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생존에 필수적인 오토파지*(자가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새로운 신호를 발견하여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오토파지의 작동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다고 밝혔다. * 오토파지 (Autophagy, 자가포식) : 불필요한 세포내 단백질 및 손상된 세포내 소기관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고, 세포내 필요한 물질들을 합성하여 세포의 생존과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 역할을 함
백성희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연구는 네이처에 6월 15일자에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
논문명과 저자 정보는 다음과 같다. - 논문명 : AMPK-SKP2-CARM1 Signaling Cascade in Transcriptional Regulation of Autophagy - 저자 정보 : 백성희 교수 (교신저자, 서울대 생명과학부), 신희재 박사과정 학생 (공동 제1저자,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현경 연구교수 (공동 제1저자, 서울대 생명과학부)
논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연구의 필요성 ○ 오토파지는 종간에 잘 보존된 자가포식 작용으로 영양분 결핍, 대사성 스트레스, 감염, 노화, 암, 퇴행성 뇌질환 발병 등의 신호에 대해 세포의 생존 및 항상성 유지를 위하여 활성화 되는 필수적 기작이다. ○ 특히 세포가 영양분 결핍 상황에 노출되었을 경우 오토파지를 통해 세포내 불필요한 구성 요소 및 소기관을 분해하여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재생산하여 체내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 오토파지는 스트레스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기작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세포질에서 오토파지 단백질들이 어떻게 결합하고 기능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핵 내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 및 전사* 조절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 전사(transcription) : 유전자를 암호화하고 있는 DNA가 RNA로 해독되는 과정 ○ 이에 본 연구에서는 오토파지의 후성유전적* 및 전사 조절기전에 핵심적인 단백질을 찾고 그 기능을 연구하였으며 이를 통해 암 및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 후성유전학(epigenetics) :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크로마틴(염색질)의 구조적 변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
2. 연구 내용 ○ 연구팀은 오토파지 기능에 있어 핵 내에서의 유전자 발현에 의한 조절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하였고 특히 히스톤 단백질*의 후성유전적인 조절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하였다. * 히스톤 단백질 : 진핵생물의 핵내 DNA에 결합하고 있는 염기성 단백질로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함 ○ 이러한 가정에 기반하여 다양한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관찰한 결과 히스톤 H3의 아르기닌 17번 잔기에 메틸화*가 유도됨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메틸화를 유도하는 CARM1*(coactivator-associated arginine methyltransferase 1) 효소의 단백질 양 또한 증가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 메틸화 : 유기화합물의 수소원자를 메틸기(-CH3)로 치환하는 반응으로, 특정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 CARM1 : 히스톤 H3 아르기닌 17번의 메틸화를 유도하는 효소
○ CARM1 단백질 복합체 정제를 통해 정상 상황에서는 SKP2-SCF E3 유비퀴틴화 효소*에 의해 CARM1 단백질이 분해되지만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는 SKP2의 전사가 감소되어 CARM1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안정화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 SKP2-SCF E3 유비퀴틴화 효소 : 기질 단백질에 유비퀴틴 단백질을 붙여서 기질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하는 효소 ○ 특히 세포에 당 결핍 상황이 지속될 경우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 인산화 효소가 활성화 되면서 FOXO3*라는 전사 인자를 인산화 시키고 인산화 된 FOXO3는 SKP2의 전사 과정을 저해함으로써 CARM1 단백질이 안정화 된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 AMPK : 당 결핍 신호에 반응하여 활성화되며 에너지 항상성 유지에 센서 역할을 하는 인산화 효소 * FOXO3 : 에너지 항상성 유지를 위해 활성화되는 전사 인자 ○ 안정화 된 CARM1 단백질은 히스톤 H3 아르기닌 17번 잔기의 메틸화를 유도하면서 TFEB*(Transcription factor EB) 이라는 전사 인자와 결합하여 다양한 오토파지 및 라이소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게 됨으로써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 TFEB : 오토파지 및 라이소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 인자 ○ 이렇게 새롭게 발굴한 AMPK-SKP2-CARM1로 연결되는 신호전달 경로가 오토파지가 유도되는 상황에서 필수적인 신호전달 경로임을 최초로 규명하는데 성공하였다.
