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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틀에 들락날락 거리며 소리를 내는 바람이 더 강해진다. 때로는 약해지다가 다시 강하게. . .포르테, 피아노, 포르티시모, 피아니시모.
“우리는 사랑어린 연금술사입니다.”
-할아버지 :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지우가 대답해봐. 살아있는것과 죽어있는 것의 차이.
-지우 : 살아있는 것은 숨을 쉬는데, 죽어있는 것은 숨을 안 쉬어요.
-할아버지 : 그렇지. 숨 쉰다는 것은 뭐냐?
-지우 : 다른 것과 소통한다는 거예요.
-할아버지 : 숨이 어딨어?
-지우 : 숨이요? 여기?
-할아버지 : 여기 있지. 이 안에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이게 못 들어오면 난 죽지. 들어와서 못 나가면 또 죽지. 못 들어와도 죽고, 들어와서 못 나가도 죽고, 그게 숨이야. 살아있는 것은 다 숨 쉬어. 나무들도 숨 쉬고, 개미도 숨 쉬고, 고기들도 숨쉬고, 고기들은 물속에서 아가미를 통해서 숨을 쉬잖아. 살아있다는 것은 숨을 쉰다는거지. 죽었어. 그건 숨이 끊어진거지. 들락날락이 안돼. 그건 죽은거야. 콧구멍을 막고, 입을 막았다고 하자. 그러면 죽어.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의 차이를 얘기해 볼 사람. 솔비 얘기 해 봐.
-솔비 : 살아있는 것은 감정을 느끼는데, 죽은 건 감정이 없어요.
-할아버지 : *이 부분은 속삭이듯 얘기하셔서 잘 안들리는데, 그 당시 들은 것을 기억하며 채록함* 몸뚱아리가 숨을 쉬니까 살아있는거야. 감정은 죽었어도. 슬픈 것 옆에있으면 슬퍼하든지, 짠하던지 할건데,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어. 그 다음 다빈이?
-다빈 : 살아있는 것은 스스로 움직이고, 죽은 것은 스스로는 움직이기 힘들지요.
-할아버지 : 맞아. 네가 살아있을 때는 네가 왔다갔다 할 수 있어. 네가 죽었어. 네 몸뚱아리를 못 움직이지. 다른 사람들이 움직여 줄 수는 있지. 그런데, 스스로는 못 움직여. 그게 살아있다는거야. 어떤 힘에 떠밀려 가면 살아있는게 아니야. 다빈이가 말을 근사하게 했어. 할아버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움직이되, 스스로 움직여. 다른 사람에 의해 움직여 지는게 아니라. 컵은 살았냐? 죽었냐? (죽었어요.) 내가 먹고 싶은데 니가 좀 와봐라. 못하지. 움직이긴 움직이지. 그러나 지가 움직이는 게 아니야.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차이야. 죽은 물건은 덩치가 아무리 커도 지 혼자는 못 움직여. 남들이 움직이면 움직여지지. 큰 비가 와서 홍수가 졌어. 시뻘건 물이 떠내려간다. 이따만한 나무토막 떠내려갈까? 안 떠내려갈까? 떠내려가지. 나무토막이니까. 죽었잖아. 송사리는 떠내려가냐? 작은 물고기. 물이 흘러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어. 그게 물고기야. 왜? 살아있으니까. 사람들이 막 워워하고 몰려가.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막 가. 그게 산사람이냐 죽은 사람이냐? (죽은 사람.)(웃음) 너희들 그런 사람되고 싶어? 자기 생각가지고 살아야지. 스스로 움직여야지. 지금부터 5분 시간 줄게. 각자 뭘 해도 좋으니까 뭘 하고 와.
-할아버지 : 자기 노트에다가 써. 1번, 나는 무엇을 했다. 2번, 왜 그 일을 했는지. 3번,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써봐. 될 수 있으면 자세히 써 봐. 상상해서 쓰지 말고, 거짓말로 쓰지 말고. 지금부터 발표한다.
