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정기모임
1. 일시 : 2024.11. 25.(월)
2. 참석인원 : 6명
3. 선정도서: 한강작가 “ 소년이 온다”
4. 작품소개
- 2024.10 드디어 한국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역사적인 순간이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한국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이렇게 갑자기 예고 없이 왔다. 온 국민이 기뻐하고, 한강의 작품들은 서점에서 구할 수도 없고 도서관에서 빌릴 수도 없는 열광과 환호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도 한강의 작품을 읽어보기로 했다
- 한강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하였으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반면 “소년이 온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80년 광주를 다룬 책으로 한강 작품 중 처음 읽기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내용이 어렵지 않다는 것.
- 내용은 어렵지 않았으나 읽기는 힘들었다. 5.18을 정치적 거대 담론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자리에서 희생당했던 어린 소년들(당시 중3이었던 동호와 친구 정대의 영혼)과 함께 있었으나 살아남은 자들(고3이었던 은숙, 대학교 1학년이었던 진수, 20대 초반 여성노동자 선주)의 삶과 죽음, 고문 후유증과 살아남음의 죄책감으로 고통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평범한 삶이 불가능했던 사람들. 그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은 작가의 집필동기를 담은 에필로그로 왜 그녀가 이 작품을 쓰게되었는지와 집필과정(5.18 증언을 찾아읽고 유가족을 만나 인터뷰)을 기록했다.
5. 나눈 이야기
- 80년 5월 광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심정과 그들의 이후의 삶을 너무나 가슴 아리게 눈에 보듯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어 몇번이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을 훔쳐내며 읽어야 했다.
- 중3 어린 소년이 무자비한 폭력에 희생된 시체를 관리하는 도청과 상무대를 떠나지 않고, 가족의 설득에도 끝내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총에 맞고 쓰러진 친구의 손을 놓고 도망친 자신, 친구와 친구 누나에게 미안하여 시신이라도 찾으려는 순수한 *양심*.
누구라도 도망쳤을 상황에서 소년은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어 끝까지 남아, 결국 자신도 총에 맞아 쓰러졌다.
“소년이 온다”의 제목이 던지는 메세지가 무엇일까? 영문판 번역 제목이 “human acts”라고 한다. 세상에는 언제나 어디서나 폭력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인간다움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소년이 우리에게로 와서 알려준 울림이다.
- '폭도'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기를 희망했던 유가족의 바램처럼 80년 광주는 민주화운동으로 복권되었지만, 여전히 이를 부정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서도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노벨상 위원회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 우리가 읽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정치색을 뺀 그야말로 국가폭력에 희생된 인간의 고통과 인간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중3 어린 소년 '동호'의 시선에서 그린 문학작품이었다.
또한 광주진압 시 잡힌 선주가 여성이기에 당했던 고문에 대해 증언해 달라는 요구를 끝내 거절해야 하는 장면에서 폭력이란 총과 칼등 무력만이 아니라, 드러내기 어려운 타인의 고통을 역사적 진실을 밝힌다는 대의명분으로 요구하는 행위도 폭력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작가는 우리사회 도처에 자리잡은 여러모습의 폭력에 주목하고 고통받고 헤어나오려는 연약한 인간의 몸부림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내는 것 같다.
- 젊은 세대는 교과서를 통해 역사로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알고는 있지만, 불과 40년 전 부모세대가 겪은 그때을 일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이번 한강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자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