3. 연구 성과 ○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다양한 신호에 의해 CARM1 단백질이 안정화되고 핵 내에서 히스톤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가 유도됨에 따라 핵심적인 오토파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를 저해하는 저해제인 엘라그산(Ellagic acid)*은 베리류에서 많이 검출되는 화학물질로,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동 연구를 통해서 오토파지 유도에 중요한 히스톤의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를 억제함으로써 후성유전적 조절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엘라그산의 효과를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검증하였다. * 엘라그산(Ellagic acid) : CARM1에 의한 히스톤 단백질의 메틸화를 억제하는 화학물질 ○ 이번 연구는 핵 내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의 중요한 신호 전달 경로를 발굴하고 여기에 핵심적인 CARM1 단백질을 발견하여 오토파지의 후성유전 및 전사 조절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서 이 분야의 난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공헌을 하였다.
백성희 교수는“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오토파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암, 퇴행성 뇌질환 등의 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오토파지 조절에 필수적인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신개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본 연구의 중요성과 의의를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ㅇ 오토파지는 영양분 결핍에 의해 신속하게 활성화되는 자가포식 작용으로 암 발생 및 치매와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뿐 아니라 다양한 감염 상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오토파지는 세포가 스트레스에 노출 되었을 경우 불필요한 구성 요소 및 노화되거나 기능적으로 변형된 소기관을 분해하거나 감염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제거함으로서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작용 기전이다. ㅇ 따라서 오토파지 활성화에 중요한 핵심 단백질들의 기능을 규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최근 들어 이미징 기술의 진보를 통해 세포질에 위치하여 작용하는 오토파지 단백질들에 대한 기능 보고가 폭발적으로 증가되었다. ㅇ 그러나 스트레스에 장기적으로 노출 될 경우, 핵 내에서 전사과정을 통한 표적 유전자의 발현 조절이 오토파지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대두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작동 기전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미흡하다. 특히 오토파지 유전자 발현 조절에 필수적인 히스톤 변형에 의한 후성유전적 조절 기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2. 연구내용 ㅇ 본 연구에서는 오토파지 유전자 발현에 핵심적인 히스톤 변형 및 후성유전적 조절 효소의 단백질 안정화 기전을 규명하였다. 정상적인 오토파지의 기능 수행에 있어 핵 내에서의 유전자 발현 조절이 중요할 것이라 예상 하였고 이 과정에서 히스톤 단백질의 후성유전적인 조절이 필수적일 것으로 기대하였다. ㅇ 세포에 당 결핍 상황을 만들고 오토파지 현상을 유도하였을 때 변하는 히스톤 변형을 관찰한 결과, 히스톤 H3의 아르기닌 17번에 메틸화가 많이 유도됨을 관찰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아르기닌 메틸화를 담당하는 메틸화 효소인 CARM1 단백질 양 또한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ㅇ CARM1 단백질 및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의 증가가 오토파지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토파지 현상을 관찰하는 지표로서 자가소화포 결합단백질(LC3)로의 전환 증가와 녹색형광단백질과 같이 발현시킨 자가소화포 결합단백질(GFP-LC3)*를 이용한 자가소화포(autophagosome)* 형성 정도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CARM1이 소실된 경우 오토파지 활성화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관찰하였다. 뿐만 아니라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polyphenol계 물질인 엘라그산(Ellagic acid)을 처리한 경우에도 오토파지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 GFP-LC3(Green fluorescent protein-LC3) : 녹색형광단백질인 GFP와 LC3 자가소화포 결합단백질이 서로 같이 발현되도록 만들어서 이로부터 나오는 형광 강도를 측정하여 오토파지가 일어난 정도를 알 수 있는 방법 * 자가소화포(autophagosome) : 오토파지 작용 과정에서 형성되는 소포 ㅇ 다음으로 우리는 CARM1이 어떻게 당 결핍 상황에서 증가되는지를 관찰하였다. 세포에 당 결핍 상황을 유도했을 때 놀랍게도 세포질에서는 변화없이 핵에서만 CARM1 단백질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 이유로 CARM1의 단백질 발현 양을 핵 내에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유비퀴틴화 효소를 찾고자 하였고 그 과정에서 CARM1의 결합 단백질로서 SKP2라고 하는 SCF-E3 유비퀴틴화 효소 복합체의 F-box 단백질을 동정하였다. 