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독서:에세S01E17 - 몇몇 대사의 특징
이 장은 두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모든 이가 자기 사냥감을 뒤쫓게 해 줘야 한다"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가 그들이 제일 잘 아는 것을 해야 한다이고 다른 하나는 대사(심부름꾼)가 그들의 일을 제일 잘 하는 방법 이다.
뱃 사공은 바람에 대해서만 말하게 하고, 농부는 황소에 대해, 병사는 자신의 상처에 대해, 양치기는 양 떼에 대해서만 말하게 하라. - 프로페르티우스 -
자기 분야를 넘어서는 사례도 보여준다. 시인이 되고 싶었던 의사인 페르안데르, 다리 놓는 기사로 알려지고 싶어 한 카이사르, 방책에 대해 토를 다는 법관을 언급하며 다른 전문분야를 넘보다가 굴욕을 당하는 사례가 나온다.
두번째 주제로 대사(심부름꾼)의 역할이란 어떻게 일이 벌어졌는지를 그 전모와 함께 충실하게 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줄거리를 추려 판단을 내리고 선택하는 자유는 온전히 주인에게 남겨 놓기 위해서 말이다. 주인이 행여 사태를 엉뚱하게 파악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일을 몰아가지 않을까 두려워서, 주인에게 진실을 변조하거나 숨겨서 주인이 자기 일인데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방치하는 것은, 내 생각에는 법을 정하는 이가 할 일이지 법을 따르는 이가 할이 아니다. ••••• 권위뿐 아니라 신중성이나 지혜로움에 있어서도 자기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야 할 사람(대사)이 할 일은 아니다.[148]
심부름꾼이 주인의 명령에 벗어나는 사례로 프랑스 대사인 마콩 주교와 뒤벨리 공과 크라수스의 부하 사례를 보여준다. 심부름꾼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남의 명령을 받는 데서 벗어나려 하며, 주인 노릇을 빼앗아 자기가 하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누구든 날때부터 자유와 권위를 좋아하기 때문에 명령에 따르기 보다 자신의 자유와 권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몽테뉴는 다스리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를 섬기는 사람들의 어떤 봉사도 곧이곧고 단순한 복종만큼 소중 할 수 없다고 한다. 대사는 자신의 자유와 권위보다는 단순한 복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크라수스가 명령에 반해 더 나은 선택을 했을 수 있는 부하에게 "일의 결과를 따지지 않고 규율을 존중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호된 채찍 형벌을 내린 사례를 말한다.
대사는 명령을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가? 단순한 복종과 자신의 자율과 권위. 몽테뉴는 단순한 복종이 중요하다고 한다. 왜 단순한 복종을 우선했을까 생각해본다. 직장생활 하면서 받는 명령에 대해 늘 마주치는 문제를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첫댓글 '입장 차이'라는게 명령과 전달에서도 나타난다. 몽테뉴에 따르면, 단순하고 명확한 명령은 명령자에 따라 그대로 해야 하고, 의견이 필요한 명령에는 명령자에게 조언을 주어 일이 잘 풀리도록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고려할 점은 첫째로 어찌 되었든 결과가 만족스럽냐는 것과 둘째로 본인이 명령자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냐는 것이리라.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를테니 간단하게 정리할 수가 없다. 하지만, 숙고해보면 이는 명령을 받는 자의 책임문제가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명령자의 안목(누구에게 명령하고, 들은 조언을 참고할지 등의)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뭘하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명령자로 수렴될 수 밖에 없다. 리더의 책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