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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에 꽃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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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풍광-그 축복 스크랩 돌담길 하가리
돌담 추천 0 조회 95 11.04.27 10:3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본문스크랩 하가리 옛 돌담마을에서 올레의 매력에 빠지다. 나의 관심정보

2010/05/15 18:12 수정 삭제

작성자: wildcat7007

복사 http://blog.naver.com/wildcat7007/memo/20105813566

출처 디브러리 블로그 | 디토씨
원문 http://blog.naver.com/dibrary1004/30077457442

제주를 제주로 규정짓게 하는 가장 전형적인 풍경 중 하나가 돌담이 아닐까 싶다. 제주 어디를 가도 만나게 되는 끝없이 이어진 돌담길은 그 목적과 기능에 따라 이름도 참 다양하다.

 

바닷가 연안에 일정한 너비와 높이로 쌓아둔 후 밀물과 썰물 때의 물 높이를 이용하여 고기를 가두어서 잡는 돌담을 원담 혹은 갯담이라 하였으며, 조선시대에 소와 말을 키우는데 필요한 목장 울타리용으로 쌓아놓은 거대한 돌담은 잣성이라 하였고, 조선시대에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 등 읍성과 군 주둔지였던 진성에 쌓은 돌담을 성담, 고려말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왜구 등을 막는데 활용되었던 돌담을 환해장성이라 불렀다.

 

또한 큰 길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의 돌담을 올렛담, 택지 옆에 붙어있는 텃밭의 돌담을 우영담, 돼지우리를 둘러놓은 돌담을 통싯담, 묘의 둘레를 네모나게 둘러놓은 돌담을 산담이라 부르는 등 돌담이 쌓인 위치나 장소에 따라서도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다.

 

돌담이 지닌 그 역사적, 미학적, 기능적 아름다움만을 제대로 보고 가도 제주의 모든 것을 보았다 할 정도로 돌담은 제주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 문화유산인 돌담은 세월이 갈수록 그 원형의 모습을 잃어가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제주 곳곳에 무분별하게 들어서고 있는 건축물들이 돌담의 미학을 채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저 형식만을 빌려 온 어설픈 흉내일 뿐이다.

 

최근 제주올레가 대한민국 히트상품 1위에 선정되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올레길을 걸으면서도 원형이 잘 간직된 돌담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애월읍에 위치한 마을, 하가리이다.

 

하가리는 세월을 100년 전으로 되돌려놓은 듯, 제주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하가리를 가장 특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돌담이다. 하가리 돌담은 제주에서도 그 원형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 하가리 연못풍경

  

 

하가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제주에서 가장 넓은 연못이라는 연화못이다. 연화못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제주에서도 연꽃 핀 풍경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제 여름을 지나 겨울의 문턱이라 그런지 무성하던 연꽃은 사그라지고 마른 가지 끝의 연밥이 쓸쓸하게 수면위로 물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간혹 미세한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연화못을 따라 축축 늘어진 수양버들이 지난 여름의 추억인양 마른 잎새들을 연못 위에 떨군다.

 

문득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가슴 한가운데로 물결되어 밀려왔다.

 

그리고 그 물결 따라 연못을 돌아 하가리 마을 돌담길에 들어섰다.

  

    

     

▲ 하가리 올레길

  

 

마을 안쪽의 큰길은 신작로라 해도 될 정도로 넓었으나 곧은 길이 아니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으며 집과 집을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큰 길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 역시 구불구불 이어져 보일 듯 말 듯한 정낭까지 이어져 있다. 올레다!

 

올레는 제주도 주거 형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큰 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골목을 의미한다.

 

올레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길이다. 길이도 제각각이며, 담의 높이도 제각각이고 심지어는 한 집으로 이어지는 길일 지라도 그 너비가 중간에서 좁아지다가 다시 넓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은 부드러운 물결 모양의 곡선을 지니고 있어서 그 자체가 일종의 내재율을 지닌다.

 

바람 거칠고 태풍도 잦은 제주 기후의 특성상, 집 담에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대문을 달았더라면 아마 대문은 물론 대문을 연결했던 집 담마저 허물어지기 일쑤였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올레 끝에는 폐쇄적인 대문 대신에 정낭을 달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곡선을 지은 길 끝 정낭 너머로는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안채의 모습이 수줍게 살짝 비켜 서 있다.

 

올레는 이렇듯 개방과 폐쇄에 있어서도 제주만이 가진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하가리의 돌담길을 걷다보면 발걸음은 마치 부드러운 음률을 따라 걷는 것처럼 편하고 즐겁기 이를 데 없다.

  

    

▲ 잣동네 팽나무 & 밀방아간

     

▲ 밀방아간 연자매

  

 

마을의 집들은 신식 가옥도 있었으나, 보편적으로 제주 전통가옥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두거리집(안채와 바깥채로 나누어 지어진 집)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젠 거의 사라져가는 초가의 모습도 볼 수 있었기에 발걸음을 옮길수록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

 

그 중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잣동네 말방아(중요민속자료 제32-1호)와 초가집 한채(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료 제3-8호)였다.

  

    

▲ 하가리 초가(제주특별자치도민속자료제3-8호)

     

▲ 초가 입구

     

▲ 초가 안거리(안채)

     

▲ 통시 : “화장실”을 뜻하는 제주사투리

 

 

잣동네 말방아는 제주에 남아있는 두기의 말방아 중 하나로, 다른 연자매들에 비하여 규모가 클뿐더러 말방아간도 비교적 크게 지어져 있었다.

 

특히나 말방아간을 뒤덮는 두기의 거대한 팽나무와 말방아간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오래된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다웠다.

 

또한, 초가집은 제주 전통의 두거리집으로 원형이 잘 갖춰져 있고, 항상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나 이젠 민속촌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통시(제주 전통의 화장실)까지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잘 보존한 것은 비단 그들의 전통적인 생활공간뿐이 아니었다.

 

하가리는 대한민국에서 공기가 가장 청정한 마을이라 한다. 비단, 마을의 형태만 잘 보전된 곳이 아니라 환경마저 오염되지 않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었던 것이다.

 

공기마저도 때묻지 않은 시절의 청정함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기에 이 길을 걸으며 담배 한 대 피우기조차 미안할 정도였다.

  

                             

                              

▲ 하가리 마을풍경

  

 

하가리는 마을가꾸기 추진위원회 구성운영, 시멘트 울타리를 옛 돌담으로 개선, 제주전통 돌담 올래길 복원, 연화못 화단정비 및 데크시설, 팽나무 및 연자마 등 보호, 마을 문화체험 행사개최 등의 사업을 벌여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09!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주민들의 마을사랑이 남다른 동네이다.

 

마을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아름다움을 알고 이를 소중히 가꾸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아름다운 마을로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가리, 어쩌면 이곳은 화려함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마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촌(村)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그리워지는 요즘세상 아니던가?

 

당신이 일부러 촌스러움을 찾아 하가리 돌담길로 접어든다면... 그곳에서 제주가 지닌 미학의 절정인 돌담길을 마주친다면... 당신의 촌스런 여행은 비록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 자료출처 : 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http://jeju.grandcult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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