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ttp://en.wikipedia.org/wiki/File:Korean_soybean_malt-Meju-01.jpg
2.
백태, 서리태, 서목태...는 이곳 산간 농지에서 재배하기가 용이한 작목이다. 이중 서리태는 일조량이 많이 필요하고, 재배기간이 길어서 산간지 중 볕이 많이 오래 드는 방향에 심는 것이 좋고... 백태와 서목태는 서리태에 비해서 일조량 80%, 재배 기간 80% 가량이니까 그늘이 심한 방향만 피하면 된다.
세 가지 콩을 메주로 쑤을 수 있는데... 서리태, 서목태로 빚은 메주는 <기능성 메주>로 판매된다. 그러나 된장 색이 검은 탓에 일반적으로 먹는 된장은 아니다. 주로 된장을 빚는 것은 백태다. 그래서 백태를 메주콩이라고 그랬나 보다.
3.
백태는 메주외에도 두부, 두유, 콩즙(콩국수 멀국), 콩가루(인절미 겉치레), 밥콩, 콩간장자반(콩을 볶은 다음 간장, 들기름, 달래 다진 것 등을 함께 넣고 버무린 것)....등에도 폭넓게 이용된다. 다른 콩들이 대동소이하게 겪는 수입산의 위세와 소비위축(식생활의 변화 및 주머니들의 빈곤, 의식의 천박함 등으로 인한 복합적인 결과)으로 천대를 받고 있지만 백태의 가공, 보관, 판매 문제는 재배-생산 그 다음 문제다.
메주콩은 5월 12일~ 6월 10일 기간에 파종한다. 파종 간격은 좌우 한뼘반, 전후 두뼘을 유지해주되 두알 또는 세알씩 심는 게 좋다. 파종간격을 거름을 차지하는 면적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이다. 콩과 콩 간격은 손(좌우 간격), 발(앞뒤간격)이 지나다니는 길이고... 볕, 바람, 비가 지나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손,발이 다니는 길은 풀메기를 위한 작업통로이고... 볕,바람, 비가 다니는 길은 콩에게 필요한 무엇이 밖에서 배달되는 도로다. 따라서 적절한 간격을 반드시 유지해주는 것이 기본이다.
4.
콩을 밭에 파종하기 前(약 10일 前)에 밭 가장자리에 군데군데 콩을 두어주먹씩 붓어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미리 밀식한 콩은 콩 파종後 헛빵이거나... 산비둘기, 꿩, 산닭 등이 쪼아먹어서 빈곳에 땜빵할때 요긴하다. 콩파종 후 빈곳을 땜빵할 때 콩알을 사용하면 이미 성장을 시작한 다른 콩의 기세에 눌려서 늦게 때운 콩은 때우나마나한 결과를 내기 일쑤다.
그리고 콩을 두알 또는 세알씩 파종하는 것은 <동종경쟁 & 협력을 유발시키기 위한 방식>이다. 한알씩 심으면 무척 실하게 자랄 것 같지만 실제는 그와 다르다. 두알 또는 세알씩 심어서 자란 콩이 더 실하고, 푸짐하다. 동종경쟁, 동종협력덕택이다. 이처럼 콩을 동종경쟁-협력할 수 있도록 안배해주는 것과 함께 <이종경쟁-협력-통제>가 필요하다. 그것이 <풀관리>다.
5.
콩밭 풀메기는 3회가 추천된다. 1회 ㅡ 파종전, 2회 ㅡ 한뼘가량 자랐을 때, 3회 ㅡ 꽃망울이 맺힐 때다. 각 풀메는 시기 사이에 콩밭은 풀과 콩이 뒤섞여서 지저분해 보이지만... 그 지저분한 풍경이 콩과 풀의 이종 경쟁-협력하는 모습이다. 이 이종경쟁-협력과정을 거쳐야 콩이 제 맛과 제 성분을 콩알에 저장해서 밥상까지 올 수 있다. 이 과정이 잘못 되면 그 콩은 잘못 된 콩 그래서 먹어봐야 헛배만 부른 그런 콩이 되고 만다.
그렇게 3회 풀메기가 끝나면 콩밭을 방치한다. 이 무렵 콩이 웃자라서 넝쿨처럼 길어지는 현상이 올수도 있는데 이는 콩밭에 영양분이 과잉공급되었거나, 수분이 과할 때, 심는 시기가 너무 빨를때 일어난다. 그렇게 웃자랄 경우 푸짐한 콩의 몸집이 바람, 볕, 비의 통로를 막아서 적시에 필요한 것들의 배달이 용이치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콩작황이 심각하게 나빠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전반적으로 콩밭에 일어났을 때 콩의 윗부분을 잘라주기도 한다. 그러나 꽃이 피기전에 그 작업을 해여지 꽃이 핀 다음에 그 작업을 하면 <소탐대실>이다.
그것은
꽃밑도리에 달리기 시작한
어린 콩자루가 떨어져서
헛농사가 되는 사고가
그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6.
콩이 웃자라지 않도록
밭을 관리하고,
파종시기를 조절하는게 먼저지만
그런 선행작업이 잘못돼서
뒷손질로
콩순 잡기를 해야할때는
그렇게 꽃이 피기 전 잠깐이다.
그러나
뭐가 잘못돼서
고생을 더하게 되는 것이 순잡기이고...
순잡기를 하지않고 키운것이
순잡기를 해서 키운 것보다
건강한 콩이다.
