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은 소의 머리, 내장, 뼈다귀, 발, 도가니(무릎 뒤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로 사람의 경우는 오금이라 부름) 따위를 푹 삶아서 만든 국 또는 우려낸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이다.
먹을 때 소금, 후춧가루, 다진 파 등을 넣어 간을 맞춘 후,
깍두기,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고기는 편육으로 만들어 놓고,
뚝배기에 밥을 담아 끓는 육수를 부은 다음 고기를 얹는다.
일반 식당에서는 보통 고기를 12~24시간 우려내지만,
보통 5~6시간으로 우려낸다.
회당 6시간 동안 3회로 끓이는 방법이 가장 적당한 방법이라고 하며,
오래 끓일 경우 영양성분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풍부한 고단백의 건강식으로 알려져있는 음식이나, 동물성 지방이 많고,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인이 많이 들어있으며,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많이 치기 때문에 고혈압과 골다공증의 악화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설렁탕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조선 시대에 임금이 직접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지냈던 선농단(先農壇)에서 부터다. 직접 제물을 찾아와서 조선 백성들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하였는데, 조선에서 식량공급을 늘리기 위해 성종은 가장 적은 재료를 사용해 최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요리를 발명하라고 명했고, 그렇게 국밥을 '선농탕'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선농탕이라 불렸으나 자음 동화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이유는 조선 시대에 쓰여진 책에서는 이런 기록이 없으며,
1940년대에 쓰여진 책에서 이러한 설이 등장하였다.
단, 선농단에서 친경을 끝낸 후 잔치를 연 것은 사실이다.
또 다른 가설로 '곰탕'을 뜻하는 중세 몽골어 ‘슈루’ 혹은 ‘슐루’에서 온 말이라는 설이 있다.
그외에도 우선 국물을 오랫동안 ‘설렁설렁’ 끓인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곰탕과 설렁탕
설렁탕과 비슷한 음식인 사골곰탕은 가정에서 주로 뼈를 고아 만든 진한 국물로, 곰탕은 양지머리, 사태 등과 양, 곱창 등 내장을 넣고 끓이며 무, 다시마, 대파 등을 곁들여 좀 더 기름진 맛이 난다.
설렁탕은 뼈와 함께 쇠고기 살코기와 머리고기, 내장, 도가니, 족등으로 만들고 기름을 걷어 내어 좀 더 담백한 맛을 내며 뽀얀 우유빛을 낸다.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주인공 김 첨지가 부인의 사망을 모른 상황에서 사 간 음식이 바로 설렁탕이다. 주인공 김첨지가 부인을 위해 설렁탕을 사주고 사망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라는 대사가 유명하다.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 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운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국물을 그만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 댔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 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