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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수영의 산행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山淸 둔철산 산행기]
일시: 2005.05.05 (목요일) 날씨: 흐리고 오후에 비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西진주-대전 통영 고속국도-단성IC-20번국도-3번국도-홍화원 휴게소 산행코스 홍화원 휴게소-전원주택 조성지-밤나무단지-안부사거리(무덤)-시루봉-둔철산-헬기장-안부사거리-와석총-헬기장-산불초소(男根象)-너럭바위-정취암-정취암표지석-사계마을 산행시각 06:16 통영 출발 07:09 단성IC 07:25 홍화원 휴게소 도착 07:30-07:57 화홍식당 (아침식사-홍화 칼국수) 07:59 홍화원 휴게소 산행초입 <산행시작> 08:18 전원주택조성지 09:06 첫 번째 봉우리에 오름 (능선에 진입) 09:30 로프지대 10:05 안부사거리(무덤) 좌-금정폭포 우-의성교회 10:21 은진송씨묘 (恩津宋氏 墓) 10:25 684M봉 10:44 시루봉 (700m) 11:08 둔철산 정상 1 (단성 중학교 산악회에서 건립 2,004년 1월 4일) 811.7M 11:19 둔철산 정상 2 (진주 교직원 산악회에서 건립 1,988년 7월 17일) 812M--이곳이 조금 더 높으므로 진짜 정상임. 11:27 헬기장 11:58 안부사거리 12:18 와석총 (蝸石塚)--달팽이 모양의 돌이 쌓여 있는 곳이라는 뜻.. 12:51-13:05 점심식사 13:28 헬기장--(길 주의!) 조금 올라가다가 좌측 길을 가야 함. 13:41 남근상(산불감시초소) -- (길 주의!) 산불초소로 가면 안되고 우측 내림길로 가야 함! 13:54 너럭바위 13:58 정취암 14:18 정취암 표지석 14:29 사계마을 입구 --트럭타다.<산행 끝> 14:29-14:34 트럭타고 단계마을 도착 14:52-15:06 택시타다. (단계마을에서 홍화원 휴게소까지 1,5000원) 16:40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12.5km ■ 산행 시간 약 6시간 30분 ■ 나의 만보계 25,017步 ■ 車의 거리 왕복 177.7km
둔철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뭐가 보이나? 지리산이 보인다! - 부산일보 산&산 통영시 약사회 등반대회 (한산도 망산) 후.. 지지난주(4월 24일)는 이사 때문에 쉬었었고, 지난주(5월 1일)는 집들이와 지인의 아드님 결혼식이 있어 산행을 포기했었다. 물론 주된 이유는 오전에 비가 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 가는 날이 장날이라 오늘도 오후에는 비가 온다고 하니 산에는 가야겠고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조망을 보기엔 글렀으므로 굳이 이 코스(종주)를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감도 생긴다. 참고로 이곳에서 바라보면 12시 방향으로 정수산을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황매산, 모산재, 금성산, 악견산, 허굴산, 감암산, 부암산,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 방어산, 달음산, 장군대산, 봉명산, 이명산, 하동 금오산이 보이고 반시계방향으론 필봉, 왕산, 웅석봉, 지리산, 감투봉, 이방산이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산만은 날씨가 화창한 날에 오르려고 아껴놓은 산인데..