<대가리가 나쁘면
몸뚱이가 고생이다>는 말이
그런 이유에서
나온 말이다.
7.
콩잎이 노랗게 익기 시작하면 콩자루-대공도 따라서 노래진다. 그 무렵 노랗게 물빠진 콩잎을 수거해서 된장에 박아 놓으면 다음해 콩잎이 다시 노래져서 된장에 또 박을때까지 반찬으로 왔따다. 콩잎장아찌라 그러는데 깻잎장아찌에 비해서 담백하고 여성호르몬이 많이 함유 되어 있어서 암컷이든 숫컷이든 먹어두면 여러모로 좋다.
콩잎이 노래지고 얼마 있으면 거뭇거뭇해지다가 바람에 이파리가 죄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콩자루가 연한 갈색을 띄면서 마르기 시작한다. 콩을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러면 콩을 낫으로 베서 <콩가리>를 하기 시작한다. 콩가리를 해서 콩을 말리면 콩이 밭에서 마른 탓에 수확하면서 바닥에 버리는 양을 줄일 수 있다.
8.
콩 타작은 도리깨, 부지깽이, 타작기... 등으로 한다. 타작기는 호롱기와 기계식 두 가지다. 더러 콤바인으로 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으면 도리께나 부지깽이로 터는게 콩의 본성을 덜 망치는 타작법이다. 500kg을 기준으로 아랫쪽은 가급적 옛날식으로 도리께와 부지깽이로 털어서... 채로 까불리고, 바람에 날린 다음 손으로 선별하는 것이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다소 품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 할일 없을 때 방구석에 쳐 박혀서 밥상에 콩을 부어놓고 가리다보면 콩알을 일일이 손으로 만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그렇게 손으로 일일이 만진 콩은 요리해서 먹거나 다음 농사의 씨로 하거나 기계로 선별한 것보다 우수하다. 물론 그 까닭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경험해보니까 그게 그렇더라> 그뿐이다.
이런식으로
재배-수확한 콩은
먹어보면
매우 담백하다.
혀가 감지해 낼 수 없는 다른 맛들이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맹물처럼 맛이
없다.
그게
자연의 맛이 아닌가?한다.
혀가 느끼는 맛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콩이 과다 흡수한 다른 무엇의 맛일게다.
그리고
정상적인 콩은
습을 만나면 아주 잘 썩는다.
썩지않는 콩은
질산염, 방부제, 제초제(고엽제)의 만성적인 누적 또는 잔류가
원인일 것이다.
9.
그렇게
콩농사를 짓고 나면
남는 것은 <처리>다.
지은 놈이 다 먹거나,
노나 먹거나,
팔아먹거나
그러는 과정이
<처리과정>이다.
그런 처리방법에서
아마
가장 곤란을 격는 것이
<판매문제>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콩자급률은
2% 내외다.
4인가족 1가구당
1년 된장 소비량은 2kg이하다.
두부, 두유, 콩즙, 콩가루... 소비량은 잘 모르겠다.
그렇게
빈약한 시장에 콩을 들이밀면
십중팔구 허당이다.
농사짓는 과정도 어렵지만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은
더 어렵고
속상하다.
그러나
길이 없다고
걸음을 멈추는 것은
농부가 아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Rice_terraces.png
첫댓글 개굴이님의 아침마다의 글에서 농사의 현장을 담고
농부의 마음을 문학적으로 아주 쉽게 표현한 글들은
아침을 좀더 신선하게 합니다.
콩이 600원이라니,,, 덤핑,,
콩을 메주로 만들면 더 값어치가 있고,,된장을 담그면 더 부가가치가 올라가죠.
값은 농부의 신념과 노력의 보상이 반영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메주 때깔이 이렇게 고울 수가 없네요~~
요즘 메주 1덩이에 20,000원 씩하더군요.
감사합니다!!!
화전해서 심는거이 콩인데~
콩은 그야말로 무투가 가능할런지도~
제값받고 팔면 좋은데 그걸 소비시켜야 하는 문제는
언제나 고민거리가 됩니다.
예전에 아부지랑 하루종일 5천평 밭에 둘이서 콩심은적 있는데
막걸리는 무슨 허리필 겨를도 없이 일하는게 울 앞세대의 농사꾼들~
그케 일해서 애덜 키우고 한거인데~
요즘은 농업 생산물을 제값 받고 파는거까지 신경써야하니
이런건 농업에만 걱정거리가 아니고 자영업 생산자들도 항상
고민하는 거임다~
경제의 선순환되면 질좋은 농업생산물들은 제값에 거래되겠죠.
근친끼리 소비해주고 있죠. 요즘의 소비형태가 근친 거래다 보니~
근친은 오래 못가죠.
GMO콩이 우성인자를 지닌지라~
군이나 농촌지도소에서 종자구입했다면 유전자변형콩일 확률이 제일많고
그리고 기존의 토종종자들도 유전자변형콩이 들어오면 몇해 지나지 않아서
모두 유전자변형콩으로 바뀝니다. 꽃가루가 날려서~
산간벽촌에서 종자가 외부와 차단된채로 재배하고 있는곳 제외하면
아마도 국산콩은 유전자변형콩이 되어 있을 확율이 높습니다.
토마도 감자 등은 이미 점령된지 오래됐죠.
유전자 변형 국산이나 외산 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 이네요