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에폭시 시공을 통해 빈티지 플로어를 연출한 모습. 서울대 국제관(위)과 코오롱 스포츠센터>
다소 거친 느낌을 주는 시멘트 바닥이 훤히 비친다. 정작 만져보면 투명 유리를 깔아놓은 듯 매끄럽다. 옥구슬을 떨어뜨리면 맑은 소리를 내며 또르르 굴러갈 것만 같은 반짝임도 있다. 서울 강남, 홍대 일대의 상업ㆍ오피스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빈티지 플로어(Vintage Floor)’다.
에코이즘(ecoismㆍ자연주의)이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빈티지 플로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이미지를 구현해 내는 덕분에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기 때문. 마루, 타일, 장판 등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바닥재에 비해 사용자의 의도대로 패턴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은 더욱 매력적인 요소다.
투명에폭시 시공은 크게 ‘코팅’과 ‘라이닝’의 두 가지 기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코팅은 도장하듯 얇게 펴 바르는 방식으로 가벼운 느낌을 주고싶을 때, 라이닝은 다소 두꺼운 투명 유리를 깔아놓은 듯한 표면 처리로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원할 때 주로 사용한다. 투명에폭시 시공 전에는 전체 바닥면의 수평(평활도)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레벨링 작업이 필수다. 이 작업에는 셀프레벨링(자동수평몰탈)제가 주로 쓰인다.
투명에폭시 공법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새의 일이다. 에폭시 공법은 건설화학 분야의 범용화된 기법으로 이전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었지만 인테리어를 위해 개량된 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 차별화된 바닥 인테리어를 원하는 건축주의 요청으로 일부 시공업체들이 방법을 고안해 적용하기 시작했고, 결과물을 본 손님들이 알음알음 찾아오면서 시장이 형성·확대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나 빌라에 스펙인으로 이미 깔려있는 수입산 대리석 바닥을 걷어내고 투명 에폭시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아 시공한 경험이 상당하다”며 “서재처럼 특정 개인을 위한 공간 위주로 주거 시장에서도 투명 에폭시의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름기자 pouvo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