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장날순대>
70년 고부의 솜씨가 모두 농축되어 있다. 오래오래 묵은 맛을 국물 한입에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묵은 전승에만 기대지 않고 버섯순대국밥 등으로 식재료와 메뉴와 맛을 확장하는 것도 장점이다. 고유의 순대국밥과 자연버섯의 향이 가득한 순대국밥에 전통 순대의 맛에 담긴 깊은 솜씨를 맛보는 행운을 누린다.
1. 식당대강
상호 : 옥산장날순대
주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청주역로 653-7 1층
전화 :
주요음식 : 순대국밥
2.먹은날 : 2024.9.6.점심
먹은음식 : 버섯순대국 13,000원, 순대국 +모듬순대 15,000원
3. 맛보기
우리는 전통적으로 시모의 솜씨가 며느리로 전수되는 가족구조를 가지고 있다. 딸은 일찍 출가해 가풍을 전수받을 시간이 충분치 않고, 며느리는 시모와 오랜 기간 삶을 함께 하며 집안 대소사를 함께 관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 솜씨의 전승 양상이 그러하다. 이곳도 20년은 시모와 함께 20년은 며느님 혼자 꾸려오며 가게를 이어왔단다. 덕분에 대를 이어 누적된 맛을 우리가 누린다.
바로 식당 앞이 장터였단다. 처음에는 옥산 장날에만 문을 열다가 오래전부터 상설 식당이 되어 장이 열리지 않아도 식당이 홀로 섰다. 지금은 옥산장은 몰라도 옥산장날식당은 안다. 상호에 들어 있는 '장날' 이름 덕에 옥산장을 거꾸로 알리는 식당이 되어 명칭과 명성에서 완전히 주객이 전도되었다.
시장에 국밥집이 있는 것은 아주 보편적인 모습이다. 주머니가 얇고 시간마저 넉넉하지 않은 장꾼들은 따습게 빨리 맛있게 싸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다. 국밥은 여러 찬이 없어도 가능하고, 재고 부담없이 언제나 대기 상태로 손님을 응대할 수 있어서 주인도 일손을 절약하며 저렴한 재료값으로 팔 수 있었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대표적 메뉴가 국밥이었다. 거기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재료의 국밥은 영양마저도 풍부하여 속을 든든하고 다습게 해줄 수 있었으니 장터에서는 최고의 메뉴인 셈이었다.
그렇게 커나온 식당, 그렇게 맛을 알린 순대국은 거기 만족하지 않고 몇 년 전부터 새로운 메뉴 버섯순대국을 개발하여 순대국의 맛과 재료를 확장시켰다. 솔이버섯의 자연향을 담은 순대국밥 맛을 어찌 형언할 것인가. 자칫 순대국의 맹점이 되기 쉬운 냄새도 잡고, 고기만 섭취하는 부담을 고급한 버섯으로 함께 해결했다.
전통적인 순대국밥과 손순대도 셋트로 주문하였다. 전통맛이 궁금해서다. 순대는 전통적인 수작업 피순대다. 야채와 어우러진 순대 맛이 옹골지고 개운하다. 순대국은 육개장처럼 얼큰한 맛이다. 이런 순대국을 만들어내니 버섯순대국도 맛있는 거다.
피순대다. 야채가 듬뿍 들어 있다. 냄새가 나지 않고 풍성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순대껍질도 쫄깃한 식감이 맛을 더 살린다.
자연산버섯순대국밥. 최근에 추가된 메뉴이다. 전국을 다니며 딴다는 버섯을 활용한 음식이다. 물론 100% 자연산이어서 이 가격에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맛도 깊이도 옹골찬 음식이다. 노포는 그대로여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20년을 시어머니와 함께 운영했고, 20년을 혼자 해왔다고. 처음에는 장날만 하다가 나중에는 날마다 열었단다. 바로 앞이 옥산 장터라고. 대부분의 식당이 딸이 아닌 며느리로 이어진다. 며느리는 혈통후손이 아니라 문화후손이다. 시어머니와 동거동락하다보니 서로 닮게 되고 경제적 혹은 문화적 공동체가 된다.
장터에서 발전하기 좋은 식당이 국밥이다. 각종 오래된 국밥집은 대개 시장터이거나 역전거리, 그도 아니면 우시장 주변이다. 이집도 예외없이 시장터 국밥이다. 시장에 몰려드는 손님을 상대로 하다가 자리를 잡아 장날 식당에서 상설 식당이 되었다.
버섯향이 강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있고, 그러면서도 부드럽고, 그리고 깊은 맛이 난다. 돼지고기로 이만한 맛을 낼 수 있다니 신비에 가깝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이나 냄새가 전혀 없다. 성공적인 메뉴 개발이다. 한동안 하던 순대국수를 치우고 새로 만들어낸 버섯순대국은 신의 한수다. 그러나 걱정이다. 이처럼 질좋은 자연산 버섯을 계속 준비할 수 있을까. 10년 후에도 이처럼 맛있는 음식을 해내기를 빈다.
싸리버섯, 솔이버섯, 느타리버섯, 안 든 버섯이 없다. 전국을 다니며 심마니처럼 버섯을 딴단다. 버섯을 따기 위해 엄청 오래 다양한 공부를 했다고. 국물에서 나는 버섯향은 국밥을 귀족으로 만든다. 버섯 달인 물을 사용한 느낌. 보약이 되는 듯한 느낌, 식약동원 음식이다.
순대국. 육개장같이 칼칼한 맛이 난다. 진한 맛이 돼지국밥임에도 풍성한 느낌이 좋다. 아저씨들이 선호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해장으로도 좋고 빈속 든든하게 채우는 데도 좋다. 느끼하지 않은 맛이 개운하게 속을 채운다.
김치. 묵은 김치다. 사진이 맛을 구현 못한다. 전통적인 맛이다. 개운하고 깊은 맛. 이 정도 김치 솜씨면 다른 것은 볼것도 없다. 버섯순대국만 아니다. 묵은 솜씨, 자연의 맛은.
깍두기는 훗입맛이 달다. 옥의 티다.
4. 먹은 후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이 두 곳이나 있다. 구에서, 시에서 하는 공영주차장이 무료로 운영되어 주차 걱정이 없다. 시장에서 나는 맛집, 맹점은 주차장인데 주차난도 없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톨게이트가. 5분안 거리여서 교통도 좋다. 맛있고, 편리하고. 장점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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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과 글을 보고 있으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가보고 싶은 순댓국집이 또 하나 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지나는 길 있으시면 들러보세요. 좋은 식당, 좋은 음식 찾아주는 것이 좋은 음식 계속 먹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