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영월로
2021.12.13.월
일요일에 자전거 타러 가려다 오후에 추워진다는 예보에 포기했다.
마땅히 할 계획도 없었다.
창동에 생긴 댄스스포츠 원음 나오는 전용 무도장으로 가서 혼자 음악이라도 듣다가 올까 했지만 그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커플들이 즐기러 오는 곳에 혼자 가서 덩그러니 쭈구리고 서있을걸 상상하니까 서글프고 처량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청량리역으로 가서 영월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기차여행은 언제나 설레고 신났지만 바깥 풍경은 즐길 수 없었다. 도착할 때까지 안개가 자욱해서 경치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차여행은 마음을 들뜨게 하고 즐거웠다. 이것저것 사색에 잠기면서...
영월역에 도착해서 문앞에 나서니까 다슬기국 전문점들이 눈에 띄었다. 맑은 동강에서 나오는 다슬기국 맛집들이었다.
편도암으로 인한 항암과 방사선 치료전에는 즐겨 먹던 거라서 입맛이 땡겼다. 그러나 나홀로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집집마다 주로 가족단위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겨우 구석진 곳에 자리를 배려해 주어서 다슬기 해장국을 시켰다. 맛은 여전히 느낄 수 없었다.
빨리 미각이 되돌아 와서 예전처럼 맛집 찾아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식당에서 나와서 다시 기차역으로 가서 제천행 열차를 타고 제천역에서 청량리행 ktx이음 열차를 타고 돌아왔다.
혼자 여행도 좋았지만 그래도 마음껏 댄스를 못한게 못내 아쉬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