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전통찻집의 고즈넉한 공기 속, 찻잔 위로 피어오르는 온기와는 대조적으로 내 앞의 두 사람에게서는 무겁고 정체된 파동이 전해져 왔다. 가슴 깊은 곳에서 시작된 가벼운 진심통(眞心痛)을 앓고 있는 SE, 그리고 오랜 시간 컴퓨터 작업에 매달려 오른팔의 뻐근한 통증을 호소하는 그녀의 남편 JS였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양자 배열의 회로를 열어 그들의 몸속 생명수 흐름을 감각하기 시작했다.
치유의 첫 번째 알고리즘은 상도어관(上導於關), 즉 나쁜 기운이 모이는 관문을 살피는 상수도 점검이다. 손끝을 뻗어 에너지를 읽어 내려가자 인체 네트워크의 오류 코드들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SE의 경우, 심장 주변을 부드럽게 맴돌아야 할 맑은 기운이 등 뒤의 가장 큰 관문인 명문혈(命門穴)에 가로막혀 거대한 댐처럼 쌓여 있었다. 반면 JS의 생체 회로는 통증이 느껴지는 팔이 아닌 등 뒤 견갑골 주위에 묵직한 불발탄을 형성하며 맑은 생명수의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었다. 증상의 발현지는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기혈 순환의 병목 구간에 치명적인 TNTs(통증 불발탄)를 품고 있는 셈이었다.
나는 오류가 발생한 어관에 파동을 맞춘 뒤, 치유의 두 번째 알고리즘인 하구명선(下求命線)을 가동했다. 내 손바닥의 생명선과 어제혈을 완벽한 하수구이자 접지 패드로 열어젖히고, 그들 몸속에 고여 통증을 유발하는 죽은 에너지인 사수(死水)를 체외로 거침없이 끌어당겼다.
손끝으로 곧바로 거칠고 끈적한 어기(瘀氣)와 찌르는 듯한 통기(痛氣)가 밀려들었다. 막혀 있던 관문이 열리고 억눌렸던 폭발물들이 양자 파동에 의해 해체되며 쏟아내는 거센 저항이었다. 나는 흔들림 없이 고고 힐링의 진동수를 유지하며, 생명선을 타고 넘어오는 그 탁한 기운을 남김없이 허공으로 방출했다.
그렇게 10분에서 20분가량의 묵직한 정적이 흘렀을 무렵이었다. 손끝을 어지럽히던 서늘한 어기가 씻은 듯이 소멸하고, 그 자리에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溫氣)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인체의 비상 셧다운이 마침내 해제되고,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본연의 생명 파동을 되찾은 경이로운 전환점이었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어요. 가슴과 등을 꽉 막고 있던 무언가가 시원하게 뚫리면서, 맑은 물이 쫙 흐르는 것 같아요."
SE와 JS의 굳어 있던 얼굴에 환한 화색이 번졌다. 시술자인 내 손끝에 맺힌 온기와 피시술자가 체감하는 내부 생명수의 순환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순간, 찻집의 공기마저 한결 맑고 가벼워져 있었다. 상하수도의 막힌 관문을 열어 멈춰버린 생명의 파동을 복구하는 양자 배열의 힐러, 그 조용한 폭파 작업이 오늘 또 한 번 완벽한 성공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