정상 상황에서는 SKP2에 의해 CARM1이 분해되지만 당 결핍 상황에서는 SKP2 발현이 감소되면서 CARM1 단백질의 분해가 억제되어 안정화 되는 현상을 관찰하였다. ㅇ 당 결핍 상황에서 SKP2가 감소되는 기전을 찾기 위해 관련 상위 신호조절 인자를 규명하는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당 결핍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핵심 단백질인 AMPK 인산화 효소에 의해 SKP2의 전사과정이 저해됨을 규명하였다. 당 결핍 상황일 때 인산화 된 AMPK (활성화 된 AMPK)의 양이 핵에서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활성화 된 AMPK는 FOXO3a라고 하는 전사인자의 인산화를 유도하게 되고 AMPK와 인산화 된 FOXO3a가 SKP2의 전사를 억제함을 규명하였다. 당 결핍 상황에서 발현양이 감소한 SKP2에 의해 CARM1은 안정화 된다. ㅇ CARM1의 오토파지 전사조절에 관여하는 기전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WT과 Carm1 유전자 결손 배아 섬유아세포에서 당 결핍을 유도한 후 RNA-sequencing*/ ChIP-sequencing*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CARM1에 의존적인 유전자 중 상당수가 오토파지와 라이소좀 관련 유전자임을 확인하였다. * RNA-sequencing: 전체 RNA의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 ChIP-sequencing (Chromatin immunoprecipitation-sequencing): 전사인자 등의 단백질이 결합하는 DNA 상의 위치를 분석하기 위해서 전체 DNA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ㅇ 또한 전사인자 결합 모티프 분석결과 CARM1이 함께 작동하는 전사인자로 TFEB이 기능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실제로 TFEB에 의해 전사 조절을 받는 유전자들의 발현에 CARM1이 중요한 공활성화인자 (coactivator)로 기능함을 규명하였다. ㅇ CARM1 증가와 이에 따른 히스톤 메틸화 증가가 생체 내(in vivo) 오토파지와도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쥐의 간에서 오토파지를 관찰하였다. 정상 쥐를 굶겼을 때 간 조직에서 CARM1의 증가와 LC3 전환이 잘 보였다. 하지만 엘라그산(ellagic acid)를 처리를 한 쥐들은 굶었음에도 불구하고 LC3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음을 관찰하였다. CARM1에 의존적인 오토파지 및 라이소좀 유전자들의 발현 또한 증가되지 않았다.
3. 기대효과 ㅇ 본 연구는 당 결핍 상황이 유도되었을 때, 핵 내에서 메틸화 효소 CARM1에 의한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와 유전자 발현 조절이 오토파지 활성화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구체적인 작동 기전 규명을 통해 오토파지 이상에 기인한 질환에 대한 신개념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에 있어서 이론적인 기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ㅇ 또한 히스톤 H3 아르기닌 17번 메틸화를 선택적으로 저해하여 CARM1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엘라그산(Ellagic acid)의 경우 오토파지 활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대한 원천기술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오토파지 이상에 기인한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 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연구 이야기 ★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실은 암을 억제하거나 촉진하는 유전자들의 후성 유전 및 전사 조절 기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 중요한 생물학적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토파지 또한 후성유전적 조절을 받을 것이라 생각되어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토파지는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현재까지의 연구는 오토파지에 관여하는 단백질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본 연구실은 세포 내 다양한 생리 작용과 마찬가지로 오토파지 또한 표적 유전자들이 특정 신호에 따른 전사 조절을 받아 활성화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새로운 후성유전적 조절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CARM1 아르기닌 메틸화 효소가 오토파지 현상을 유도하는 데 중요한 인자임을 신희재 박사과정 학생이 발견한 것이 연구의 시발점이었다. 아산병원 권미나 교수님과 강원대학교 고현정 교수님께서 CARM1 결손 배아섬유아세포와 CARM1 효소활성이 없는 knock-in 배아섬유아세포에서 투과전자현미경 결과를 이용하여 CARM1에 의해 오토파지가 유도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셨다. 또한 CARM1에 의해 유도되는 히스톤 H3 아르기닌 17번 메틸화가 오토파지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마커임을 밝혔고 이 현상을 지놈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하여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원경재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RNA-seq과 ChIP-seq의 분석을 진행하였다. 