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았던 아름다운 날들이 너무 많이 쌓였는데 인사 말 한마디 못 나누고 이승과 저승으로 헤어져야 한단 말인가. 어릴 때 같이 놀던 그때가 어저께 같은데 세월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칠십년이 넘게 흘러와 이제 우리 서로 헤어져야 할 때가 되었나 보다. 친구야 조금 앞서 갔다고 슬프하지 마시게 조금 더 살면 어떻고 먼저가면 어떤가. 도진개진 아니겠나. 우리 모두 다 꼭 가야 할 곳이니 먼저 갔다고 원통해 할 것 없지 않을까. 우리들은 당신과 지낸 아름다운 많은 추억들이 남아있어 당신을 잊을 수 없으니 어떡하면 좋은가 혹시 친구가 이 세상에서 못다 한 일들이 있다면 우리가 그 소원들을 다 하고 당신 곁으로 갈까 한다. 이제 미련일랑 다 내려놓고 그곳 천국에서 편히 쉬며 우리를 기다리렴. 어릴 때 한 동내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같이 한 시간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지 못하겠지만 단 한 가지 하고싶은 말은 친구와 같이 한 세월들이 너무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남아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할 몫이니 모든 근심걱정 내려놓고 그곳에서 편히 영면하시게. 내 친구 재수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