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앞 공판장.
농부들의 어깨가 처져있다.
우울하다.
출하물량이 쏟아진 탓이지
복숭아 값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0개를 담은 5키로 상자는 2천원에 경매가 이루어졌다.
박스비등 포장비용, 상 하차 비를 제외하면 가져갈 돈이 없다.
뙤약볕이 내리 쬐는 들판에서 수제비 같은 땀비를 훔치며
농사를 지었건만 별로 남는 게 없다면
그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농부들은 남는 게 없다고 버리지 않는다.
자식처럼 애서 키운 복숭아가 2천을 하더라도
남의 식탁에 오르기를 바란다.
이것이 복숭아가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남 탓도 하지 않는다,
올해는 제값을 받지 못했지만 내년을 기약한다.
태풍이 복숭아밭을 때려도 하늘 탓을 않는다.
자연과 순리에 순응하며 묵묵히 농사를 지을 뿐이다.
요즘처럼 무덥고 어지러운 세상에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자리 지키고 있는 청도 농부들을 보노라니
바로 도인이요, 애국자이다.
첫댓글 복숭아 '도'인지 도사 '도'인지~
농민들은 언제면 우산이나 양산같은 방패막이가 있어 마음놓고 농사지을 수 있을까요.
비지땀값도 안 되는 농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