-지훈 : 저는 누워 있다가, 죽은 척을 했다. (죽지 않고 죽은 척을 해서 다행이다.) 왜? 해보고 싶어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 어떻게? 숨을 참아도 보고, 말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는 듯이 누워있다가 아무 생각없이 있을려고 노력도 했고, 별로 큰 움직임을 가지려 안했어요. (그렇게 해 봤어? “죽으면 이렇게 되겠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해 봤단 말이지? 하나만 더 물어보자. 소감이 어땠어?) 뭔가 “내가 어쩔 수 없이 살려고 하는구나”라는 게 느껴졌어요. (웃음) (그게 뭔 말이야? 어쩔수없니 살려고 하는 것이 본능인거야? 죽은 척하는 것이 안 되는거구나. 걱정 할거 없어. 언젠가 너 죽을거야. (웃음) (어디가서 누웠어?) 저기요. (어떻게 누웠어?) 옆으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팔을 베고?) 네. (눈을 감고?) 네. (숨을 참아 봤어?) 네. (안 참아지지. 왜 안 참아질까? 숨이. 참는다는 것은 마시고 안 내보내는거야. 그게 죽은거잖아. 어쩔 수 없어. 안 쉴 수가 없다구. 살수밖에 없어. 언젠간 너도 태어난 날이 있으니까, 죽은 날도 있을꺼야. 그건 알고 있어야 해. 그 전까지는 살아있어야 해. 안 살아있을 방법이 없어. 할 수 없이 살아야 해.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겠지. 사는 것은 다 똑같아. 숨이 왜 안 참아질까?) 살려고 하니까. (죽은 척 할려고 해도 안되잖아. 왜 안될까? 한번 해보자. 숨을 마실때까지 다 마시고 내보내지마 그게 참는거야. 해녀들은 2,3분 참는데, 엄청나지. 우린 보통 1분을 목 넘겨. 왜 그래. 내 맘대로 안 돼. 숨이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야. 내 맘대로 되면 공기 나쁜데가서 안 쉬고 있다가, 공기 좋은데 가서 숨을 쉬면 미세먼지 많은데가서는 이틀 동안 숨 안 쉬고 있다가, 공기 좋은 데 가서 숨 쉬면 얼마나 좋아. 이게 안 돼. 왜? 숨이 내 것이 아니란 말이야. 내 것이면 내 맘대로 할 수 있어야 하잖아. 내 만대로 안 돼. 내놓고 들이마시지 않아봐. 되냐? 그것도 안돼. 그게 숨이야.
-용훈 : 저는 화장실을 갔어요. 왜? 가고 싶어서. 어떻게? 뭘 할지를 고민하다가 가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서 갔어요. (쓴 대로 읽어봐.) 교실을 나와서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다가, 일당 어디든지 가보자 해서 걸어가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서 갔다. 가는 도중 다빈이를 만나서 같이 갔다. (밖에 화장실?) 아니요. 여기. (거기서 오줌쌌어? 똥 쌌어?) 오줌 쌌어요. (오줌 색깔이 어떻디?) 기억이 잘 안나요. (다비니는 네 옆에서 용무 봤어? 누가 먼저 끝났어?) 제가 먼저 끝났어요. (잘했어.)
-현보 : 저는 밖에 나가서 꽃 꺽어 왔어요. 왜? 무엇을 할 지 생각하다가 밖을 봤는데, 날씨가 좋아서 “아, 봄이다.” 생각하니까, 봄하니까 꽃이 생각나서, 밖에 뒷마당에 꽃이 보여서 꽃을 꺽었어요. (꽃 꺽은 것은 어떻게 했어?) 용훈이한테 줬어요. (꽃 얘야, 너도 하필 재수없게. 그래. 꽃을 꺽을 때 마음이 어땠어?) 꽃을 꺽을 때 “할 게 없어서 얘를 죽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하나만 꺽어왔구나. 요것을 안 죽게 하는 방법이 있어. 이건 네가 먹으면 돼. 먹을 수 있어? 못 먹어? 그어면 할아버지가 먹을게. 할아버지가 먹으면 이 꽃은 이 순간 할아버지가 되는거야. 그래서 사는거야. 할아버지 몸으로 바꿔서 사는거지. 맛있잖아. 맵다. 이게 무를 깍아 먹는 것같이 맛있다. 네가 밥을 먹으면 밥이 너로 바뀌는 거잖아. 그래서 네가 되는거지. 내가 살아있는 한 이 유채꽃은 나와 함께 사는거야. 먹는 게 그런거야. 이 유채꽃은 정체가 없어지잖아. 내 속에서. 그러나 그거 때문에 내가 사는거잖아. 밥 먹으면 밥이 자기는 다 없어지잖아. 자기가 없어지면서 너를 살려주잖아. 그래서 밥이 고마운거야. 만일 네가 누군가의 밥이 돼서 너 때문에 그 사람이 살고, 너는 죽었다. 그러면 네가 죽은게 아니라, 그 사람을 살린거지. 이치가 그래. 그래서 예수님이 “날 먹어라.” 그랬어. 그러면 내가 네 안에 들어가서 너로 내가 살마.)
