평이 없다.
삶은 또 얼마나 비루한가. 비루한 삶을 비루하다 느끼면서 비루함을 표현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또한 비루함인지도 모른다. 그 긴 비루함을 참아가며 웃음으로 하루해를 살아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큰 말썽없이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딸에게 감사하고 이래저래 나는 행복한 넘이다.
한 잔 술이 취기를 부른다. 양념 내음 그윽한 거실에 잠자리를 폈다. 아내와 딸아이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소리마저 정겹다. 또 하나의 무늬가 잠 속으로 영글어간다. 아내의 수고로운 노동을 위로한다는 핑계로 맛깔스러운 김장김치와 보쌈 그리고 한 잔 술로 노동의 하루를 위로했다. 삶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의 위력을 활용하여 김치의 모든 것을 옮겨본다.
무·배추 및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추·마늘·파·생강·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린 후 젖산 생성에 의해 숙성되어 저온에서 발효된 제품으로,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다. 지방에서는 대개 지(漬)라 하고, 제사 때는 침채(沈菜)라 하며, 궁중에서는 젓국지·짠지·싱건지 등으로 불렀다. 김치를 담그는 것은 채소를 오래 저장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이는 저장 중 여러 가지 미생물의 번식으로 유기산과 방향(芳香)이 만들어져 훌륭한 발효식품이 된다.
김치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의 공급원이며, 젖산균에 의해 정장작용(淨腸作用)을 하고 식욕을 증진시켜 주기도 한다. 상고시대(上古時代)에는 오이·가지·마늘·부추·죽순·무·박 등으로 '소금절이', '술과 소금절이' 또는 '술지게미와 소금절이' 등을 만들었는데, 오늘날의 김치와는 매우 달라서 김치라고 하기보다는 장아찌류에 가까웠다. 2001년 7월 5일 식품 분야의 국제 표준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를 물리치고 국제 식품 규격으로 승인받았다.
어원과 역사
김치를 담는 항아리김치에 대한 가장 오래된 문헌은 약 3천 년 전의 중국 문헌 '시경(詩經)'이며, 오이를 이용한 채소 절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저(菹)'라는 글자가 나온다. 조선 중종 때의 '벽온방'에 "딤채국을 집안 사람이 다 먹어라." 하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저'를 우리말로 '딤채'라고 했음을 알 수 있다. 국어학자 박갑수는 김치의 어원에 대해, '딤채'가 '팀채'로 변하고 다시 '딤채'가 되었다가 구개음화하여 '김채', 다시 '김치'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현재는 배추김치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1900년대 전까지만 해도 김치의 주재료는 무였다. 20세기에 들어 중국의 산동에서 배추가 수입된 후부터 배추김치가 널리 보급되었다. 현재 중국 산동에 많은 김치 공장이 세워져서 한국으로 김치를 수출을 하고 있는데, 사실 배추의 원산지에서 제조되어 보급되는 셈이다. 무로 담근 김치, 즉, 무 짠지는 김치와 달리 소금의 농도가 20%에 이른다. 육식을 주로 할 때에는 필수량의 소금과 무기질을 섭취하는 것에 문제가 없지만 채식을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소금의 섭취가 필요한데 한국인들은 무짠지를 통하여 많은 소금을 섭취하였다.
현대 김치에 쓰이는 고추는 남아메리카에서 유럽을 통해 전달되었기 때문에 17세기 전의 '김치'에는 모두 고추가 쓰이지 않았다. 고추를 양념으로 쓰면 사용되는 소금의 양을 줄어준다. "임원십육지"에서 서유구는 고추를 김치에 많이 쓰면 무가 더욱 오랫동안 저장된다고 기술하였다. 고추는 부패를 더디게 하여 고추를 많이 넣으면 옅은 소금물에 절여도 김치 맛이 오래 간다. 또한 고추의 자극적인 맛은 소금만큼 식욕을 자극하고 탄수화물의 소화를 촉진시킨다.
효 능
김치를 먹으면 심장병 예방을 비롯한 항암 효과와 노화 억제, 소화 촉진과 면역성 강화, 항균 기능, 돌연변이 예방, 변비 예방 및 체중 조절 효과,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과, 콜레스테롤 억제, 동맥경화 예방 효과와 함께 항생제 성분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수많은 효과가 입증되면서 미국의 건강전문지 health에서 요구르트, 낫또와 함께 세계 5대 건강 식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종 류
깍두기 = 무를 이용한 김치로, 무를 2~3 센티미터의 크기로 정육면체 깍둑썰기를 한 뒤에 소금에 절였다가 고춧가루와 젓갈 등으로 버무려서 만든다. 찹쌀가루로 풀을 쑤어 국물을 걸죽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 풀을 쑤어 놓게 되면 김치의 단맛이 좋아진다. 마늘, 생강 등 많은 양념이 추가된다.
