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와 관련된 옛날 이야기를 살펴보면
사소한 것을 극단적으로 아끼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옛날 한 부인이 시장에 생선을 사러가서 만져만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 손을 물에 씻어 국을 끓였는데,
남편은 그 국을 두고두고 끓여 먹을 걸이라며 아까워했다는 이야기.
밥상 위에 굴비를 매달아 놓고 밥먹을 때마다
한 번씩 바라봤다는 이야기 등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자린고비의 모델이 된 실존인물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조선시대 충청북도 음성군에 '조륵'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검소함이 지나친 생활을 하는 그를 보며 사람들은
"보는 사람만 없으면 맨 발로 다닌다"
"부채를 매달아 놓고 고개만 흔든다" 는 등의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조륵은 계속해서 검소한 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해 나라에 큰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어지게 되자 백성들은 굶주리게 되었습니다.
나라에서도 해결책을 못내려주던 그때 조륵은 평소 검소하게 생활하며 모아뒀던 재산이 있는 곳간을 열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줬습니다.
자신을 조롱했던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죠.
그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 만명이 넘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수년 후 그가 세상을 떠나고 사람들은 그의 공덕을 기리기위해 '자인고비'라고 새긴 비석을 세웠습니다.
이 때 자인고비는
'어질고 자비로우며 생각이 깊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인고비에 담긴 깊은 뜻은 잊혀지고
'매사에 인색한 쪼잔한 구두쇠'를 가리키는 '자린고비'라는 표현만 쓰이게 되었다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