-소민 : 물 마셨어요. 왜냐하면, 목이 말라서요. 걸어가다가 목이 말라서 컵에 물을 따른 다음, 물을 마셨어요. (복도에서? 컵에다 물을 담아서 몆 잔 마셨어?) 한 모금요. (그 컵이 어떤 컵이야? 쇠로 만든 컵이야? 유리 컵이야?) 쇠로 만든 컵이요. (컵에 따른 물을 다 마셨어? 남겼어?) 다 마셨어요. (그 컵은 어떻게 했어?) 씻어서 놨어요.
-목강 : 계단에 창문을 열고 팽나무를 보고 바람을 맞았습니다. 왜? 바람을 느껴보고 싶어서요. 팽나무에 새싹도 보고 싶었어요. (네가 뭔가를 해야 하니까. 바람도 맞아보고 새싹도 보고 싶고) 눈을 감고 바람이 피부에 와 닿는 감촉을 느껴봤어요.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가지도 봤고, 부러진 나무도 봤어요. 그런데 아파하지 않는거 같았어요. 새싹이 올라온 거도 봤어요. (그것을 봤을 때 마음의 동요나 소감이 있었어?) 이 친구가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은데 많이 하더라구요. (가만히 있어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야.)
-지우 : 바닥에 누워서 눈을 감았어요. 왜? 복도를 가다가 하품이 나와서요. (가만히 누워있는거랑 하품이 나온거랑 무슨 관계가 있어?) 하품이 나오니까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우리반에 있는 매트 위에 누웠는데 계속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어요. 자고 싶어서요. 그런데, 어차피 5분밖에 안 남아서 자는 것은 무리일거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한번 하품이 나왔어요. 하품을 하고나니까 눈물이 찔끔 나왔어요. 사람들이 거의 모인 것 같아서 나도 자리에 착석했어요. (아주 잘했어. 누워있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 행복하다. 그냥 누워만 있었어요.
-민들레 : 나는 현관문을 나갔다 왔어요. (현관문이라는 것은 어디냐? 1층?) 네, 바람을 느끼고 싶어서. 어떻게 했냐면요.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 현관문을 열고 건물 밖을 나갔다. 나가는 순간 따스한 햇볕이 내 몸에 닿았다. 바람을 느끼고 싶어서 서너발자국 앞으로 나가니, 나의 치마가 펄럭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두 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눈과 귀를 더 멀리 두니, 모든 나무들이 흔들린다. 갑자기 추위가 느껴진다. 화장실도 가고 싶다. 시계를 보니 늦지 않겠다 싶어 화장실에 들러 교실에 들어오니 이미 수업은 시작되어 있었다. (잘했어.)
-솔비 : 눈을 씻고 왔어요. (물로?) 네. 따가워서요. (눈을 물로 어떻게 씻었어?) 손에 물을 담아서 그대로 부었어요. (눈 안으로 물이 들어갔어?) 네. (눈을 떠야 하잖아? 눈을 뜨고 물을 부었어?) 네. (가끔 그렇게 하니? 집에서도?) 네. (그러면 눈이 깨끗해져?) 네. (물이 어딨었어?) 복도에 있는 물요. (어느쪽 눈?) 왼쪽 눈. (눈은 맑아졌어?) 네.