西진주에서 통영대전고속국도를 달려 단성IC를 빠져나와 곧이어 만나는 굴다리를 건너 산청 방향 20번국도를 달린 후 다시 경호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면 3번국도와 연결된다. 이 3번국도를 따라 산청방향으로 올라오면 잠시 후 ‘홍화원휴게소’ 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아침을 먹지 않고 곧바로 산행을 하려고 하였으나 (날씨 때문에) 뭐 좀 먹고 가자는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여 홍화원휴게소에 있는 ‘화홍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오르기로 한다. ‘화홍식당’은 바로 어제 개업을 해서 그런지 이른 아침에 홍화칼국수 두 그릇을 주문하는 잔챙이 손님에게 아직도 잠에서 덜 깬 안주인께서 즐거이 손님을 맞이한다. 혹시 맛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고 염려도 되었지만 홍화칼국수는 맛이 아주 좋았으며 고추튀김 반찬은 맛이 매우 좋아 따로 사기까지 했다. (고추튀김-10,000원) (콩 볶은 것 두 개-6,000원) (홍화칼국수 두 그릇-8,000원)=24,000원 만약 둔철산 산행시 이 홍화원휴게소를 이용하신다면 한번쯤 들러도 될 웰빙 음식들이었다.
아침을 먹은 후, 홍화원휴게소에서 조금 올라오면 ‘전원주택조성지’로 향하는 아스팔트도로가 연결되어있다. 차를 몰고 ‘전원주택조성지’까지 올라도 되지만 홍화원휴게소에 차를 주차한 후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오르는데 주변의 풍광이 너무도 정답고 아름답다. ^^ 특히 야생화가 만발한데 몇 컷을 찍었으나 메모리카드 불량으로 모두 없어져 버렸다. (캐논IXUS400)--주로 접사사진 촬영用 불행 중 다행으로 (캐논Powershot s70)에서 찍은 사진이 있기 망정이지..끙.. 아름다운 야생화 몇 컷을 찍었는데 정말 안타깝다.
초행길이라 어디가 산행초입 인지 몰라 무작정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전원주택조성단지가 나왔다. 전원주택조성단지는 미완성인데 주변에 아름다운 나무도 심고 돌담도 구축하여 만약, 완공이 되면 아주 아름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완공 후 인파로 북적거리게 되면 아마도 나는 싫다고 할 것이다. 지금은 아무도 없는 호젓한 아스팔트도로를 아내와 나 둘만이 오르니 그 상쾌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날씨가 좀 흐려 옥에 티지만.. 잠시 후, 밤나무단지를 거쳐 본격적으로 산행에 들어간다. 조금 오르니 무척 땀이 많이 난다. 아마도 날씨 탓인가 보다. (비가 오기 전 후덥지근한..)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 사위를 둘러보니 gas로 전혀 조망이 없구나. 아!~~ 하필이면 이런 날에 이산에 오르다니.. 산행 못지않게 조망에 관심이 많은 이몸인데 정말 실망이 크구나.. 조망이 없다면 이 산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그런데.. .. ... . 아니, 황홀경에 빠뜨리게 할 줄이야!
뜻밖의 손님은 바로 철쭉꽃이었다. 조망제로의 산에 실망을 하며 산행을 하고 있는데 나의 마음을 달래기나 하듯 하나 둘 씩 나타나는 뜻밖의 손님들.. 처음에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안부사거리를 지나 684봉 오름길에서부터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근처에 있는 합천 황매산은 철쭉으로 유명한 산인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산청 둔철산에 이렇게 황홀한 철쭉꽃 군락지가 있다는 것은 예전에 미처 몰랐다. 이기 꿈인가? 생신가? ^^ ^^
안개 속에 핀 아기철쭉꽃을 보셨나요?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 아내도 느꼈고 나도 느낀 그 느낌.. 홀로 이 길을 걷고 있으면 무섬증이 서서히 밀려 올 것 같은 그 느낌.. . . 무섭고도 아름다운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으세요? . 만약에 천당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 . .
