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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오늘은 5월 1일 메이데이라고도 하죠. 127주년을 맞는 세계노동절입니다. 1886년 5월 미국 시카고에서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경찰이 발포해 노동자 4명이 죽고 다수가 다치는 사건을 기리고 기념하는 날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사리 5월 1일이 공식적인 근로자의 날 기념일로 제정됐죠. 그러나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현실은 나아지기보다는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인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의 박대성 지부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질문내용
1. 오늘 노동절인데요. 인천 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늘 어떤 행사를 가질 예정인가요?
네.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주관하는 노동절 행사가 부평역 광장에서 오늘 오후 2시 있습니다. 거기에 조합원 약 5백여명과 함께 참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대선투표일까지 주요 대통령 후보 캠프 앞에서 매일 인천공항공사의 인력삭감, 비용절감, 일자리 파괴를 고발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전체 노동자의 수는 얼마나 되고 이 중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네 현재 계속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전체 노동자 약 8천5백여명 중 인천공항공사 산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약 6천8백여명 됩니다. 비중은 85%에서 87% 정도 됩니다. 그런데 올해 연말에 제2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있어서요. 추가로 약 3천명을 더 비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입니다. 올해 연말이 되면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약 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3. 그런데 최근에도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고용 문제가 여러 가지로 끊이지 않는 것 같은데요.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네. 우선 교통센터 환경미화 업체 변경과정에서 전체 계약인원을 공항공사가 6명 줄여서 해고 위험에 놓였던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지부가 투쟁해서 복직 시켰고요. 현재 운영중인 제1터미널 승강설비 유지관리 용역은 6월부터 업체가 바뀌는데요. 그때 전체 인원을 90명에서 85명으로 줄입답니다. 또 건축시설 유지보수 업무에서도 8명 인원을 줄이겠다고 합니다. 올해 10월에는 제1터미널 환경미화 용역에 노동자수를 29명 줄이겠답니다. 이 외에도 현재 제1터미널 수하물 유지보수 용역 노동자들, 보안경비 노동자들은 새로 생길 제2터미널쪽 업체들과 비교해서 임금이 많게는 80~90만원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서 불만이고요. 공항 소방대에서도 비용을 줄인다며 자체 식당 3곳 중 2곳을 폐쇄하고 그 곳에서 일하는 조리원도 해고 하겠다고 합니다. 모두 공항공사가 인력, 비용을 줄이려고 하면서 시작된 일들입니다.
4. 아 네. 문제가 심각하군요. 그런데 국민들께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세계 서비스 평가에서도 항상 1등을 하고 또 경영상태도 좋다고 알고 있는데 왜 이런 일들을 벌이는 거죠?
한마디로 말해서 제일 약한 처지에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이용해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 제2터미널 건설하면서 돈을 좀 썼고, 또 제2터미널이 새로 오픈하니까 처음에 말씀드린데로 한 3천명을 추가 고용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새로 들어갈 건설비, 제2터미널 인력고용 비용을, 기존에 일하고 있던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그만큼 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늘리고 노동강도를 높여서 만회하겠다는 것입니다.
5. 네. 그렇다면 인천공항공사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이렇게 노동자들을 해고하면서 비용을 줄인다고 하는 건가요?
공항공사가 주장하는 논리가 두가지 있는데요.
우선 2014년에 공항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부채절감계획을 보면요. 곧 개항하는 제2터미널 건설비용으로 생기는 부채를 다른데서 아껴서 줄이겠다고 했는데요. 그중에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쓰일 돈을 2014년부터 2017년 4년간 약 천7백원 줄이겠다고 했거든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해고와 비용절감이 다 이 계획에 의한 겁니다. 그런데 이 계획대로면 2014년부터 4년간 8천억 부채를 줄이겠다고 했는데요. 이미 공항공사는 2015년말에 약 1초2천억원을 갚았습니다. 그러니까 빚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 해고하고 돈 줄이겠다는 것은 명분이 안되는데도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6. 빚을 갚겠다고 가장 불안하고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들어갈 돈을 줄이겠다는 거군요.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빚을 갚았네요. 이것 말고 또 뭐가 있죠
네. 또 한가지는 제2터미널이 생겨서 승객이 분산될테니 기존에 운영되던 제1터미널에 승객들이 몰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제1터미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들어가던 비용, 인력을 줄여도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말이 안 됩니다. 인천공항은 이용객, 환승객, 여객수, 화물운송 모두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요.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 관광객이 끊어진 올해 1월에서 3월 사이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8% 이용객을 늘었습니다.
결국 기존 제1터미널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승객 분산은 없고 노동자가 잘리고 비용이 줄어드니, 노동강도는 더 세지고, 돈은 덜 받게 되고, 또 동료 중 누군가는 해고되는 겁니다.
7. 그렇다면, 제1터미널에서 일하다 해고 된 노동자들이 제2터미널로 가면 되는 것 아닌가요?
지금 공항공사가 주장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제1터미널에서 해고 되면 제2터미널로 가면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요. 제1터미널에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개항 이래 십수년을 일한 노동자들이요. 제2터미널로 가려면, 최소한 임금은 어떻고, 노동조건은 어떻고, 근무환경은 어떤지 자기가 선택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요. 그냥 짤라 놓고 굶기 싫으면 제2터미널 가라는 거에요. 어떤 상황에서 일하게 되는지 당사자에게 아무런 설명도, 정보도 없는데 일단 해고하는 겁니다. 또 제1터미널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제2터미널에서 일자리를 구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만약 공항공사 입장에서 제2터미널에 베태랑 노동자가 필요하다면 당사자인 노동자들과 노조에게 양해를 구하고 협의를 해야할텐데, 일단 자르고 보는 겁니다. 총, 칼 안들었을 뿐이지, 일자리 인질 삼아 폭력 휘두르는 겁니다.
8. 오늘 노동절인데, 참 그 의미가 무색해지네요. 정말 문제가 심각하네요. 앞으로 계속 인천공항공사가 이렇게 노동자들을 줄이려고 해고, 노동강도를 높일수도 있을텐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우리는 다른 것은 몰라도, 노동자를 해고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야 할 아무런 명분도 없습니다. 인천공항공사 작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만 6400억원 벌었습니다. 2015년 공항공사가 정부에 준 배당금만 2천7백억원입니다. 공항공사 사장 연봉이 2억, 어떤 해는 3억합니다. 그런데 최고 열악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줄여서 돈 벌겠다뇨. 촛불로 박근혜를 감옥에 넣었던 국민들께서 이런 인천공항공사를 보고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어떤 수를 쓰던지 노동자들이 무고하게 희생당지 않도록 투쟁할 겁니다. 노동자들 분노로 파국이 오기전에 인천공항공사가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
9. 이제 대통령 선거가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꼭 실현되어야 할 정책과제를 제언해주시고 맺겠습니다.
야권 후보들 대부분이 우리 지부에서 보낸 정책질의서에 직접고용 정규직화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인천공항공사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새로 대통령에 당선 되신 분이 누가 되든, 박근혜 적폐 청산을 주장하신다면, 여기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목소리에 가장 먼저 응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