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식당
탄탄한 맛집이다. 외지인에게는 숨어 있는 곳같지만 현지인에게는 이미 파다하게 알려진 식당이다. 실내 가득한 사람들이 왁자지껄 즐겁게 식사하는 분위기에 만족감과 행복감이 배여 있다. 예상치 않게 좋은 식당을 만나 즐거운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도 즐거워지는 것은 여행의 크나큰 덤이다. 가격과 맛, 모두 만족할 만한 한끼로 여행이 실속을 더한다.
1. 식당대강
상호 : 지천식당
주소 : 경북 상주시 남상주로 1460
전화 : 054-532-1715
주요음식 : 불고기석쇠구이, 칼국수
2. 먹은날 : 2023.10.19.점심
먹은음식 : 돼지불고기석쇠구이 20,000원, 우리밀칼국수 8,000원
3. 맛보기
상주에서도 외곽 지역에 있는 토속적이면서 실속있는, 유명한 식당이다. 이미 주차장은 차로 가득, 장이 선 거 같다. 메뉴도 간단하다. 편안하면서도 일상적인 메뉴가 솜씨를 담았다. 솜씨는 생래적일 수도 역사적일 수도 있다. 이 집은 둘 다 구비한 거 같다.
불고기는 영등포 바싹불고기와 달리 고기를 좃지 않고 통으로 썼다. 쫄깃하고 타지 않게 잘 익혔다. 굽기 선수가 구운 거다. 사실 삼겹살이나 주물럭이라는 고기를 손님에게 굽게 하는 것은 식당 일손을 덜려는 의도가 강하다. 손님에게도 온도 조절과 음식 섭취 시간 조절을 위해 조리시간 조절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일손 절약은 명분도 있다.
그러나 술이나 대화에 집중하다 보면 태우기 일쑤, 태운 고기는 반드시 암 유발물질이 된다는 협박에도 사람들은 태연하다. 젊은이들은 그런 암 소인을 극복할 면역력을 가지지만, 나이 들면 외부 병인을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구워 내오는 식당을 보면 반갑다.
서울 영등포 바싹불고기도 구워 내오고, 조치원 고복저수지 옆 산장가든도 갈비를 구워내온다. 굽는 분들은 모두 굽기 전문가이다. 그들이 구운 것과 손님이 구운 것은 모양새부터 완전 다르다. 여기서도 구워내와서 우선 신뢰가 된다. 타지 않고 잘 익은 데다 윤이 자르르 흐르는 모습도 좋다.
잘 구워온 고기가 맛도 좋다. 졸깃거리고 약간 단 듯한 맛은 불만일 수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신선한 육질이 감칠맛을 안고 우선 혀에 닿으므로 맛의 만족도는 저해하지 못한다. 질 좋고 잘 재고 잘 구운 고기, 집에서는 이처럼 먹기 힘들다. 외식의 수고에 충분히 보답한다.
상차림이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 깔끔한 것도 신뢰도를 높인다.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토속적인 맛도 놓치지 않아 축적된 노하우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배추 주제의 음식들로 식탁이 차려져 있는데 그 배추가 중국산이라는 것, 당연히 고춧가루도 중국산이다. 김치의 맹숭맹숭한 맛은 여기서 온 것인가. 찬이 전반적으로 단순하니 배추 혹은 김치는 국산으로 내오면 어떨까. 시골이라 배추 수급도 유리할 거 같은데, 고추가루까지는 아니어도 배추 중국산은 아쉽다. 다행히 배추시래기국은 나무랄 데 없다.
석쇠불고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간다. 석쇠 가득 소복히 담긴 고기가 때로는 층으로 놓여 양이 적대 적지 않다. 기름도 빠져 개운한 맛이 난다. 단맛을 조금만 줄였으면 싶지만, 대중의 취향이면 어떡하겠는가. 그래도 단맛을 조금만 줄이면 음식의 품격이 더 올라갈 거 같다.
배추시래기무침. 향토적인 느낌도 맛도 좋다. 간도 적절하다.
배추시래기국. 개운하다. 양념이 진하지 않고도 이런 맛을 내는 것은 깊은 솜씨를 말해준다. 엷은 된장맛이 담백하고 편안하게 여겨진다.
고슬고슬한 밥, 막 퍼낸 밥이 밥맛을 살려낸다.
칼국수. 고기를 먹고 냉면 아닌 칼국수를 먹을 수 있게 한 것은 좋은 상차림같다. 차가운 냉면보다 따듯한 칼국수가 소화에 더 좋을 거 같다. 거기다 우리밀 칼국수다. 누르스름한 면, 걸죽한 국물맛에 밀가루 냄새는 나지 않는다. 면의 탄력은 조금 떨어져 쫄깃한 맛이 덜하지만 흠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여기도 배추도 고명을 삼았다.
양념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더 개운한 맛을 즐길 수 있다.
4. 먹은 후
상주, 가볼만한 곳으로는 남장사를 추천한다.
남장사.
남장사 진입로 감마을
#상주맛집 #상주원조지천식당 #지천식당석쇠불고기 #지천식당칼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