시루봉은 이름 그대로 떡시루처럼 생겼다 하여 시루봉인데 한국전쟁당시 빨치산이 주변에 성곽처럼 돌을 쌓아 방어진지를 구축했다고 전해진다. (외송마을에 주둔한 토벌대에 대항해 망루 겸 참호로 활용한 것이라 함.)--부산일보에서 발췌
시루봉은 직접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우회하니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시루봉에 오르니 바람이 무척 불어온다. 역시 시계는 제로인지라 둔철산을 향해 산행길을 재촉한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마치 술잔을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바위와 안개구름으로 주변의 분위기가 편안하다. 하지만 안개구름의 오른쪽은 절벽이다. 이곳은 토양은 황매산의 모산재처럼 마사토인지라 마치 누군가 막 마당을 빗질로 쓴 것처럼 느껴진다. ^^
사진으로 보면 꽤 힘든 코스처럼 보이지요? 사실은 로프를 잡지 않고도 쉽게 오를 수 있는 Slab입니다. 마침 아내가 포즈를 취해 주기에 한 컷 찰칵! 자연 포즈이지 절대로 요구를 한 포즈는 아닙니다. ㅋㅋ 이곳을 지나 10분 정도 오르면 단성중학교 산악회에서 건립한 정상석을 만날 수 있다. (1차 정상) 하지만 진짜 정상은 조금 더 가야 만날 수 있다. (5분 거리) 1차 정상에서 조금 걸어온 지점에서 처음으로 부부산님을 만나 서로 깜짝 놀란다. (사실은 내가 더 놀램.) 그만큼 이산에 등산객이 없었다는 증거인데.. 이 좋은 산을 놔두고 인파로 북적이는 황매산으로 달려간 어리석은 산님들께 이번 일요일엔 필히 둔철산 철쭉꽃 보러 오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낄낄낄..
작년 5월 5일엔 남원 바래봉 철쭉 테마산행을 했었지.. 팔랑치에서 아름다운 철쭉꽃을 처음 본 순간.. 이런 천상의 화원이 어디에 있나 싶었지.. 천상의 화원에 온 것이 아니라.. 비밀의 화원에 들어 온 것 같아 더욱 더 기쁘구나.. ^^
1차 정상에서 실질적인 정상까지는 5분 거리인데 철쭉꽃에 취했음인지 10분 정도 걸렸다. 아까 1차 정상보다 확실히 고도가 높고 옆에는 삼각점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진짜 정상임을 알려준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웅석봉과 지리산을 볼 수 있다 하는데 안타깝게도 시계는 제로다. 만약 오늘 조망까지 좋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 번 더 이 산에 오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정상 바로 아래 지점에서 두 번째 산객들을 만나는데 남자 네 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음.)
둔철산 정상에서 한 5분정도 걸어가니 헬기장이 나오고 안부사거리로 내려가는 등로는 아름다운 철쭉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내가 보기엔 결코 황매산 철쭉꽃이나 바래봉 철쭉꽃에 뒤질 것이 없이 보인다. 생각지도 않은 산에서 이런 철쭉꽃 테마산행을 하게 되니 마치 횡재를 한 느낌이다. ^^
안부사거리에서 조금 올라오니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잠시 후 ‘와석총’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부산일보 리본 참조) 여기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한 5분쯤 가면 와석총을 만날 수 있는데, ‘와석총’이란 달팽이蝸, 돌石, 무덤塚이므로 달팽이 모양의 바위가 쌓여 있는 곳이렷다. 그리고 보니 달팽이 모양의 바위가 많이 있었던 것 같았다.. 흠.. 조망은 없지만 와석총에 올라 사위를 휘 둘러보고 내려오는데 한 무리의 산객들이 올라오신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산님들..) 한 산님은 여러 번 이곳을 올라오신 모양으로 이 바위는 전혀 미끄럽지 않고 발에 착착 올라붙는다고 말씀 하신다. 이곳에서 다시 와석총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직진하면 가야할 산행 방향이다.
저 아래 아내가 앉아 있다. 비슬산 조화봉에 갔을 때도 나 혼자 조화봉 바위를 올랐었지.. 비슬산 조화봉의 바위는 거칠고 날카로워 여성들이 오르긴 위험했지만 이곳 와석총 바위는 부드러우면서도 미끄럽지 않은 것이 누구나 오를 수 있겠구나..
