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 패밀리에서 만난 서강주는… ‘주말을 책임져 준 서강주‘ 이기도 했지만 ‘희망 같은 존재 서강주’ 였던 거 같아요.
처음에 정현배우님이 36부작 주말드라마에 그것도 드라마 데뷔작에서 만나 뵀던 작가님의 작품에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하신다고 했을 때 만감이 교차했어요. 게다가 장르가 블랙코미디라니…?? 사실 어떤 장르던 간에 배우님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긴 호흡으로 가는 주말 드라마이니 정현배우님의 연기를 그만큼 오랜 시간 많이 볼 수 있겠다는 설렘에 가슴이 벅차기부터 했습니다.
작년 9월 28일 첫 방송이 있던 날… 아직 늦더위의 여운이 남아있던 9월 끝자락에 가을 하늘처럼 파란 세트슈트를 입고 조금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지포 라이터 뚜껑을 여닫으며 횡단보도 앞에 강주가 등장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너무 떨려서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리는 거 같았습니다.
처음엔 강주가 밝고 허당끼 있는 부잣집 아들인 줄로만 알았어요. 겉으로는 그늘 없이 부족함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게다가 8년 동안이나 약속을 어긴 그냥 그런 가벼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진짜 모습은 가려지고 주변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양아버지에게 잘 보이려 전전긍긍하며 외롭게 살고 있더군요.
그동안 강주와 함께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지냈던 거 같아요. 때론 허당 허술 강주 때문에 박장대소하기도 하고 또 내편하나 없는 강주의 처지에 같이 화도 났다가 다림에게 빠져 직진사랑 모드일 때는 같이 설레기도 하고 하루빨리 오해가 풀려 난처한 상황이 다 지나가고 다림과 강주 주변 사람들이 강주의 진심을 알아주기를, 강주를 아껴주기를 바라면서 한 회 한 회 시청했습니다.
그렇게 강주에게 몰입해서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주중에는 팍팍하고 힘든 현생을 살다가 또다시 주말이 다가오면 강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말 약속도 다른 날로 미루고 토일 저녁 8시 만을 기다리며 지낸 시간이 어언 5개월~
이제 마지막 36회를 끝으로 강주를 보내주어야 하는데… 행복한 강주를 보게 됐으니 너무 다행인데 왠지 모를 아쉬움과 섭섭함이 남네요.
다리미 패밀리 속 청렴동 부자마을에 사는 서강주 씨 그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랍니다. 덕분에 많이 울고 웃고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오랜 시간 기억하고 그리워할 거 같습니다.
굿바이의 어원이 ’God be with ye’(하느님이 당신과 함께 하기를)이라고 하는데 ‘서강주’씨에게 축복을 빌어주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