-해천 : 복도를 돌아다녔어요. 왜?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돌아다녔을 때 기분이 좋았다는 것은 동기는 아니지?) 뭘 할지 생각을 하다가 걷고 싶어서 걸었어요. 문 밖을 나가면서 뭘 할지 생각을 하다가 걸어가니까 기분이 좋아서 몇바퀴를 왔다갔다 해야겠다 싶어서 돌아다녔습니다. 돌아다니면서 다른 교실은 뭐하나 들여다 보고, 구경도 하고, 돌아왔습니다. (누굴 만났어?) 현보를 만났고요. (현보랑 뭐했어?) 현보가 악수를 하자고 해서 악수를 했고. (현보가 먼저 손을 내밀었어?) 말을 현보가 먼저 했고, 제가 손을 내밀어 악수했어요. (악수하자고 현보가 먼저 얘기 했어? 그러니까 형이 손을 내밀어줬어? 또 누굴 만났어?) 용훈이랑 다빈이가 화장실 가는 것을 봤고. (또 교실에서 누구 본 사람은 없어?) 교실에서는 지우랑 지훈이가 누워있었고, (다른 교실에서는?) 다른 교실에서는 바느질 수업하고 있었고요, 다른 교실은 사람이 없었고, 다른 교실은 뭐하는지 모르겠고 그렇습니다. (복도를 몇 번 왔다갔다 했어?) 두 번 왔다갔다 했습니다. (잘했어.)
-다빈 : 화장실 갔다 왔습니다. (아, 쟤랑 갔다 왔지? 왜 갔어? 오줌마려서 갔어? 뭘 해야 되니까 갔어?)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요. (중간에 누구 만난 사람은?) 현보형요.(현보가 너한테는 악수하자고 안 그러디?) 아니요. (아, 그랬구나, 사람 차별한다. 또?) 화장실에 갔다 오다가, 중간에 물을 마셨어요. (컵으로?) 아니요, 물이 나오는 데에 입을 대고. (수도꼭지에다가? 수도는 네가 틀었어?) 네. (몇 모금 마셨어?) 한 모금요. (기분 좋았어?) 네.
-할아버지 : 다들 잘 했어. 비교적 자기가 어떻게 뭘 했는지를 잘 알고 있고, 내가 왜 했는지도 알고 있고, 어떻게 했는지도 알고 있고, 무엇을 했는지도 알고 있고. 그러니까 중요한 세가지를 다 알고 있었어. 이것은 5분동안 내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 평소에도 내가 뭘 하고 있는 지를 잘 알고 있어. 그게 중요해. 사람은 참으로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를 모를 때가 많아. 그걸 늘 알아차리란 말이야. 그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죄를 지을 수가 없어. 나쁜 짓을 할 수가 없어. 깨어있는 사람은 죄를 짓지 못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거야. 깨어있다는 것은 내가 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거야. 잠들어 있으면 네가 잠들어 있는 사실을 모르잖아. 평상시에도 내가 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살란 말이야. 그걸 제대로 알면서 나쁜 짓, 남을 해치는 짓을 할 수가 없어. 그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면서 나를 죽인 저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시면서 하는 기도가 “저 사람들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릅니다.” 자기가 뭔 짓을 하는지 모르니까 못된 짓을 하는거야. 똑같은 짓도 왜 하느냐가 다를 수 있어. 성경 보면 두 여자가 맷돌질 한다는 얘기가 나와. 맷돌이 크니까 혼자 돌리기 힘들어. 마주 앉아서 같이 돌려. 그런데, 한 여자는 천국가고, 한 여자는 못 간대. 예수님 말씀이 그랬어. 왜 그랬겠니? (한 사람은 “나 혼자 먹어야지. 또 한 사람은 ”나눠먹어야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냐? 억지로 할 수 없이 하는거지. 이거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하는거야.“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이걸로 두부를 맛있게 만들어서 옆에 있는 사람도 같이 맛있게 먹어야지.“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어. 동기가 다르지? 그 마음이 천국이고, 지옥이야. 달라. 왜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 동기가 같을 수 있어. 그런데, 어떻게 하는가 보면, 자기 적성에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 동기도 같고, 일도 같지만, 즐겁게 하는 사람, 힘들게 하는 사람, 그 차이인거야. 어떤 사람이 됐음 좋겠니? 내가 일을 해서 남한테 상처를 주거나 손해를 준다. 그렇지 않은 일은 다 좋아. 뭘 하든지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야. 할아버지 시대에는 그게 중요했어. 의사, 교수, 박사, 국회의원 이러면 떠받들고, 청소하는 사람, 농사짓는 사람은 무시하는 시대는 끝나가. 너희들 시대는 그런 시대가 아닐거야. 이제는 무슨 일을 해도 자기가 하는 일에 소신을 가지고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 되는거야. 옛날에는 지업에 귀천이 있었어. 천한 직업, 귀한 직업이 있었어. 지금도 있어, 사실은. 사람들은 일류 대학 가려고 그래. 그러나, 할아버지가 얘기 하는 데, 너희들이 어른인 시대는 그런 시대가 아닐 거란 말이야. 너희들이 그런 세대를 만들어. 이제는 천한 일과 천하지 않는 일은 없어. 청소하는 사람이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사니? 