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문자 표기법에 대한 탐구
-이두, 향찰, 구결의 특징과 차이점-
Ⅰ. 서론
1)
실용성이 뛰어난 한글이 주로 사용되면서 한자의 사용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나 고전문학작품들은 대부분 한자로 표기한 경우가 많다. 선조들은 우리의 글이 없을 때 이두, 구결, 향찰을 이용해 글을 표기하고 읽었다.
문화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전승되고 쌓여간다. 전통이 없는 문화는 지반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건물일 뿐인 것이다.
당장 우리세대부터는 한자의 사용인구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자를 배우고 이를 이용한 차자표기를 탐구하여 문화를 전승하고 후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2)
1443년에 창제된 훈민정음은 약600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지금의 한글의 모습을 갖추었다. 현재 한글은 아프리카의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에게 전파되어 공식문자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훈민정음이 없던 시절 어떻게 문서를 기록하고 역사를 기록했을지 궁금하여 탐구하였다.
Ⅱ. 본론
1) 이두
중국어에는 없는 우리말 고유의 문법형태를 보충하기 위해 한자의 음(音)과 훈(訓)을 빌려 적은 문법요소를 가리키거나 이두가 쓰인 문장을 가리킨다. 이두를 사용한 문장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말 어순으로 표기된다는 것이다.
이두는 넓은 의미로는 한자차용 표기법 전체를 가리켜 향찰, 구결 및 삼국시대의 고유명사 표기 등을 총칭하는 말로 쓰이나, 좁은 의미로는 한자를 국어의 문장 구성법에 따라 고치고 이에 토를 붙은 것만을 가리키며 향찰과 구결 등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국어의 문장고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이른 시기의 서기체 표기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문법형태소를 보충하여 문맥을 보다 정확히 한다는 점에서는 구결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실질형태소는 한자의 뜻을, 형식형태소는 한자의 음을 취하여 격이나 어미를 표기한다.
2) 구결
흔히 토(吐)라고 하는 것으로, 한문을 읽을 때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기 위해 삽입하는 요소를 말한다. 흔히 이두라는 명칭은 이두문을 가리키기도 하고, 이두문에 쓰인 문법형태소만을 지칭하는 데 반해서 구결은 구결문에 쓰인 문법형태소만을 가리킨다. 또한 이두와 같은 형태의 구결도 존재하나 대부분의 구결은 이두와 달리 약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1) 구결문
이두문이 주로 우리말 표현에 이용된 차자표기법이라 한다면, 구결문은 주로 중국의 문헌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다른 특성을 지닌 중국의 문어를 우리말에 가깝게 표기하기 위하여 한자에는 없는 문법형태소들을 삽입한 문장을 일컫는다.
3) 향찰
우리말을 그대로 표기하기 위해 한자의 음(音)과 훈(訓)을 이용한 표기법이다. 이는 우리말 어순을 가진다. 실질적인 의미를 지닌 실질형태소는 훈으로 문법관계를 나타내는 형식형태소는 음을 이용하여 표기하였다.
가) 예시
‘밤드리 노닐다가’(夜入伊 遊行如可) 의미를 지닌 실질형태소 ‘밤’들다의 어간인 ‘들-’ 노닐다의 ‘노닐’은 한자의 뜻으로,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이’, ‘다가’는 한자음으로 표기한다.
나) 향찰은 우리말을 그대로 표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탄생한 표기법으로 우리말 노래인 향가를 표기하는데 사용되었다. 우리말을 그대로 표기하기 위해서 실질형태소들은 한자의 훈을 이용하여 적고, 한자에는 없는 문법형태소들은 한자의 음을 이용하여 표기하였다.
Ⅲ. 결론
한자를 차용하는 방법은 한자의 음과 훈 중 어느 것을 차용하느냐에 따라 ‘음’과 ‘훈’으로 나뉘고, 또 이들을 한자의 본뜻에 맞게 사용하느냐, 본뜻을 버리고 표음적(表音的)으로만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讀)’과 ‘가(假)’로 나뉜다.
이 방법이 복합되어 다음과 같은 차자체계(借字體系)가 나온다.
① 음독자(音讀字):한자를 음으로 읽고 그 본뜻도 살려서 차용한 차자.
② 음가자(音假字):한자를 음으로 읽되 그 본뜻을 버리고 표음자로만 차용한 차자.
③ 훈독자(訓讀字):한자를 훈으로 읽고 그 본뜻도 살려서 차용한 차자.
④ 훈가자(訓假字):한자를 훈으로 읽되 그 뜻은 버리고 표음자로만 차용한 차자.
이는 표의 문자의 성격과 표음 문자의 성격이 복합된 것으로 표의자로 차용된 차자를 독자(讀字), 표음자로 차용된 차자를 가자(假字)라고도 부른다. 차자 가운데는 독자와 가자의 중간에 드는 것이 있어 독자이되 가자의 성격을 띠는 것을 의독자(擬讀字), 가자이되 독자의 성격을 띠는 것을 의가자(擬假字)라고 부르기도 한다.
향찰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 후반까지도 사용되었으나 그 사용 범위는 제한되어 있었다. 이두와 구결, 고유명사 표기도 조선 후기까지 사용되었으나 역시 제한된 범위에서만 사용되었다. 이 표기법을 통하여 얻은 국어표기의 경험과 전통은 훈민정음 창제의 한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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