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눈의 꽃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번 내게 온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를 피우리라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 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번 불러본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는
메말라가는 땅 위에
온몸이 타 들어가고
내 손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
멀어져 가는 너의 손을
붙잡지 못해 아프다
살아갈 만큼만
미워했던 만큼만
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
가사로만 보면 정말 시로 내도 좋은 글이 아닐까 싶다. 담담하게 말하는 듯한 어조와 마지막에 자신의 뜻을 담아 마무리하며 여운을 남긴다. 이에 음을 더해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나에게 더욱 인상 싶었던 부분은 뒷부분에 ‘날아가’하는 가사에 아주 높은 음을 더해 가사의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하는 듯 했다.
이 노래는 박효신이 대표곡이 아닐까 싶다. 이 노래가 사랑받는 대부분의 이유는 아마 일반인들은 부르기 쉽지 않은 높은 음역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박효신이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부르다가 마지막 후렴구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이유를 알아보았다. 회사에 배신당하고, 홀로 남겨지고, 군대도 갔다와 대중들에게 잊혀져 힘든 시절에 만든 노래가 바로 야생화라는 것이다. 이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는 박효신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