열무김치 = 열무를 이용해 담그는 김치로 무와 함께 무청도 함께 쓰이는 김치이다. 열무를 소금에 절였다가 헹구어 낸 뒤에 찹쌀풀로 버무려 열무 특유의 떫은 맛을 제거한 다음 고추장 등과 버무리고 국물을 부어 맛을 내는 김치이다. 주로 배추가 잘 나지 않는 여름철에 많이 이용된다.
동치미 = 무를 이용한 김치 가운데 하나로서 흔히 겨울 전 김장철에 준비한다. 무를 원통형으로 4 센티미터 정도로 자른 뒤에 소금에 절였다가 국물을 부어 넣고 발효시킨다.
나박김치 = 동치미와 비슷한 물김치이다. 다만 동치미는 무만을 가지고 만들고 저장용 김치이나, 나박김치는 무와 쪽파, 사과와 배 등을 넣어서 국물을 달게 만들고 바로 먹는 다는 점이 다른 물김치이다.
오이김치 = 말 그대로 오이를 이용한 김치로 오이소박이라고도 불린다. 오이를 10 센티미터 정도로 통째로 자른 뒤, +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 다음 부추를 기반으로 한 양념을 채워 넣은 김치이다.
갓김치 = 주로 전라남도 지방에서 즐겨 먹는, 갓으로 담근 김치이다. 갓 특유의 독특한 매운 맛과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여수의 돌산 갓김치가 유명하다.
파김치 = 쪽파로 담그는 김치이다. 쪽파를 10 센티미터 정도로 자른 뒤에 고춧가루와 젓갈 등으로 버무리는 간단하면서도 파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김치이다.
부추김치 = 부추로 담그는 김치이다. 부추를 10 센티미터 정도로 자른 뒤에 고춧가루와 젓갈 등으로 버무리는 간단하면서도 부추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김치이다. 파김치와 비슷하다.
대한민국의 지역과 김치
전라도 =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동치미
경상도 = 콩잎김치, 부추김치, 깻잎김치
제주도 = 동지김치
충청도 = 굴 석박지, 총각김치, 무짠지
강원도 = 서거리 김치, 갓 김치, 창란젓 깍두기, 더덕 김치, 가지 김치, 장김치(간장김치)
서울, 경기도 = 보쌈김치, 배추김치, 장김치, 나박김치, 열무김치, 오이김치, 감동젓김치
김치의 종류
배추류 = 배추 김치, 속대 김치, 얼가리 김치, 배추 석박지 김치, 평안도 통배추국, 배추꼬지 장아찌, 배추 시레기지, 통배추 김치, 강지, 봄동 겉저리 김치, 배추 동치미, 물김치, 배추잎 장아찌, 보쌈 김치, 백김치, 배추 겉저리 김치, 언배추 물김치, 풋배추 물김치, 배추짠지, 양배추 김치, 씨도리 김치, 동아 석박지 김치, 배추 물김치, 소금 배추 물김치, 배추쌈 오이 소박이
무 류 = 총각 김치, =알타리 김치, 빨간 무김치, 숙김치, 서거리 김치, 채 김치, 비늘 김치, 무청 김치, 나박 김치, 애무 김치, 단무지, 열무감자 김치, 비지미, 무 묶음김치, 무 백김치, 굴 깍두기, 명태 깍두기, 대구 깍두기, 풋고추 깍두기, 동아 섞박지 김치, 낙지 섞박지, 무 명태 김치, 무 국화 김치, 무배 김치, 무 장아찌, 무 말랭이, 파 김치, 무 짠지, 무 석박지, 무 겉저리 김치, 알 깍두기, 굴 깍두기, 아마기 깍두기, 명태 깍두기, 숙갓 깍두기, 우엉깍두기, 숙 깍두기, 쑥갓 깍두기, 대구알 깍두기, 풋고추잎 깍두기, 배추 섞박지김치, 동채 섞박지
엽채류 = 갓김치, 뽕잎 절임, 고들빼기 김치, 시금치 김치, 얼갈이 김치
과채류 = 오이지, 토란김치, 도라지 김치, 더덕 김치, 고구마 김치, 감김치, 우엉 김치, 토마토 김치
파,마늘류 = 실파김치, 황해도 파김치, 마늘쫄 장아찌, 쪽파 김치, 실파 겉저리 김치, 파 짠지, 오징어 파김치, 풋마늘 김치, 파강회 김치, 전라도 파김치, 마늘 장아찌, 파 생채
기 타 = 야채 오이깍두기, 인삼오이김치, 오이 소박이, 소박이 김치, 호박 김치, 깻잎 김치, 미나리 김치, 냉이 김치, 시금치 김치, 콩나물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