에너지 및 영양분 결핍 상태에서 CARM1의 양이 증가하는 현상을 찾았으나 그 세부 기전을 밝히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김현경 박사가 핵 내 CARM1의 안정화 기전을 찾아 본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오토파지는 연구실에서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시스템이어서 셋업을 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본 연구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후성유전적 지식과 오토파지 사이의 연결고리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가 필요했고 오토파지 연구에 필요한 실험 기법과 장비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 했다. 본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데에 다른 연구실의 도움과 조언이 절실했다. 다행히 교수님께서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에 대해 공감하시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셨고, 그 결과 국내외 저명한 교수님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원활한 연구 진행에 큰 도움을 받았다. 또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하여 교수님께서 오토파지 분야의 해외학회의 참석 기회도 마련해주셔서 저명한 해외석학들과 본 연구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얻었고 그분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처음보다 더 짜임새 있고 수준 높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까지 오토파지 작용은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으므로 대부분의 연구가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는 방향에 국한되어 있었고 그 결과 핵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조절 기전들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되며 미개척 분야였다. 이번 연구는 CARM1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핵 내에서의 후성유전적 신호전달 체계가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 작용에 필수적임을 증명한 것으로 오토파지 연구에서 미흡했던 핵 내의 기능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하는 결과로써 앞으로 이 분야에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네이쳐 논문 리뷰 과정에서도 3명의 리뷰어들이 모두 훌륭한 연구라고 칭찬하였고 네이쳐 저널측에서도 본 연구 성과의 중요성을 인정해서 게재를 승인하였을 때에는 무척 기뻤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후성 유전적 조절 기작에는 히스톤 메틸화 이외에도 다양한 조절 기작들이 이미 많이 밝혀져 있다. 오토파지에도 CARM1에 의한 히스톤 메틸화 외에 다른 후성 유전적 인자들이 다양한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추후 스크리닝을 통하여 오토파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히스톤 변형에 대한 조절 기작을 추가적으로 밝히고 분자적 작동 기전을 연구하고자 한다. 또한 오토파지에 문제가 생기면 퇴행성 뇌 질환, 루프스, 크론병 등 다양한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기 때문에 CARM1 단백질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굴한 효소들을 표적으로 각종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진은 이 효소들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이번 Nature 논문의 제1저자들은 모두 여성과학자이며 한 가정에서 아내이자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revision 기간 동안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은 물론 주말도 반납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야했다. 체력적으로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들을 이해해주고 묵묵히 지원해주며 응원해준 남편과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림 1. 오토파지 현상에서 CARM1 효소의 중요성을 규명 당 결핍 상황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 현상이 Carm1 유전자가 결손된 Knock-out(KO) 배아섬유아세포나 효소 활성이 없는 Knock-in(KI) 배아섬유아세포에서는 관찰되지 않음을 통해 CARM1 효소가 오토파지에서 중요함을 규명함. 빨간 화살표: 자가용해소체(autolysosome), 파랑 화살표: 자가소화포(autophagosome), 노랑 화살표: 중층소체(multilamellar body)
그림 2. 엘라그산이 생체내 오토파지를 억제함을 규명 굶긴 쥐에 엘라그산을 처리하여 CARM1의 효소활성을 억제하였을 경우에는 마우스의 간 조직에서 오토파지현상이 억제됨.
그림 3. CARM1에 의한 오토파지의 후성 유전 및 전사 조절 기전 규명 CARM1 효소는 영양분이 많은 상황에서 SKP2에 의해 분해가 유도되지만,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는 SKP2의 양이 감소됨에 따라 CARM1의 양이 증가되어 오토파지에 관여하는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증대시킨다. [BRIC동향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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