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네>
참으로 부산다운 집같다. 청사포 앞 바다 등대와 소나무를 바라보며 싱싱하게 살아있는 조개류를 먹는다. 연탄불에 굽는 조개, 치즈 약간을 얹으니 맛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낮게 앉은 바다, 둘러보고 싶으면 등대길을, 내려다보고 싶으면 달맞이길을 오르면 된다. 바다가 조개에도 전망에도 그리고 입가심하는 라면에도 들어있어 먹는 즐거움이 몇 배가 된다.
1. 식당얼개
상호 : 수민이네
주소 :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로58번길 118
전화 :
주요음식 : 조개구이
2. 먹은날 : 2023.6.27.저녁
먹은음식 : 모듬구이 90,000원, 라면
3. 맛보기
해산물 맛의 기준은 신선도. 모두 살아있다. 줄서야 할 정도로 소문난 집이니 재료의 신선함은 보장된다. 청사포가 이처럼 뜨기 전 한적한 시골마을 시절부터 유명한 집이었으니 역사가 있는 집이라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부산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어떤 메뉴를 주문해야 할지도 다 안다. 조개구이 후에는 라면을 먹어야 한단다. 이 사소한 조합도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 과연 라면도 꼬들꼬들, 국물맛도 좀 수상하다. 뭔가 해물류의 국물이 첨가되지 않았을까 싶다. 시원하고 깊은 맛, 여기에 라면이 어울린다니, 이러니 다들 라면을 찾지.
싱싱한 조개를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다. 해변의 풍취도 좋다. 빨간 등대에 푸른모래 전망대도 좋다. 골목 오르막길 갓집은 모두 커피숍이다. 저마다의 분위기를 갖는 커피숍이 식사후의 기대를 높여줘 식사를 더 즐겁게 맛있게 해준다. 조금 더 시간을 낸다면 저 위로 올라가 달맞이길까지 가볼 일이다. 청사포를 한눈에 내려다 보며 황홀한 일몰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가리비구이. 가리비살을 발라내 호일그릇에 담는다.
호일그릇에 담아 6분 구우면 알맞게 익는다.
가리비구이 완성. 알맞게 잘라 먹으면 된다. 고추와 팽이버섯 약간이 더 입맛을 돋군다. 치즈는 녹아 탱탱한 조개살맛에 적당히 스며 풍성한 맛을 낸다.
전복구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 좀 미안하다.
키조개도 함께.
키조개. 싱싱하고 커다란 게 먹음직스럽다. 기대를 그대로 실현시키는 맛, 시원한 맛이 난다.
검은새우.
새우구이 완성
장어. 붕장어다. 일명 아나고라고 하는 바닷장어. 회로 주로 먹다가, 간도 안 한 생 장어를 구워보는 건 드문 체험이다.
장어가 담백하게 여겨진다.
꼬들꼬들한 라면. 개운한 국물맛이 잘 배여 수준 높은 라면 맛을 즐길 수 있다.
4. 먹은 후
1) 청사포 구경
달맞이마을. 올려다 보이는 달맞이 마을이 도깨비마을인 거 같다. 도깨비는 발이 없다는데, 이 마을은 높은 아파트가 지붕도 없다. 오늘 흐린날이 만들어준 선물이다. 구름속에 떠있는 달맞이길 마을. 정말 부산은 아름다운 곳이다.
모노레일. 시간 있으면 타보고 싶다. 즉흥적인 탑승은 불가라고. 예약이 필요하단다. 그림의떡이다. 타는 것은 그림의떡이어도 보는 것은 그림이다. 위 AID아파트와 어우러지니 한층 더 장관이 된다.
2) 전망좋은 곳
비비비당(Bibibidang) 찻집 커피.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다. 금방 먹었던 황홀한 조개구이와 청사포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와우, 부산,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 이러니 부산 사람들이 서울을 꿈꾸지 않지. 한달살이하러 다시 오고싶다.
점점 어두워져 가는 바다, 불빛 들어오는 포구가 더 아름답다. 그래도 이만 일어서야 하겠지. 그래도 마음에는 담고 간다.
#부산맛집 #수민이네 #청사포조개구이
첫댓글 청사포 앞바다와 키조개 잘 기억했다가 다음에 부산 가면 꼭 들러보고 맛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수 최백호가 작사 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청사포'
청사포
-최백호
해운대 거쳐서
꽃 피는 동백섬 해운대를 지나서
달맞이 고개에서 바다로 무너지는 청사포
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래는 없고
발 아래 포구에는 파도만 부딪혀
퍼렇게 퍼렇게 멍이 드는데
해운대 지나서
바다와 구름 언덕 해운대를 지나서
달맞이 고개에서 청사포를 내려보면
여인아
귓가에 간지럽던 너의 속삭임
아직도 물결 위에 찰랑이는데
찰랑거리는데
순정의 첫 키스
열정의 그날 밤 수줍던 너의 모습
이제는 바람에 흔적마저 찾지 못한 청사포
사랑한다고 나만 사랑한다고
철없던 그 맹세를 내 진정 믿었던가
목 메어 울고 가는 기적소리여
해운대 지나서
꽃 피는 동백섬 해운대를 지나서
달맞이 고개에서 청사포를 내려보면
여인아
귓가에 간지럽던 너의 속삭임
아직도 물결 위에 찰랑이는데
찰랑거리는데
이런 노래가 있는 걸 모르고 있었네요. 노래를 들어보니 정말 청사포 노래한 게 맞는 거 같아요.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최백호가 여기서 자랐다고요. 노래까지 더하니 서사가 완벽해집니다. 덕분에 카페 글이 더 화려해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