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힐링 숲길
생각이 많아지는 가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무작정 짐을 쌀 용기도 시간적 여유도 없다. 이럴 때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거리를 걷는다면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워질 수도 있을 것 같다.빽빽한 빌딩이 가득한 도심도 조금만 벗어나면 나만의 힐링장소를 찾을 수 있다.바쁜 일상 속 잠시 짬을 내 느긋하고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산책길을 찾아보았다.
소래습지생태공원요즘은 어디를 가도 부대끼는 인파에 휴식다운 휴식을 즐기기 힘들다. 매번 똑같은 일상이 지겨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비싼 물가와 교통체증을 생각하면 떠나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난다. 이런 고민을 한 번에 날려줄 명소가 있다. 바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갯벌, 갯골과 폐염전을 다양한 생물군락지 및 철새도래지로 복원시키기 위한 공원조성사업으로, 2009년 완료돼 각종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천일염을 생산했던 시설물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지어졌다. 또한 직접 천일염 생산 및 습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광활한 갈대밭과 데크길이 조성돼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멋진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그 언젠가 뜨거운 삶의 현장이며 짠내를 가득 품었을 소금창고. 지금은 기능을 잃었지만 시커멓게 바래버린 나무 창고에서 오랜 세월이 느껴져 왠지 마음이 짠해진다. 갯벌 곳곳 새빨간 칠면초가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갯벌에서 자기들만의 머드축제(?)에 흠뻑 빠진 아이들도 눈에 띈다. 흩날리는 갈대,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바람, 그리고 동화 속에 들어온 듯 한 풍차까지 여기 다 모였다. 시간과 돈 들여 멀리까지 단풍놀이 갈 필요 있을까. 이렇게 가까운 곳에 ‘힐링’이 있는데. * 인천광역시 남동구 소래로 154번길 77
장수천 산책로인천대공원에서 나와 소래포구까지 이어지는 장수천은 총길이 6.9km의 하천이다. 요즈음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악화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지만, 한강 원수를 받아 방류하고 수년간 장수천 살리기 운동을 펼친 결과 2~3급수의 생태하천으로 살아나고 있다. 맑은 물이 흐르자 사라졌던 생명들도 다시금 깨어났다. 하천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노닐고 하천 주변으로 수풀이 우거져 도심 한가운데인데도 자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산책로 곳곳에서 만나는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행복이구나~’를 느낄 수 있다. 시골 할머니 댁이 떠오르는 오솔길은 더없이 고요해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싶을 때 제격이다.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어 라이더들의 명소로도 제법 유명하다. 또 산책로 끝이 인천대공원과 연결돼 있어 가족, 연인, 친구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가을이면 어김없이 피어나는 코스모스, 그리고 터널 속에 그려진 앙증맞은 그림들은 길고 긴 산책마저 즐겁게 만든다. 제법 쌀쌀해진 바람이 가을의 낭만을 더해준다. * 인천광역시 남동구 만수동 810-126
논현동 늘솔길공원 양떼목장논현동 늘솔길공원에 가면 다른 공원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 주인공은 바로 양떼들이다. 인천에 양떼목장이? 아마 깜짝 놀라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양떼목장은 대관령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인천에 있다니 말이다. 소래 논현구역 공원 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늘솔길공원은 개장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존재를 모르고 있다. 요즘은 제법 입소문이 나긴 했지만 여전히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명소이다. 늘솔길공원은 넓은 잔디밭, 메타세콰이어숲, 커다란 호수 등을 갖춘 훌륭한 쉼터이다. 특히 7마리 양이 살고 있는 양떼목장에서는 공원 곳곳에 널려있는 아카시아잎을 뜯어다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으로 돌아가 먹이를 주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대관령 양떼목장에 가려면 멀기도 멀뿐더러 입장료까지 내야하는데, 늘솔길공원은 접근성도 편하고 무료라고 하니 아이들 자연 체험학습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양떼목장에서 벗어나 반대편 길로 걷다보면 키가 큰 나무들이 빼곡하게 서있다. 이곳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한가득 우거져있는 숲속놀이터다. 나무마다 밧줄을 매달아 그네, 구름다리 등을 만들어 놓았는데 뛰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놀이터다. 숲이 엄청 광활한 수준은 아니지만 쉴 수 있는 벤치, 정자도 충분히 조성돼있다. 또 공원 가득 나무가 많아 텐트를 치고 쉬고 있는 방문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람에 일렁이는 초록빛 숲과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아카시아 향에 마치 산림욕장에 온 듯 마음이 상쾌해진다. 초록이 물드는 계절, 이곳에서 가을 정취에 한껏 취해보자.*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738-8 늘솔길공원
승기천 승기천은 굴포천, 장수천과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하천으로 인천의 중심가로부터 남동유수지를 거쳐 서해로 방류되는 지방 2급 하천이다. 승기천은 오랜 시간 폐허로 남아있던 마을이 다시 생겨나면서 이어졌다고 하여 이을 승(承)과 터 기(基)를 써 ‘승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승기천은 산업화 과정에서 인근에 택지지구와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각종 생활하수와 공장폐수의 유입으로 하천의 기능을 잃고 심각하게 오염되었다가 2003년부터 도심하천 정비사업이 추진되었다. 이후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을 주제로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했고, 이후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갈대숲을 갖춘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조성됐다. 승기천을 따라 걷다보면 인공폭포와 돌다리, 옛 수인선 다리 등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는 단순한 생태하천의 의미를 넘어 인천의 문화가 흐르고 있다. 나무데크 위에서 습지 식물을 관찰하기도 하고, 지역의 역사가 담긴 원인재를 거닐며 과거를 배우기도 한다. 이리 저리 휘날리는 은빛 억새풀은 가을의 사색에 잠기게도 만들고, 사람들이 오가는 소소한 풍경은 잠깐의 여유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헛헛해진 마음을 낭만으로 가득 채울 시간이다. 자, 떠나보자!*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 632~남동구 고잔동 744-1 김윤경 I-View편집위원
출처 : 인천시 인터넷신문 [발행 제1044호] 2015년 10월 06일(화)
출처: 인천공고제26회 동문회 원문보기 글쓴이: 최창만(기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