그렇지? 그게 귀한 일이잖아. 그 사람은 회사의 사장님만큼 봉급 받아야지. 그런 세상을 너희들이 만들어. 어떤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왜 하느냐가 중요해. 거기서 지옥과 천국이 왔다갔다 하는거야. 이왕이면 천국 생활하는 게 좋잖아. 행복하게. 동기가 같아도 어떻게 하느냐가 달라지는거야. 이왕이면 즐겁게 편안하게 그렇게 해. 세가지를 잘 생각해. 앞으로 너희들이 살다보면 뭘 할거야. 산다는 것은 뭘 한다는 거야. 내가 뭘 하고 있나, 왜 하고있나, 어떻게 하고 있나. 공자님이 사람을 알아보려면 이 세가지를 다 알아보라고 그랬어. 뭘 하느냐는 누구든 쉽게 보여. 겉으로 드러나니까. 그런데, 왜, 어떻게 하느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 보여. 더 중요한 것은 왜, 어떻게 하느냐야. 여기 이 책에 있는 이야기 한 토막을 조교가 읽어본다. <며칠 전부터 산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정체에 대하여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그러나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나이 많은 노인들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소리였다. 결국 젊은이 하나를 보내어 산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이틀 동안 산길을 걸은 끝에 젊은이는 산봉우리에 올라 멀리 골짜기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가까이 내려가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저마다 커다란 돌을 정으로 쪼고 있었다. 젊은이가 맨 끝에서 일하는 남자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남자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흥, 이 지겨운 일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나 때우는 거지.“ 젊은이는 곁에서 일하는 여인에게 물어보았다. ”미안합니다.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건가요?“ 여인이 대답했다. ”식구들과 먹고 살려고 돈을 버는 중이라오.“ 젊은이가 머리를 긁으며 세 번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실례지만,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겁니까?“ ”보다시피 아름다운 조상을 깎고 있소.“ 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시는 겁니까?“ ”성당 건축 일을 돕는 중이요.“ ”아하, 이제 좀 알거 같네요.“ 젊은이가 다시 곁에 있는 여인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가요?“ ”성당 짓는 일로 마을 사람들과 나중에 태어날 후손들을 돕고 있다오.“ ”좋군요.“ 젊은이가 옆 사람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은?“ ”앞으로 여기서 하느님을 예배 할 사람들을 섬기고 그 일을 통해서 나 자신을 깨우치고 성당 건축을 돕고 있소. 다른 이들을 섬김으로서 스스로 구원받으려는 것이올시다.“ 끝으로 한 사람이 남아있었다. 나이는 많아 보였지만, 눈이 빛났고,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금 노인께서는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겁니까?“ ”나 말인가?“ 노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무얼 하고 있느냐고? 나라는 물건은 여러 해전 하느님께 흡수 당했다네. “나”가 있어야 그 자가 뭔가를 하지. 모든 사람을 깨우쳐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려고 지금 하느님께서 이 육신으로 일하고 계시는걸세.“ 일곱사람들이 하나같이 돌을 다듬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얼마나 다른 일들을 하고 있는가?> 뭔 얘긴지 알겠지? 겉으로는 똑같이 돌을 쪼개고 있어. 그런데, 일곱가지 사람마다 다르잖아. 맨 마지막의 노인, 이게 정점이야. 한님이 나를 통해 일을 하신다는, 나는 아무것도 안한다는거지. 겉으로보면 사람들이 똑같지만, 속으로 보면 천차만별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지. 오늘 영어 문장 하나 하자. ”What are you really doing, when you are doing, what you are doing?" 거꾸로 읽어야 해. “네가 하고 있는 그 일을, 네가 하고 있을 때, 네가 진짜로 무엇을 하고 있느냐?” 지금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돌을 쪼고 있으면서, 진짜로 하는 일은 다 다르지? 겉으로 보이는 것은 똑같은 일을 하지만, 속으로 들여다 보면 다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재밌지? 기억해둬. 이왕사는 거 멋있는 일을 좋은 동기로 행복하게 즐겁게 하는 사람이 되자. 그렇게 바뀌어 지는게 연금술이다.
“우리는 사랑어린 연금술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