철쭉꽃 한 다발과 하늘을 향해 목을 길게 뺀 자라의 모습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보이는 산 말고 좌측 구름에 덮여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아마도 정수산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북쪽방향임) 이곳에서 뭐 좀 먹고 가자는 아내의 말씀(?)을 존중하여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오늘도 점심은 간편하게 빵과 과일인데 아침에 들렀던 ‘화홍식당’에서 얻은 찰떡과 방울토마토를 보니 저번 팔공산 종주 때 산사랑방님께서 꼭지님의 정성이 가득 담긴 찰떡과 방울토마토를 우리에게 주셨지.. ^^
점심을 먹고 한 20분 걸어가니 헬기장이 나온다. ^^ 이젠 산행도 막바지에 달해 앞으론 하산길만 남은 셈.. 무심코 앞으로 직진하니 전망봉에 도착한다. 아마도 이봉우리가 대성산(593M)인가 보다. 여기서 바라보니 전방 시야가 툭 트여 가야할 등로가 뚜렷한데 나침반을 보니 으잉? 동쪽이 아닌 남쪽방향이 아닌가? (저 멀리 인가도 보이고 폐목장도 보임.) 우리가 진행해야할 방향이 동쪽인데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다니.. ^^; 아무래도 이상한 예감이 들어 다시 헬기장으로 되돌아가서 자세히 보니 헬기장을 지나 조금 올라온 지점의 좌측으로 길이 열려 있었다. 속는 셈 치고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저 멀리 산불감시 초소가 보인다. ^^ 이상하게 이곳은 방향감각이 헝클어지는 곳이다. 더구나 오늘은 일기가 좋지 않아 알바하기에 딱 알맞다. 이곳이 독도에 유의해야할 지점인데 부산일보는 반대방향에서 올라 왔으므로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
산불감시초소 앞에는 뜻밖의 물건(?)이 있었다. 바로 남근상인데 누군가에 의해 멋있게 조각된 남근들이 여기저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웬일인지 아내가 나보다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ㅋㅋ 남근상(男根象) 남근은 힘의 상징이며 다산을 기원하고 평화를 상징한다. 문헌에 의하면 우뚝 솟은 남근은 비를 내리게 하여 가뭄을 해소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지역의 산불을 예방하는 뜻으로 남근상을 조각하여 세웠다. 원로 조각가의 작품이며 이 남근상을 훼손하면 재앙이 따를 것이라 경고한다.
산불초소엔 산불감시원이 계셨는데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산불감시는 뒷전이고 초소 안에서 누워 계시는 듯 했고 옆에는 여자 한분이 같이 누워 계신 것 같았다. --두 분이서 뭐하고 계셨을까? ..??.. 산불감시초소에서 되돌아 나오면 우측으로 내림길이 열려 있었다. (뭐하고? 계셨을까?)의 질문을 아내에게 짓궂게 던지며 잠시 후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
너럭바위 바로 아래 정취암이 자리하고 있었다. 산신탱화와 목조관음보살상이 문화재로 등록되어있는 정취암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답고 단아했다. ‘차오차오’란 사자 같이 생긴 中國産 개가 원통보전을 지키고 있었고.. 짖지도 않고 두 눈만 힐긋 쳐다보는데 무서운 놈 같아 보였다. 정취암에서 한 15분정도 시멘트 포장도로를 내려오니 정취암 표지석이 나온다. 아까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이젠 제법 빗방울이 굵어진다. 반 뛰다시피 내려오니 어느 농부가 밭을 가는 곳인데 이곳에서 택시를 부르면 어디로 전화를 해야 하는지 물으니 단계마을이 이곳에서 제일 가깝다고 하신다. 마침 영취암 방향에서 트럭이 내려온다. 히치하이크를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을 하신다.^^ 달리는 트럭의 짐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두 손을 꽉 잡고, 용을 써보지만.. 빗속의 트럭 짐칸에서 달리는 5분은 정말 길었다. 비가 오는데 하필이면 트럭을 얻어 탈 건 뭐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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